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심상치 않다, 한국은? 웹3서 혁신해야…게임이 첫발”

한국컴퓨터게임학회-한국블록체인학회 웹3 혁신 정책 세미나 개최
“일본 총리가 웹3 얘기, 충격적…제조업 위기, 제3의 혁신은 디지털서 나와야”

최근 국내 블록체인 산학계는 일본을 주목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2022년 5월 26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웹3 시대의 도래는 경제성장 실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웹3’를 언급한 뒤 느리지만 분명한 변화가 시작됐다. 그해 6월 ‘경제재정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 2022’에서 웹3.0과 블록체인 육성을 짚었고 곧 이어 7월에 경제산업성에 웹3.0 정책추진실 설치를 발표했다.

지난 25일엔 일본 암호화폐 미디어 그룹 코인포스트가 도쿄 국제 포럼 컨벤션센터에 개최한 웹3 컨퍼런스 ‘웹엑스(WebX)’에 기시다 총리가 등장했다. 정부 최고위급 인사가 행사에 등장한다는 것은 국내 블록체인 기업 관계자들 눈엔 다소 생경한 광경이다. ‘충격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에서 이뤄지고 있는 혁신과 웹3에 대한 일본 정부의 노력’이라는 주제로 화상 연설을 진행했다.

기시다 총리는 “올해는 이용자 보호 외에도 웹3 관련 소통을 진행하고 있고, 관련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환경 정비, 관련 담당자들과 아이디어 공유를 통한 산업 확대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황을 알렸다. 행사 현장에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일본 총리가 직접 축사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변화는 느리지만 정하고 나면 잘 나아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고 소감을 전했다.

31일 박수용 서강대학교 컴퓨터공학 교수(한국블록체인학회 운영위원장)는 서강대학교 김대건관에 마련한 ‘웹3.0 혁신 정책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31일 박수용 서강대학교 컴퓨터공학 교수(한국블록체인학회 운영위원장)는 서강대학교 김대건관에 마련한 ‘웹3.0 혁신 정책 세미나’에서 “일본이 심상치 않다”며 “우리보다 IT도 뒤지고 잃어버린 30년을 얘기했는데, 최근에 총리가 굉장히 조심스럽지만, 웹3를 얘기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충격적이고 그 이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현황을 전했다. 또 박 교수는 “그래서 인가 관련 보고서들이 막 나오고 ‘재팬 이즈 백, 어게인’, 일본이 다시 시작한다, 디지털 혁신과 디지털 자산 쪽에서 엄청나게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박 교수는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지금 있는 산업에도 자꾸 정치적 이슈가 생기면서 기업들이 위축되고 이런 상황인데 안타깝다”며 “산업이나 기술들이 정쟁의 도구화돼 괜히 선한 기업들이 피해보는 게 아닌가, 우리가 이럴 때인가 생각이 든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이 예전같이 않다. 재고율이 역대 최대치이고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 얘기를 많이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해외 언론들도 삼성전자 등 반도체 산업 비중이 큰데, 앞으로 계속 주력 산업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걱정이 있다”고 위기론을 짚었다.

“반도체 산업이 떨어지면 다른 산업이 또 올라가고, 이런 산업의 포트폴리오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런 것들이 있는가. 서강대 웹3 연구센터 교수님들끼리 반도체를 못 팔면 핸드폰을 많이 판면 된다 얘기하고 두 가지 포트폴리오를 있다고 보지만, 지금 핸드폰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에 제자들이 많이 갔다. 학교에 찾아온 제자가 한 얘기가 아주 생생하다. (애플 아이폰이 주도한 변화를 쫓아가기 위해) ‘두 번은 이런 일 못 한다’였다. 그땐 밤을 새면서 개발하고 해서 쫓아갔다. 지금은 그것이 가능한가. 지금 문화로는 불가능하다. 내년 애플 비전 프로가 나왔을 때 아이폰이 처음 나와 역대급 충격을 준 것처럼 그러한 충격을 줄 것인지 그런 걱정들을 하고 있다.”

박 교수는 현재 제조업의 위기를 디지털 혁신으로 돌파할 수 있다는 지론을 펼쳤다. 또 각 부처마다 디지털 혁신 조직을 두고 각자가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역설했다.

“한 번 더 점프할 수 있다. 디지털 혁신에서 우리가 제3의 기적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저희 학교에 게임센터를 만들어야 한다면 좀 하찮게 여기는 시각, 그런 이미지가 있다. 게임이 격 떨어진다고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중에서 게임산업이 20조를 벌어들이는 효자 산업인데, 그런 엄청난 산업을 디지털 혁신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펀더멘털리즘(근본주의)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예전 키스트(한국과학기술연구원) 로봇 팀에서 소프트웨어 설계를 했을 때, 어느 날 팀장이 덴마크를 간다고 했다. 덴마크 노인 시설에서 로봇 사용을 위한 시범사업을 위해 간다는 것인데, 그래서 어떻게 덴마크에 영업을 했느냐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키스트가 영업한 게 아니라 덴마크 보건복지부 산하 정책실에 기술 혁신부가 있었고, 자기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팀에서 모니터링을 하다가 이게 딱 키스트 기술이 걸려서 연락이 온 것이었다. 그러니까 우리도 각 부처에 디지털 혁신국 같은 걸 두고 어떻게 혁신할지를 고민하고 그 일을 추진해야 한다.”

뒤이어 발제에 나선 블록체인 게임콘텐츠 기업 퍼플레이(perplay)의 김찬준 대표는 “블록체인은 게임이 리딩할 것이다. 블록체인에서 원하는 게 대중화인데, 게임 유저만큼 큰 시장이 없다”면서 “블록체인이 어렵다고 해도 그만큼 빨리 캐치해서 따라오는 사람들이 게임 유저라고 생각하고, 게임 쪽에서 많은 시도를 하면서 블록체인을 일으킬 수 있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학계 및 IT 전문 교수, 디지털 산업 전문가를 비롯해 관련학과 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변화하는 글로벌 웹 3.0 시장에서 국내 디지털 산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정유신 교수는 ‘디지털 금융의 미래, 정책 대응과 시사점’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4차 산업혁명에서 경험했던 디지털, 모바일 플랫폼의 등장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듯이 다가오는 메타버스 환경에서의 금융이 나아가야 할 방향점을 제시하고 국내 핀테크 정책의 과제에 대해 진단했다.  호서대 디지털기술경영학과 김형중 석좌교수는 ‘웹 3.0 디지털 자산 산업 육성 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김형중 교수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법안을 분석하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토큰 증권의 개념, 발행, 유통 등을 설명하고 향후 과제를 짚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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