[외쿡신문] 트럼프가 버린 망 중립성 원칙, 다시 돌아올까
외쿡신문 : 글로벌 테크 업계 소식을 전합니다
- FCC, 망 중립성 원칙 되돌린다
- 미 정부, 아마존 대상 반독점 소송 제기
- 구글 팟캐스트, 유튜브 뮤직으로 이관
- 아마존, AI 경쟁에 본격 뛰어든다
- 게티, 저작권 있는 이미지로 학습한 생성 AI 출시
FCC, 망 중립성 원칙 되돌린다
미국에서 망 중립성 원칙이 다시 미국 시민들 곁으로 돌아올까요?
제시카 로즌워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망 중립성 회복을 시사했습니다. 망 중립성이란, 광대역 통신사가 모든 트래픽을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경쟁사의 트래픽 속도를 차별적으로 제한하거나 자사나 비즈니스 파트너의 서비스를 우대하면 안된다는 내용이죠.
통신망은 현대인의 생활 필수 인프라이기 때문에 수도나 전기처럼 누구에게나 개방적이고 공정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망 중립성은 오랫동안 인터넷 세계에서 원칙처럼 여겨져왔고,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5년 법제화 됐습니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에 이 규칙은 무너졌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FCC는 지난 2017년 망 중립성 원칙을 무효화했습니다. 망 사업자의 자유에 무게를 둔 판단이었죠.
망 중립성이 무너진 대표적 사례가 컴캐스트의 스트리밍 목조르기입니다. 컴캐스트는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회사의 트래픽 속도를 고의적으로 제어한다는 의심을 받아왔습니다. 로즌워셀 의장에 따르면, 휴대폰의 모바일 데이터인 서비스를 전통적인 전화 서비스와 유사한 ‘필수 통신(타이틀2)’으로 지정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통신사가 선택적으로 트래픽 품질을 떨어뜨릴 수 없게 됩니다. 로즌워셀 의장은 인터넷 트래픽을 차단하거나 속도를 제한하는 것 이외에도 특정 서비스에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대도 막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통신사는 특정 CP에게 요금을 받고 고품질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고 싶어합니다. 넷플릭스는 안정적인 네트워킹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컴캐스트에 돈을 낸 적이 있습니다.
로즌워셀 의장은 망 중립성 회복의 일환으로 개인정보 보호도 강화할 방침임을 밝혔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전화회사의 경우 고객 데이터를 판매할 수 없지만, ISP(인터넷 서비스 회사)는 고객 데이터를 판매할 수 있습니다. 망 중립성이 회복되면 ISP도 전화업체와 같은 규제를 받기 때문에 데이터를 판매할 수 없게 됩니다. 아마 ISP 업체들은 극렬한 반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망 중립성에 반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미 의회에서도 뜨거운 논쟁이 일어날 듯 보입니다.
미 정부, 아마존 대상 반독점 소송 제기
미국 정부가 아마존을 상대로 독점금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6일(현지시각) 아마존이 온라인 소매업체들을 상대로 불법적인 독점 횡포를 저질렀다며 17개주와 함께 시애틀 연방법원에 제소했습니다.
FTC가 주장하는 혐의 내용
FTC가 제기하는 핵심 혐의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부문에 있습니다. 아마존은 상품을 직접 매입해서 판매하는 사입 부문과 판매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로 구분되죠. 우선 FTC는 아마존이 마켓플레이스 판매자들에게 아마존 이외의 곳에서 더 저렴하게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강제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예를 들어, 판매자가 자사몰 등에서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면 검색 결과의 맨 아래에 묻어버렸다는 거죠. 또 값비싼 아마존 풀필먼트 서비스(FBA)를 이용해야만 아마존 프라임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문제를 삼았습니다. 이 때문에 가격이 올라갔다는 논리입니다. 이 외에도 검색 결과를 유료 광고로 대체해 고객 경험을 저하시켰고, 검색 결과에서 아마존의 자체 상품을 우선 노출했으며, 비싼 수수료를 강제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수수료 이외에 사실상 강제된 광고비까지 합치면 판매가의 최대 50%까지 아마존이 가져간다고 FTC는 분석했습니다.
아마존의 반박 논리
이에 대해 아마존은 “(FTC가) 잘못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아마존은 다른 플랫폼에서보다 더 비싸게 판매하는 판매자의 노출을 줄이는 이유에 대해 “우리는 경쟁력 있는 가격이 아닌 상품을 강조하거나 홍보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고객의 신뢰를 얻고 유지하기 위해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의 일부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올바른 결정”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아마존은 이어 “우리가 판매자에게 풀필먼트 서비스(FBA)를 사용하도록 강요한다는 FTC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판매자에게는 선택권이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다른 물류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광고를 하지 않고도 우리 매장에서 성공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프라임 배송의 조건으로 FBA 이용을 강제했다는 FTC의 주장에 대해 아마존 측은 “고객들이 프라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정말 훌륭한 경험이기 때문”이라며 “FTC가 프라임의 가치를 반경쟁적인 것으로 묘사하려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아마존은 과도한 검색광고, 자체 상품의 검색결과 우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반박하지 않았습니다. 불리하기 때문일까요?
구글 팟캐스트, 유튜브 뮤직으로 이관
구글이 팟캐스트 앱 서비스를 종료하고, 팟캐스트 콘텐츠를 유튜브 뮤직을 통해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팟캐스트 앱 이용자가 많지 않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미 많은 이용자들이 구글 팟캐스트 앱보다는 유튜브를 통해 유사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팟캐스트 사용자 중 약 23%가 유튜브를 통해 청취하는 반면 구글 팟캐스트 앱 이용자는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경쟁사인 스포티파이가 팟캐스트에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에 이에 맞서 전열을 가다듬겠다는 취지도 읽힙니다. 구글은 기존 팟캐스트 사용자들이 기존의 콘텐츠와 설정을 유튜브 뮤직으로 쉽게 전환하기 위한 마이그레이션 도구를 제공할 방침입니다. 유튜브 뮤직으로 이전하고 싶지 않은 콘텐츠 공급자를 위한 콘텐츠 다운로드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구글은 유튜브와 유튜브뮤직을 멀티미디어 시장 장악을 위한 첨병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유튜브뮤직 활성화를 위해 구글 플레이 뮤직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습니다.
아마존, AI 경쟁에 본격 뛰어든다
아마존이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최대 40억달러(약 5조원)를 투자합니다. 앤트로픽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경쟁 가능한 AI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 회사입니다. 아마존은 먼저 12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고, 향후 일정에 맞춰 27억50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게 됩니다.
아마존이 앤트로픽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투자한 것과 유사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110억달러(약 15조원)의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이 투자는 마이크로소프트에 큰 기회가 됐습니다. AI 시대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다시 기술적 리더십을 보유하게 된 계기가 됐으며, AI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점유율이 높이졌습니다.
아마존은 AI에서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생성 AI를 앞세워 클라우드 시장에서 역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 이를 제어할 마땅한 무기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투자로 앤트로픽을 무기로 보유하게 됐습니다. 이 무기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도전을 막을 방패가 되겠네요.
아마존의 앤트로픽 투자로 SK텔레콤도 웃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앤트로픽에 1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앤트로픽 AI 모델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계획 중이기도 합니다. (관련기사 : SK텔레콤은 AI 회사가 될 수 있을까)
게티, 저작권 있는 이미지로 학습한 생성 AI 출시
가장 유명한 이미지 스톡 서비스인 ‘게티 이미지’가 저작권이 있는 사진을 학습해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AI를 선보였습니다. 게티 이미지가 보유한 고품질 이미지를 학습해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게티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엔비디아의 생성 AI 모델 라이브러리 피카소(Picasso)에서 이용 가능한 에디파이(Edify) 모델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이 AI를 이용해 저작권이 있는 AI를 이용하는 것이 합법이고, 또 생성된 AI를 활용하는 것도 합법이라는 의미입니다.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AI 학습에 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많은 논쟁이 있는데, 게티 이미지식 해법을 제시한 셈입니다. 이미지가 AI 학습에 사용되면, 창작자들에게 별도의 보상을 한다고 합니다. 이 AI로 만든 이미지를 게티 이미지 라이브러리에 포함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다만 게티는 생성할 수 이미지의 유형을 제한합니다. 대표적으로 유명인의 실명이 들어간 프롬프트는 금지됩니다. 예를 들어 “백악관 앞에 서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 “고양이를 안고 있는 앤디 워홀”과 같은 식의 이미지는 생성할 수 없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