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윈터에 직격타 맞은 거래소, 수익 다각화도 ‘처참’
국내 3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빗썸, 코인원이 길어지는 크립토 윈터에 매출 급감 및 적자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들어닥친 크립토 윈터에 거래소들은 수수료 외 다른 먹거리를 찾기 위해 대체불가토큰(NFT), 메타버스 등으로의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2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29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5660억원) 약 50% 이상 줄었다. 매출액 또한 전년 동기 대비(7850억원) 약 42% 감소한 4915억원을 기록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매출 감소는 글로벌 유동성 축소, 경기침체 장기화 등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코인원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224억원) 순손실이 8억8000만원, 매출액이 50% 가까이 감소한 112억원을 기록했다. 빗썸 운영사 빗썸코리아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1229억원) 약 90% 감소한 127억원이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2047억원) 약 60% 감소한 827억원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고금리 등의 글로벌 이슈에 시장이 침체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향후 시장이 회복되는 시기에 대비하며 장기적인 관점의 거래소 내실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빗썸 관계자도 마찬가지로 “글로벌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감소로 전반적인 거래량 감소, 미국 내 가상자산 시장 규제강화 정책으로 인한 투자 심리 약화 등으로 인해 실적이 감소했다“며 “당장의 수익 극대화보다는 거래소 역량을 강화해 시장이 반등할 때 실적을 만회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 속, 거래소는 매출 회복을 위해 NFT, 메타버스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효과가 미비한 모습이다. 코인원을 제외한 두나무, 빗썸 등은 일찍이 수수료 수익 외 사업을 전개했지만, 아직까지 두드러지는 결과는 없는 상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두나무 매출의 97%(4700억원)가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었으며, 루니버스 등의 메타버스 서비스의 매출은 2.95%(145억원) 수준이다.
빗썸 또한 메타버스 자회사 빗썸 메타, 가상자산 지갑 자회사 로똔다 등의 수수료 외 사업을 전개 중이지만, 아직 수익화는 이루지 못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빗썸 메타의 올 상반기 매출은 859만원이며, 47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로똔다도 마찬가지로 39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빗썸은 지난 5월부터 자체 가상자산 리서치 센터 빗썸 경제 연구소와 블록체인 전문 개발 자회사 빗썸시스템즈 운영을 중단했다.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빗썸 라이브 또한 지난해부터 사업을 임시 중단했다.
코인원의 경우 더 골치가 아프다. 거래소 사업 외 별다른 사업을 전개하지 않고 있어 수익 구조적 한계에 직접적으로 직면해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올 상반기에는 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원인인 ‘퓨리에버’ 단독 상장 및 뒷돈 상장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어 관련 타격은 극심했다.
코인원은 지난해부터 ▲카카오뱅크와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 제휴 계약 ▲위믹스 재상장 등 사업 강화에 힘을 써왔지만 별다른 효과를 못 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코인원은 원화 입출금 은행을 기존 NH농협은행에서 카카오뱅크로 전환한 바 있다.
코인원은 지난 6월 자사 웹과 모바일 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코인원 3.0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원화 입금 시 백화점 상품권 1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못 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같은 시기 빗썸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며 점유율 상승 효과를 본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앞서 지난 6월 빗썸은 사업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사내 캠페인 ‘830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이는 오는 30일까지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점유율 하락과 저조한 매출 타개를 위한 업무 효율성을 높이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지난 1일부터 원화마켓에서 거래 지원하는 약 20개의 가상자산에 대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는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 6월 11.9%였던 빗썸의 거래 점유율은 28일 코인게코 기준 약 25%까지 상승했다. 같은 시기 약 92.6%에 달했던 업비트의 점유율은 70% 수준으로 하락했다. 코인원은 약 3.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빗썸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 정책이 앱 체류시간 증가에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벤트가 일시적이라는 점에서 근원적 경쟁력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제일 중요한 건 거래소 외의 사업이 잘 돼야하는데 그렇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 성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사실 점유율이 높은 건 일정 수준에서는 별 의미 없다”며 “시장이 나아져서 다른 블록체인 사업들이 잘 돼야하는 게 어떤 의미에선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글로벌 NFT 거래량이 급감하는 상황 등이 이어지면서 하락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난센에 따르면 지난 한달 동안 BAYC 등 주요 NFT의 거래량이 25% 이상 하락했다. 디파이의 거래량 또한 8개월 만의 최저치인 10억달러를 기록했고,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거래량도 지난 1분기보다 30% 감소한 1550억달러에 불과했다.
코빗리서치센터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리스크, 중국 경제 리스크, 미국 법원의 리플 판결 항소 승인 등으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에 하락장이 가지 않고 있다“며 “시장 전체의 불안감이 커져 위험 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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