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은 방법론일뿐”…생성AI ‘생태계’ 집중하는 클라우드 1인자 AWS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올해 상반기 경쟁사들이 생성 인공지능(AI) 기술로 두각을 나타내는 가운데 조금 다른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직접 AI 모델을 선보이기 보다는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클라우드 시장의 1인자인 AWS는 여전히 아마존을 먹여 살리는 동력이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녹록치 않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AWS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상황에서 AI를 토대로 한 클라우드 경쟁이 어떻게 흘러갈지 주목된다.

우리는 생태계로 간다

AWS는 올해 거센 도전을 받았다. 올 2분기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 매출은 전년보다 2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고, 구글클라우드도 28% 성장했다.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AWS의 클라우드 시장점유율은 33%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3%, 구글은 11%정도다. 아직은 격차가 있다지만, 올해 2분기 AWS의 매출은 12% 느는 데 그쳐 후발주자들의 기세가 더 도드라진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모두 자체 생성AI를 통해 클라우드 부문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오픈AI 서비스를 활용한 애저와 거대언어모델 ‘팜(PaLM)’2를 내세운 구글클라우드서비스(GCP)가 빠르게 AWS를 추격하고 있다.

AWS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생성AI를 바라보고 있다. 앤디 제시(Andy Jessy)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생성 AI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면서도 “대부분은 오픈 AI가 이룬 성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애플리케이션은 하나의 방법 또는 기회일 뿐이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시 CEO는 대다수의 생성AI 앱이 AWS 안에 구축될 것으로 바라봤다. 사용자가 최종적으로 사용하는 앱 개발보다는 이를 구동하는 생태계로서 AWS가 자리할 거라는 게 제시 CEO의 기대다.

그는 “하나의 선택지만 있는 게 아니라 LLM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규모나 기술력과 관계없이 모든 기업이 더 간단하게 사용하게 하고, 안전한 엔터프라이즈 생성AI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어떤 생태계로 AI 열풍 대응하나

AWS의 이 같은 전략은 솔루션으로도 확인된다. AWS는 지난 4월 ‘베드록(Bedrock)’을 공개한 바 있다. AWS이 자체 개발한 LLM인 타이탄(Titan)을 비롯해 AI21 랩스사의 LLM ‘쥬라기-2(Jurassic-2)’, 앤트로픽사의 ‘클로드(Claude)’, 스태빌리티AI의 ‘스테이블디퓨전(Stable Diffusion)’등 타사 생성AI 모델을 AWS에서 활용해 자체 AI앱 제작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제시 CEO의 말처럼 챗GPT나 바드(Bard) 같은 엔드 유저용 챗봇보다는 다양한 생성AI모델을 제공하는 생태계 조성에 방점이 찍힌다. 최근 발표한 ‘헬스 스크라이브(Health Scribe)’도 이러한 지원 방향의 일환이다. 헬스케어 기업이 생성AI를 활용해 임상 앱을 개발하도록 돕는 서비스로, 베드록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헬스 스크라이브는 의료용 앱인 만큼 정확한 모델 설정이 생명이다. 사람의 몸을 다루는 의사의 처방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보안은 물론 정확한 예측 모델 구축이 필수다. 이에 AWS는 베드록의 다양한 AI모델을 활용해 높은 보안성과 정확도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제시 CEO는 “고객에게 선택권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기업이 생성 AI 앱을 안전하게 적용하는 데 필요한 엔터프라이즈급 보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AWS는 또 지난 6월에는 1억달러를 투입하는 ‘생성AI 혁신센터’ 계획을 발표하고 “기업들이 아이디어를 더 신속히,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개발자들을 위한 AI 코딩 앱 (Code Whisperer)를 제공하는 등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처럼 생성AI 앱을 직접 제공하기보다는, 기업들이 AI 개발에  AWS를 활용하는 것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모습이다.

둔화한 성장세…시장 상황도 우려

아마존의 올해 2분기 실적에서 AWS 부문의 매출은 221억4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지만 성장세는 둔화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6%,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0%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갈수록 성장폭이 작아지고 있다.

영업이익은 53억65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 떨어졌다. 2022년 1분기 이후 3분기 연속 떨어졌던 영업이익은 아직도 1년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AWS의 최근 실적 분포. 왼쪽이 매출이고 오른쪽이 영업이익이다. (자료=아마존, 단위=100만달러)

하지만 AWS는 여전히 아마존의 가장 큰 캐시카우다. 매출로 보면 아마존 전체 매출 1344억달러의 15% 정도에 그치지만, 영업이익으로 보면 전체(76억8100만달러)의 70%에 달한다.

클라우드 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성장이 더딘 것은 AWS에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지출 규모는 664억달러가량이다.

전년보다는 18.7% 성장하긴 했지만 성장률이 꺾였다.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성장률이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까지는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지출이 계속 둔화될 거라는 게 카날리스의 관측이다.

카날리스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은 전반적인 IT 예산 절감의 일환으로 클라우드 비용을 최적화하고, 클라우드 낭비를 통제하며, 클라우드 배포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클라우드가 생성AI 기술의 운동장이 된 상황에서 앞으로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편 이날 실적발표에서는 우리나라 KB국민은행이 AWS 서비스를 활용해 운영비용을 20% 절감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AWS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엘라스틱쿠버네티스서비스(EKS)를 비롯해 오로라(Aurora), 클라우드워치(Cloud Watch) 등을 통해 월 1만1000명의 활성 사용자에게 70가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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