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찾기라도 만들어야’ 판 커지는 포트나이트 메타버스

‘언리얼 페스타 2023’서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 소개
연간 환산 수익 1000만 달러 넘은 창작 팀(개인) 5곳 전망
간편한 제작 지원과 테스트, 배포 등 개발 전 과정 편의 제공

‘지뢰찾기 만들어야겠다’ 에픽게임즈가 30일 개최한 ‘언리얼 페스트 2023’에서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UEFN)’ 온라인 발표 중계 중에 한 참가자가 이같이 반응했다. 창작자(크리에이터)에게 돌아가는 수익금이 예상외로 커서다. 판이 훌쩍 커졌다. 지뢰찾기는 윈도우 운영체제(OS)에 기본 탑재돼 간편하게 즐기거나 만들 수 있는 게임의 대표적 사례로 언급되곤 한다.

전날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창업자)가 미디어 인터뷰에서 ‘오픈 메타버스(개방형 가상융합현실)’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UEFN은 이 같은 회사 전략의 핵심 축으로 앞으로 포트나이트 창작 생태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관련기사: ‘단일 대형 메타버스 구현될 것’ 천재 개발자의 미래 전망>

언리얼 페스타 2023 방송 갈무리

회사가 발표한 지난 4월 UEFN 창작자의 수익 지급액을 연간 환산한 예상 금액에서 상위 5개 팀(또는 개인)은 연간 1000만달러(약 132억원) 이상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13개 팀은 300만달러, 200개 팀은 100만달러 돌파를 넘보는 수준이다.

박창현 에픽게임즈코리아 엔지니어는 발표에서 “참여도(인게이지먼트) 기준으로 수익을 배분한다”며 “자기 섬(창작 공간) 카테고리에 어떤 BM(수익모델)을 붙일지 고민하고 플레이어가 만족할 게임과 경험을 제작하면 된다. UEFN으로 더욱 빠른 개발을 지원한다”고 알렸다. 이어서 “아직 본격적으로 뛰어든 크리에이터가 많지 않다”면서 “프로젝트 세팅을 아주 간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UEFN은 포트나이트 개발 소스와 애셋(작업물)을 활용하는 개발 겸 퍼블리싱 도구라고 보면 된다. 포트나이트는 생존경쟁(배틀로얄) 슈팅 게임 중에서도 ‘액션 빌딩’이라는 새 영역을 개척했다. 슈팅 대전 도중에 벽을 지어 생존을 도모하거나 아예 건축물을 만들어 전황을 바꿀 수도 있는 게임이다. 이러한 요소를 극대화해 별도 창작 공간을 만들고, 별도 팀을 구성해 나만의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게 만든 게 UEFN이자, 에픽게임즈가 보는 오픈 메타버스의 미래다.

박 엔지니어는 포트나이트 창작 프로젝트 초기 작업에 대해 “크리에이터 포털에서 팀을 생생하고 멤버를 초대할 수 있다. 관리자, 퍼블리셔, 콜라보 참여자 등을 나눠 참여 권한을 제한적으로 줄 수 있다”며 “템플릿과 샘플을 기초로 프로젝트를 만들어도 된다”고 쉬운 창작 환경을 짚었다.

팀 작업 시엔 UEFN 브라우저에 들어가 팀 필터링을 거쳐 배정받은 프로젝트에 접속해 자유롭게 개발에 참여하면 된다. 에픽게임즈는 UEFN에 ‘언리얼 리비전 컨트롤러’를 적용했다. 안전하게 개발 이력을 추적하고 변경 사항을 동기화하는 기능이다.

포트나이트 애셋을 활용하면 맨땅에 헤딩하지 않아도 된다. 소스와 애셋을 끌어와 배치하는 수준으로 개발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 릴 수 있다. 수정 가능한 애셋엔 나름의 변화를 줄 수 있다. 프리셋에 만족하지 못하는 팀들은 후처리 단계에서 룩(외양)을 변경하면 된다. 박 엔지니어는 배경과 소모품 등 애셋에 대해 “굉장히 양이 많다”고 전했다.

팀이 새로운 개발 메커니즘을 넣고 싶은 경우엔, 벌스(VERSE) 언어를 활용할 수 있다. 에픽게임즈가 공개한 새 언어다. 박 엔지니어는 ”게임에 특화된 요구사항을 처리할 수 있는 새 프로그래밍 언어”라며 “샘플로 여러 정의 파일과 모듈을 제공한다” 고 소개했다.

언리얼 페스타 2023 방송 갈무리

UEFN으로 만든 게임 그래픽 품질을 끌어 올리는 조언도 내놨다. 다만 기기 사양 제약이 있다. 모바일과 저사양에선 언리얼5의 주요 기능인 루멘(자연스러운 광원 효과)을 지원하지 않는다. 박 엔지니어는 “루멘은 하드웨어 성능 피처에 따라 동작여부가 달라져 퀄리티 세팅 낮음에선 지원되지 않는다”며 “너무 저사양에서 라이트를 많이 활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플레이 테스트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사양에 적합한 그래픽 품질을 결정하면 된다. 스탠드얼론(클라이언트 구동) 게임으로 테스트하거나 서버 상에서도 구동 가능하다. PC는 물론 안드로이드 등 모바일, 스위치, 콘솔(게임기)에서 동시 접근해 테스트도 가능하다.

게임 제작 시 메모리 사용량 제약은 있다. 모든 플랫폼에서 원활하게 작동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사양을 낮춰 잡았다. 박 엔지니어에 따르면 10만 메모리 유닛으로 제한했다. 그 이상의 섬을 제작하거나 수정 배포할 수 없다. 배포 시엔 메모리 분석 도구를 제공한다.

배포 용량은 최대 400메가바이트(MB)다. 박 엔지니어는 “굉장히 느린 네트워크 환경에 있는 플레이어들은 다운로드 받는 것 자체가 너무 오래 걸려서 제한을 두고 있다”며 “느린 네트워크에서 1분 정도 내에 받을 수 있는 크기로 보고 이렇게 잡았다”고 설명했다.

에픽게임즈는 UEFN의 시점(카메라) 변화도 예정했다. 캐릭터가 3인칭 슈팅 시점에 고정돼 다양한 장르가 나오기 어려워서다. 박 엔지니어는 “특정 장르와 특정 게임성을 구현하는 부분이 어렵다 보고, 올해 중에 특정 위치에 카메라를 고정시켜 놓고 찍는 형태로 탑다운에서 팀 파이트를 하는 게임 같은 것들을 만들 수 있게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그는 발표 마지막에 “포트나이트는 굉장히 가능성이 큰 시장이다. 탄탄한 수익 구조를 만들어놨다”며 “개발 비용을 아낄 수 있고 팀 협업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에서 호환성 이슈 점검 등 그런 불필요한 것들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 콘텐츠에 집중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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