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겜BN] 고인물 시장서 대세로…라이엇게임즈 ‘발로란트’

지난해 가을께부터 게임업계에 한파가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예년엔 경기방어주로 불렸던 게임주가 맥을 못 추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네요. 기존 게임의 하향 안정화 추세에 신작 지연 이슈가 겹쳐 올해 1분기 상당수 기업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좀처럼 분위기가 살지 못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조용하다가 큰 거 한방 나오는 산업계가 바로 게임입니다. 회사 자존심을 건 AAA(블록버스터) 게임도 보이고, 스팀 등으로 플랫폼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됩니다. 잘 만든 외산 게임도 국내로 넘어오네요. 드물지만 역주행을 기록 중인 곳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게임 시장이 달아오르길 바라는 의미에서 ‘핫겜 바이라인네트워크(BN)’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라이엇게임즈의 전술슈팅(FPS)게임 ‘발로란트(VALORANT)’가 게임트릭스 기준 PC방 점유율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슈팅 터줏대감 서든어택을 밑으로 뒀다. 지난해 6월 기점으로 점유율 톱10에 들어온 뒤 꾸준히 순위를 유지하면서 상승세를 이어온 결과다. 최근 업데이트 효과도 더해졌다.

지난 6일 기준 발로란트 PC방 점유율은 7.44%. 역대 최고 기록이다. 9일에도 점유율 6.54%를 기록해 PC방 전체 4위를 유지했다.

발로란트 점유율 추이 (자료=라이엇게임즈)

발로란트는 올해로 출시 3년차에 접어든 게임이다. 글로벌 서비스 중인 외산 온라인게임으로 이 같은 점유율 상승은 이례적인 성과다. 타 장르이긴 하나, 최신작 디아블로4와 점유율 다툼이 있는 가운데 상승세를 기록해 더욱 눈길을 끈다.

고인물 슈팅 시장서 어떻게 자리 잡았나

국내 온라인 슈팅 게임 시장은 그야말로 고인물 시장이다. 2005년 출시한 ‘서든어택’이 PC방 최고 슈팅 게임으로 꼽힌다. 발로란트가 뜨기 전까지 얘기다. 세계적 흥행작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도 서든어택을 넘봤으나, 지금은 점유율 차이가 소폭 벌어졌다.

지난 2010년대엔 슈팅 춘추전국 시대였다. 부지기수로 신작이 나왔다가 안착을 못한 채 모두 사라졌다. 슈팅 장르는 이른바 손맛(조작감)으로 즐기는 게임이다. 특정 슈팅 게임의 손맛에 한번 익숙해지면 타 게임으로 넘어가기가 쉽지 않다. 서든어택은 시장 선점 효과와 더불어 넥슨의 퍼블리싱 역량을 더해 마치 국내 온라인 슈팅 게임의 기준처럼 자리 잡았다.

이런 가운데 등장한 발로란트도 처음엔 ‘신작치고 그래픽 품질이 떨어진다’, ‘옛날 게임 같다’ 등 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게다가 라이엇게임즈가 제공하는 뱅가드 보안 프로그램 문제도 불거졌다. 뱅가드는 게임 어뷰징(불법 프로그램 활용)을 막는 보안 프로그램이었으나, 너무 강력한 나머지 타 프로그램과 충돌을 일으켰다. 프로그램 충돌은 PC방 시장 진입엔 최악의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출시 당시엔 PC방 점주들도 발로란트 흥행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발로란트는 특유의 재미로 앞서 언급한 난관을 하나씩 극복했다. 순수 게임의 재미로 차근차근 점유율을 끌어올린 경우다. 이 때문에 장기 흥행 측면에서 발로란트가 오버워치를 앞설 것이란 업계 평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발로란트 영상 갈무리

슈팅 게임은 기본적으로 빠른 컨트롤과 반사신경 등이 요구되는 피지컬 경쟁 게임이다. 발로란트는 여기에 스킬 시스템을 더해 전술 승부의 재미를 꾀했다. 오버워치처럼 스킬에 좌지우지되는 시스템은 아니다. 컨트롤과 스킬의 균형적 운용이 필요한 게임으로 기존 슈팅에 익숙한 게이머들을 하나 둘 넘어오게 만들었다.

라이엇게임즈 측은 발로란트 출시 초기와 관련해 “뱅가드 프로그램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까 게임성이 나중에 빛을 발했다. 한국 시장에서 이렇게 약진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당시 한국 내 마케팅 활동도 많이 했었다”고 소회했다.

스트리밍 방송 인기가 게임 흥행까지

라이엇게임즈는 스트리밍 방송이 발로란트 흥행에 상당한 보탬이 됐다고 말한다. 글로벌 또는 지역 대회에서 소위 명승부가 나오면서 인기를 다졌다. 지난 5월 ‘발로란트챔피언스투어(VCT) 퍼시픽 2023’ 결승행 티켓을 두고 DRX와 T1이 풀세트 접전을 벌인 것이 대표적 예다. 명승부를 ‘보는 재미’가 실제 게임을 ‘하는 재미’로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국외로 확대해서 보면, 스트리머 채널 간 경쟁도 주된 흥행 요소다. 유명 스트리머에겐 별도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고, 이들이 더 큰 채널과 붙기도 하면서 게이머들의 관심사가 된다는 것이다. 성인보다는 청소년층이 스트리머 간 대전에 관심을 두면서 자연스럽게 슈팅 게이머가 되기도 한다.

라이엇게임즈 측은 “다양한 스트리머들이 방송을 하면서 채널끼리 경쟁이 되고, 이를 보고 열광도 하면서 계속 연습도 하게 되는 등 발로란트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어떤 회사?

라이엇게임즈는 발로란트의 인기에 불변의 1위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까지 더해 국내 PC방 점유율 40%를 훌쩍 넘기는 압도적인 입지를 다졌다. 점유율 50%를 넘기는 때도 적지 않다.

2019년 출시 10주년을 맞은 리그오브레전드는 월 사용자(MAU) 기준 1억명을 넘기는 세계적 흥행작이다. 국내에선 폭발적 인기를 일으킨 동시에 ‘착한 게임’ 열풍을 주도한 바 있다. 게임에 확률형 뽑기가 없고 치장성(스킨) 아이템 판매 위주로 매출을 일으키는 까닭이다. 국내 온라인게임 대비 과금 부담이 덜한 것이 특징. 사실상 공짜인데다 게임까지 재미있어, 착한 게임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이다. 한때는 게이머들이 라이엇게임즈의 매출을 걱정해 아이템을 구매하자는 여론이 생길 정도였다. 전례 없던 일이다.

이후 착한 게임 여론을 업고 국내 게임사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 진입을 노렸으나, 성공한 게임이 전무했다. 도중에 고강도 수익모델(BM)로 변경도 있었고, 재미 측면에서도 경쟁에서 밀렸다. 라이엇게임즈가 낸 발로란트를 오히려 착한 게임의 후속으로 볼만하다. 라이엇게임즈는 운영 중인 모든 게임에 구독 모델인 패스(PASS)를 적용해 게임을 열심히 즐길수록 추가 혜택을 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본사를 포함해 미국 세인트 루이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러시아 모스크바, 인도 뉴델리, 호주 시드니와 대한민국 서울 등 20여개 도시에 거점을 두고 전 세계 3000명 이상의 라이어터(Rioter)가 게임의 새로운 경험을 위해 활약하는 중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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