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가요] 같은 듯 다른 ‘코인 보관 서비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가상자산 시장은 현재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 제공 기관이 없고, 법의 부재로 인해 사기 등 투자 피해에 대한 보상도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관련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정확한 정보와 개념 정립을 해야하는 것뿐이다. 

특히 코인 시장은 개념이 어렵고 유사한 성격을 가지는 투자 서비스들이 많아 잘못 투자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갑작스럽게 입출금을 막아 논란이 됐던 하루인베스트, 델리오 같은 보관 및 예치 서비스들은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 들여다보면 서로 다른 구조를 띠는 경우가 많다. 

1. 가상자산 보관 서비스란?

가상자산 보관이란 말 그대로, 가상자산을 위탁받아 보관·운영하는 업무를 말한다. 금융회사가 제공해왔던 수탁 서비스처럼 금융자산을 보관·관리해주는 것으로, 단순 보관 외에도 스테이킹 서비스, 가상자산 운용, 담보 대출 등도 제공한다. 

최근 입출금을 중단해 논란이 된 가상자산 운용 서비스 회사 델리오 또한 가상자산 운용 서비스만 전개한 것이 아니라 가상자산을 보관해주는 지갑 서비스를 기반으로, 관련 서비스를 부가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현재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의 가상자산 거래소 또한 거래 중개 및 지갑 서비스뿐만 아니라 커스터디, 스테이킹 등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서비스들은 어떤 측면에서 서로 다른 점을 띨까? 이들은 크게 ▲이자 지급 여부 및 구조 ▲탈중앙화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중앙화 서비스를 이용하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다. 

2. 가상자산 지갑 : 나 말고 다른 사람은 다 못 믿어

가상자산 지갑은 개인의 금고나 계좌라고 이해하면 된다. 여러 가상자산을 전자 지갑안에 보관하고 거래할 수 있다. ▲개인의 가상자산 보유(비수탁형 지갑) ▲P2P(Peer to Peer, 개인간의 거래) ▲탈중앙화 어플리케이션(디앱,Dapp) 사용에 활용된다. 

  • 개인 키와 보안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면 먼저 계좌 번호를 주는 것 처럼, 가상자산 지갑을 생성하면 공개 라는 개인 지갑 주소를 만들어 준다. 공개 키는 가상자산 거래를 위해 필수적으로 있어야하는 것으로, 알파벳과 숫자가 섞인 개인 고유의 번호이자 주소다. 탈중앙화 블록체인 세계에서 해당 지갑 주소가 참인지 거짓인지 확인할 수 있어 신뢰성이 높다는 특징을 가진다. 

개인 키는 은행 계좌의 비밀번호와 같다. 누군가가 공개 키로 코인이나 대체불가토큰(NFT)을 보냈을 때, 이를 확인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이전하기 위해서는 이 개인 키가 필요하다. 개인 키는 공개 키가 생성된 다음 복잡한 숫자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보안성이 높다. 

다만, 개인 키를 실수로분실했을 경우에는 다시는 찾을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기에 백업 및 보호가 필수다. 뿐만 아니라 개인 키가 유출됐을 경우에는 지갑 주소를알고 있는 누구나 지갑에 있는 코인을 소비할 수 있기에 보안 관리도 필수다. 

  • 지갑 종류

가상자산 지갑은 크게 인터넷과 연결돼 있는 핫월렛과 연결돼 있지 않은 콜드 월렛으로 나뉜다. 편리함을 원하면 핫월렛, 높은 보안을 원한다면 콜드월렛을 사용하면 된다. 

핫월렛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실시간으로 입출금과 송금이 가능한 지갑으로, 외부와 연결돼 있어 보안에 취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18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이 해킹된 지닥의 경우 핫월렛 해킹이 원인이었다. 

콜드월렛은 인터넷과 연결돼 있지 않은 지갑으로, 금고 같은 개념이다. 하드웨어 형태를 띄고 있어 하드 월렛이라고도 불린다. 핫월렛과 달리 입출금 및 송금이 불가하며, 인터넷과 연결이 끊겨 있다는 특징 상 해킹의 위험이 없기 때문에 보안성이 높다. 

  • 대표적 지갑 서비스

이더리움 네트워크 기반 메타마스크와 클레이튼 메인넷을 사용하는 ‘클립’이 대표적이다. 

메타마스크 : 2016년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 콘센시스(Consensys)가 개발한 글로벌 1위 가상자산 지갑. 지난해 기준 월간 활성화 사용자 수(MAU)가 3000만명을 넘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사용하며,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폴리곤, 크로노스, 아발란체 등 다양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의 코인 전송이 가능해 범용성이 크다. 특히 NFT마켓과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다는 특징으로 인해 주로 NFT 보관으로 사용된다. 다만, 사용자검색 환경/경험(UI/UX)가 복잡해 블록체인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의 경우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거래 수수료는 최소 0.3%에서 최대 0.875%다. 

클립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엑스’가 2020년 출시한 가상자산 지갑. 지난 2월 기준 누적 가입자 200만명을 넘었다. 클레이튼메인넷을 기반, 자사 가상자산 ‘클레이’를 기본 자산으로 한다. 클레이튼 기반의 가상자산을 지원하며, 이더리움 체인 또한 지원한다. 카카오톡과의 결합을 통한 쉬운 UI/UX와 6개의 PIN 번호 및 QR코드로 이뤄진 간단한 개인 키가 특징이다. 거래 수수료는 클레이튼 체인을 사용할 때는 무료지만, 이더리움 체인을 사용하면 네트워크 혼잡도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3. 커스터디 : 해킹 무서워, 대신 보관해줘

가상자산 커스터디는 수탁 서비스로, 기존 은행에서 이뤄지던 커스터디와 같은 역할이다. 지난해 글로벌 3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재정 건전성으로 파산하면서 필요성이 수면 위로 올랐다. 

커스터디는 투자자의 유가 증권을 보관, 수취, 결제, 권리 보전, 의결권 행사 등의 업무를 대리로 제공해주는 업무를 말한다. 가상자산 커스터디 또한 개인 키 보관을 통해 가상자산을 관리해주며, 기관 투자자들을 대신해 가상자산을 구매해주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가상자산 지갑을 관리해주면서 이를 이용해 가상자산 이전, 콜드월렛을 통한 가상자산 및 개인키를 보관해준다. 

커스터디는 보관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재단이 공시나 백서에 기록한 내용을 잘 지키고 있는지 감시하는 역할도 한다. 지난해 12월 유통량 허위공시 논란으로 국내 주요 원화마켓에서 상장폐지 논란이 있었던 위메이드는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며 제3의 커스터디 업체인 바이낸스 커스터디에 모든 물량을 수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커스터디 구성

커스터디는 크게 ▲전담 커스터디 ▲가상자산 거래소 내 개인 계정 지갑으로 구성된다. 전담 커스터디의 경우에는 투명하고 신뢰성이 높아 자금 도난과 해킹을 막는데 탁월하다. 다만, 금액이 비싸다는 특징으로 기업이나 법인을 주고객으로 한다. 

거래소 내 지갑의 경우는 거래소 가입과 함께 만들어지는 지갑으로, 거래소 이용자의 자금과 지갑 키의 관리를 거래소가 책임지는 형태다. 따로 비용이 들지 않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커스터디’는 이곳에서 이뤄진다. 다만, 개인 정보 침해 이슈와 해킹 같은 보안 문제에서 취약하다. 

  • 커스터디 서비스

현재 가상자산 커스터디 시장에 가장 관심이 많은 업계는 전통 금융기관들이다. 특히 시티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등의 미국 은행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 2020년 미국 통화감독청이 연방 은행이 가상자산 커스터디를 제공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등이 가상자산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해치랩스, 해시드와  한국디지털애셋(KODA)을 만들어 지분투자를 진행했으며, 신한은행은 코빗, 블로코, 페어스퀘어랩 등과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을 설립했다.NH농협은행은 헥슬란트, 한국정보통신, 아톤과 함께 디지털자산 수탁업체 카르도를 만들었다. 우리은행은 코인플러그와 디커스터디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4. 스테이킹 서비스 : 내 코인으로 지분증명 해, 그 대신 이자 줘

스테이킹 서비스는 일종의 ‘자유 적금’과 같다. 이용자가 보유한 코인(가상자산)의 일부분을 거래하지 않고 특정 기관에 맡겨 두면, 맡겨진 코인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지분증명(PoS)[1]에 활용된다. 블록체인 기능 검증에 이용자의 코인이 사용됐으니, 이용자는 그 대가로 코인을 받는다. 맡겨진 코인이 블록체인네트워크의 PoS에 이용된다는 게 스테이킹 서비스의 핵심이다.

요약하자면 보유한 가상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예치하면, 운영자는 이를 통해 채굴 등과 같은 블록체인 검증을 진행하고 그 보상으로 예치자에게 ‘이자’를 지급한다. ‘지분(Stake)’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만큼, PoS 기반의 네트워크에서만 가능하다.

블록체인의 안정성과 보안성을 상승시키면서 추가적으로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스테이킹된 가상자산이 늘어날 수록 시장에 유통되는 가상자산의 수량이 줄기 때문에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도 있다. 가상자산마다 이율은 다르다. 

다만 정해진 기간 동안 출금이 불가능하기에 원하는 시점에 매도를 하지 못해 가상자산 가치가 급락을 하게 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 글로벌 스테이킹 규제

가상자산 시장의 중심인 미국에선 스테이킹과 관련한 규제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3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글로벌 3위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의 스테이킹 서비스를 증권으로 규정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대부분의 업체가 고객이 맡긴 코인을 어떻게 보호하고 있는지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스테이킹 서비스든 대출이든 고객의 코인을 투자받은 가상자산 중개 업체들은 증권법이 요구하는 적절한 공시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즉, 스테이킹 서비스를 미등록 증권으로 규정하고 앞으로 이 서비스를 증권법에 의해 규제하겠다는 뜻이다.

국내에서도 미국의 기조에 맞춰 관련 국제 체계 추이를 추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부곤 금융감독원 디지털혁신국장은 “(크라켄 사태는) 스테이킹 서비스가 모두 미등록 증권으로 취급받을 수 있다는 우려”라며 “크라켄 사태 등이 국내 금융 회사나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부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대표 스테이킹 서비스

바이낸스, 크라켄, 바이비트 등 대부분의 중앙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스테이킹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으며, 이더리움, 클레이튼 등의 탈중앙화 메인넷에서 이뤄지는 스테이킹 서비스 또한 자주 사용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네트워크 등의 스테이킹을 이용자들 대신 해주는 ‘중개인’의 역할을 수행한다. 

5. 예치 서비스 : 내 돈 갖다가 트레이딩 해, 그 대신 이자 줘

예치 서비스는 운용 개념과 같다. 예치된 코인을 가지고 ‘차익거래’ 중심의 트레이딩을 해서 코인을 불려 이자를 지급하는 형태로, 고정된 연이율과 예치기간등을 표시해 투자자를 모집한다. 이자율이 다소 높은 게 특징이며, 직접 운용 혹은 트레이딩 파트너사를 통한 대리 운용 형태로 진행된다. 

  • 스테이킹과 예치 서비스의 차이점

스테이킹 서비스와 기능상 가상자산을 기관에게 보관하고 이에 따른 이자를 받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서비스의 목적과 이자 지급 구조가 완전히 다른 형태다. 스테이킹은 탈중앙화에 목적이 크다면, 운용 서비스는 ‘차익거래’ 중심의 트레이딩을 해서 자산을 불리는 중앙화 시스템에 기반을 둔다. 


[1] 지분증명:  지분 보유량에 비례해 블록 생성 권한을 부여받고 그 대가로 토큰을 보상받는 식으로, 에너지 소모를 줄인다는 특징이 있다. 누구든 네트워크의 가상자산만 있다면 ID를 만들 수 있고 블록을 생성할 권한 또한 자신의 ID에 연결된 지분의 양으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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