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넷플릭스 망이용료 갈등 종료…무엇을 받고 무엇을 줬나

망 사용료를 둘러싼 SK그룹과 넷플릭스의 갈등이 종료됐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현재 진행되는 소송을 모두 취하하고 고객 편익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8일 전격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SKT의 넷플릭스 요금제 출시, SKB의 넷플릭스 번들 상품 출시, SKT의 구독 상품 ‘T우주’에 넷플릭스 포함 등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겠다고 양측은 밝혔다.

무엇을 받고 무엇을 줬나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서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갈등을 키워왔다. 넷플릭스는 망비용을 낼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했고, SK브로드밴드는 이에 맞서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을 냈다. 그러나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모든 소송은 취하된다.

이 때문에 양사 간에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양측은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SK측이 넷플릭스의 오픈커넥트(OCA)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점이다. 오픈커넥트는 간단히 말하면 넷플릭스의 콘텐츠가 담긴 캐시서버다. 앞으로 SK가 보유한 IDC에 넷플릭스의 오픈커넥트가 설치된다.

넷플릭스는 망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통신사에 오픈커넥트를 설치해주는 방식으로 불만을 잠재워왔다. 전국 곳곳에 오픈커넥트를 설치하면 통신망 이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SK의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해외망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금까지 넷플릭스는 계속 오픈커넥트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해왔지만, SK는 오픈커넥트는 오픈커넥트고 그와 별도로 망 이용료를 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때문에 SK가 오픈커넥트를 받아들인 것은 일단 한 걸음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양보한 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망 이용료’라는 명분으로 돈을 주는 방식은 아닐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망 이용료 지불’이라는 전례가 생길 경우 세계적으로 망 이용료 압박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가 아닌 다른 명분으로 SK 측에 지불을 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예를 들어 SK브로드밴드 IPTV 셋톱박스에 넷플릭스를 탑재하고, 리모콘에서 넷플릭스에 간단히 접속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가를 제공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돈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망 이용료’라는 명분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라며 “망 이용료가 아닌 다른 명분으로 일정 부분 지불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망 이용료 이슈는 어디로?

SK와 넷플릭스가 전격적으로 합의에 이름에 따라 ‘망 이용료’ 이슈는 허공에 붕 뜨게 됐다. 통신업계는 SK의 앞장선 투쟁으로 망 사용료가 공식화 되기를 기다려 왔는데, 결론 없이 이슈가 흐지부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회에도 망 이용료를 명문화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여럿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SK가 넷플릭스와 제휴관계로 돌아선 상황에서 이 법안을 밀고 나갈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비록 망이용대가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됐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 SKB 와 넷플릭스가 화해하고 협력관계를 맺기로 한 점 존중하고 응원한다”면서 “양사의 화해가 소비자 부담 전가가 아닌 서비스 품질 개선 , 가격 인하 등 이용자 후생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로서 넷플릭스는 국내 통신사와의 갈등을 대부분 종결하게 됐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미 오픈커넥트를 통해 넷플릭스를 서비스하고 있고, KT는 일본의 오픈커넥트와 연결하고 있다. KT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은 해외망 대역폭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과 연결되어도 부담이 크지 않다.

토니 자메츠코프스키(Tony Zameczkowki) 넷플릭스 아시아 태평양 사업 개발 부문 부사장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와의 파트너십은, 더욱 많은 한국 회원들에게 편리한 시청 환경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최상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넷플릭스의 최우선 가치인 만큼, 향후 공동의 고객을 위해 함께 걸어갈 여정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최환석 SK텔레콤 경영전략담당은 “이번 넷플릭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고객 가치를 최우선시 하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의 철학에서 출발했으며, SK텔레콤이 축적한 기술을 접목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미디어 서비스 환경 제공을 위한 대승적 합의의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AI 기업으로의 진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국내외 다양한 플레이어와 상호 협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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