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회초리 맞는 바이낸스, 한국 진출도 ‘여전히 제동’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바이낸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바이낸스 내 고위 임직원들이 줄줄이 퇴사하자 시장 점유율 또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각) 더블록 등의 외신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이달 시장 점유율은 지난 1월 72%에서 14%p 가까이 떨어진 58%를 기록했다. 이는 혼 응 바이낸스 총괄 고문, 패트릭 힐먼 최고 전략 책임자, 스티븐 크리스티 컴플라이언스 담당을 포함한 많은 고위 임원들이 회사를 떠난 것이 알려지면서 나타난 지수다.
창펑 자오 최고 경영자(CEO)는 잇단 퇴사가 “시장과 글로벌 환경에 변화함에 따라 생기는 개인적인 상황”이라고 해명했지만 외신에 따르면 현재 거래소 내부에 구조조정이 실시된 상황인 것으로 알려진다. 더블록은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도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에만 직원 수십 명을 해고했고, 일부 대상자에게는 ‘정리해고’로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등 여러 지역에서 바이낸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바이낸스의 고군분투는 계속되고 있다. 최근 벨기에 당국은 거래소 영업정지를 명령했으며 프랑스 검찰은 자금 세탁 통제에 대한 일환으로 거래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벨기에 당국은 거래소가 유럽 경제 지역 밖의 기업들을 이용하고 있다며 중단을 명령했고, 파리 검찰청은 “바이낸스가 사업자 등록을 받기 전 거래소의 자금 세탁 통제 부족과 불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 것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바이낸스의 유럽 시장 점유율이 대폭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가상자산 리서치 업체 카이코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지난달 유럽 가상자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월 30% 이상에서 약 15%로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 속 바이낸스의 국내 시장 진출도 여전히 가속도를 붙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고팍스는 자사 대표이사를 바이낸스 측의 인사로 변경한다는 내용의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신고서를 FIU에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FIU 측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소 등을 이유로 변경 신고서를 무기한으로 연기하면서 시장 진출에 안개가 낀 상황이다.
이에 대한 조치로 고팍스 측은 레온 싱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총괄에서 기존 경영자인 이중훈 고팍스 부대표로 대표 이사를 변경하기도 했으나, 고팍스의 최대주주가 여전히 ‘바이낸스’라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별 다른 효과가 없을 것으로 평가한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대표 이사를 변경해도 대주주는 여전히 바이낸스이기 때문에 기존 당국이 하고 있던 고민이 해소되지는 않은 것 같아 보인다”며 “(무기한으로 승인 여부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사실 어떻게 보면 ‘승인을 해주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3일자로 최대주주(이준행 대표)를 포함한 기존 고팍스 주주와 바이낸스가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스트리미(고팍스의 법인명)의 최대주주는 바이낸스로 변경됐다.
뿐만 아니라 미국 내부에서 바이낸스에 대한 규제를 계속해서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낸스의 한국 진출은 계속해서 어려울 전망이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코인베이스도 바이낸스와 함께 규제 대상으로 지목됐지만, SEC의 진짜 목표는 코인베이스가 아니라 바이낸스”라며 “바이낸스의 여러 불투명한 구조 뿐만 아니라, 중국계 회사라는 정치적 이유도 탄압의 이유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만일 고팍스의 사업자 변경 승인이 최종 수리되지 않을 경우 바이낸스의 인수 철회 뿐만 아니라 고파이에 묶여 있는 돈을 대신 상환해주는 계획 역시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고팍스에 예치돼 있는 투자자들의 돈은 566억원이나, 예치 서비스 특성상 이자가 붙기에 피해 금액은 그 이상으로 추정된다. 업계에 따르면 고파이 피해자들은 약 20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