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다운로더·백도어’ 공격 빈번…주문∙배송 위장한 피싱도 성행
올 상반기 국내에서는 ‘다운로더(Downloader)’와 ‘백도어(Backdoor)’ 공격이 주요 해킹 수법으로 활용된 것으로 타났다. 온라인 쇼핑 주문 내역으로 위장한 이메일 피싱 공격도 성행했다.
안랩은 ‘2023년 상반기 보안위협 동향’을 17일 발표했다.
안랩시큐리티대응센터(ASEC)가 수집한 악성코드를 안랩의 동적분석 시스템 ‘RAPIT’을 이용해 도출한 ‘악성코드 종류별 통계’ ▲RAPIT 및 자체 구축 메일 허니팟을 활용한 ‘피싱 메일 키워드 통계’ ▲안랩 침해대응(CERT)팀이 탐지·차단한 공격 시도를 분석한 ‘업종별 공격탐지 통계’를 기반으로 상반기 보안위협 동향을 추렸다.
상반기에는 공격자가 추가 공격 수행을 위해 주로 사용하는 악성코드인 ‘다운로더’와 ‘백도어’가 가장 빈번하게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유출형 악성코드인 ‘인포스틸러(Infostealer)’도 많이 쓰였다.
ASEC가 악성코드를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추가 악성코드를 감염PC에 내려받는 다운로더 악성코드가 전체의 36.1%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공격자가 차후 공격을 수행할 목적으로 시스템에 설치하는 백도어 악성코드는 34.9%로 뒤를 이었다.
또한 계정정보나 가상화폐 지갑주소, 문서 파일 등 다양한 사용자 정보를 탈취하는 인포스틸러 공격 비중은 26.6%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전체의 70%를 차지한 다운로더와 백도어는 공격자가 추가 공격을 진행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악성코드다. 안랩 관계자는 “한 번 감염되면 정보탈취나 랜섬웨어 등 대형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며 “보안 관리자들은 주기적으로 조직 내 시스템과 자산현황을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문∙배송’ ‘결제∙구매’ 위장 피싱도 성행
많은 공격자들이 공격의 시작점으로 피싱 이메일을 사용했다. 안랩이 상반기 동안 피싱 메일의 제목에 사용된 키워드를 카테고리 별로 분류한 결과 ‘주문∙배송’ ‘결제∙구매’ ‘공지∙알림’ 순으로 집계됐다.
‘Shipping(배송)’ ‘Order(주문)’ ‘Delivery(배달)’ 등 ‘주문∙배송’과 관련한 키워드는 전체의 29.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공격자들은 사용자를 더욱 교묘하게 속이기 위해 실제 물류업체명을 해당 키워드에 붙여서 사용하기도 했다.
14.9%로 2위를 기록한 ‘결제∙구매’ 카테고리의 키워드는 ‘Payment(지불)’ ‘Receipt(영수증)’ ‘invoice(청구서)’ 등이었다. 안랩은 해당 카테고리의 키워드가 금전과 연관돼 사용자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며, 업무 관련성이 높은 단어라 공격자가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밖에도 긴급한 내용처럼 위장해 사용자의 불안한 심리를 자극하는 ‘Urgent(긴급)’, ‘Alert(경고), ‘Notice(공지)’ 등 공지∙알림성 키워드는 9.8%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공격자들은 주요 키워드 앞머리에 ‘re(회신)’나 ‘fw(fwd)(전달)’ 등을 붙여 사용자들이 이미 기존에 주고받았던 메일인 것처럼 착각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업종 가리지 않는 사이버 공격
올해 상반기 업종별 공격탐지 통계에서는 ‘게임 개발’ ‘방송’ ‘교육’ 등 콘텐츠 산업에 대한 공격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업종 간 탐지비율의 편차는 크지 않았다.
안랩의 CERT 전문인력이 안랩의 상반기 업종별 공격탐지 비율을 분석한 결과 게임 개발 기업·퍼블리셔 등 ‘게임 개발(17.7%)’ 분야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방송사·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컨텐츠 제공사 등 ‘방송(15.1%)’ 분야와 학교·온라인 강의 및 교육 컨텐츠 플랫폼 등 ‘교육(8.9%)’ 분야가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이어 보험(8.2%), 유통(6.2%), 중공업(5.8%) 분야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안랩 관계자는 “각 산업별 비율의 편차가 크지 않아, 공격자는 의도에 따라 다양한 영역에 대한 공격을 전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보안위협으로부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조직 내 개인은 ▲출처가 불분명한 메일 속 첨부파일 실행 자제 ▲최신 보안 패치 적용 ▲백신 최신버전 유지 및 실시간 감시 기능 실행 등 보안 수칙을 실천하라는 게 안랩의 조언이다.
또한, 조직 차원에서는 ▲조직 내 IT 자산에 대한 수시 보안 점검 및 패치 적용 ▲보안 솔루션 활용 및 내부 임직원 보안교육 실시 ▲관리자 계정에 대한 인증 이력 모니터링 ▲멀티팩터인증(MFA) 도입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전성학 안랩 연구소장은 “상반기 위협 트렌드를 보면 공격자들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수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개인은 기본 보안수칙을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하고, 조직은 솔루션 적용부터 위협정보 확보, 구성원 교육까지 통합적 관점에서 보안 체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