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거세지는 사이버 위협, 민관 협력과 국제 공조로 대응해야”
“무차별적인 사이버 공격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사이버 안보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큽니다. 모두가 안전하게 보호 받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 대한민국을 위해 힘을 모을 때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2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서 이 같이 밝혔다.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정보원, 행정안전부를 비롯해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현장에는 한덕수 총리를 비롯해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백종욱 국정원 3차장,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국내외 정보보호 산·학·연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한덕수 총리는 축사를 통해 정부 차원의 사이버 안보 대응 방향을 소개했다. 크게 4가지 줄기를 통해 거세지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는 게 골자다.
우선 민간과 공공의 역량을 합쳐 거센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겠다는 게 한 총리의 말이다. 그는 “예측하지 못한 보안 공백까지 대응하기 위해서는 민간과 공공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서로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는 범정부 협력체계를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보안 체계 또한 방향을 바꾼다. 기존의 탐지와 보호 위주에서 적극적인 대응에 초점을 맞춘다.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을 위협 대응 기술 중심으로 확대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 정보보호 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한 총리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과의 협력 등 국제 공조를 통해서도 사이버 위협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국제 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정보보호 관련 인재 양성에도 팔을 걷어붙인다. 우리나라는 지난 4월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정보동맹 확대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 총리는 당시 체결한 ‘사이버 안보 협력 프레임 워크’에 대해 “글로벌 사이버 위협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국제 해킹 조직에 맞서기 위해 우방국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사이버 범죄 근절을 위한 공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보보호 인재 양성 과정 강화 등 필요한 지원을 이끼지 않겠다”면서 “산업 현장과의 연계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민관 힘 모아 선제적 대응 강화
이날 함께 열린 ‘국제 정보보호 컨퍼런스 2023’ 기조연설에 나선 국가사이버위기관리단의 최준호 단장은 민관 협력을 통한 사이버 위협 대응 체계를 소개했다.
최준호 단장은 “최근에는 정보 교류 확대와 기관별 공조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부와 민간이 가진 위협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각 기관의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한 효율적인 조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5월 국가안보실과 국정원을 주축으로 한 국가사이버위기관리단 운영이 본격화됐다.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한 관리단은 국정원이 운영하던 조직을 확대해 사이버 위협 파악과 대응, 위기 분석 등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해킹 위협에 종합대응 역할을 맡는다.
최 단장은 “사이버 위기 대응 체계를 일원화해 정부와 민간의 양방향 소통을 이어가겠다”며 “합동 조사와 분석, 대국민 정보제공, 유관기관 협력 등 종합 대응 체계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향후에는 사이버 보안 업무 규정의 법적 근거 마련을 지원하고, 새로운 협력 모델로 거듭나는 데 힘쓰겠다는 게 최 단장의 말이다.
한편 정부에서는 과기정통부와 국정원이 마련한 양자내성암호 전환 마스터 플랜(안)을 소개하며 향후 국가 암호체계의 변화를 예고했다.
마스터플랜은 ▲2024년까지 국가 중장기 암호체계 전환 방향 수립을 위한 세부 계획 마련 ▲‘범국가 암호체계 전환 추진단’ 설치를 통한 2030년까지 양자내성 암호체계 전환을 위한 이행기반 마련 ▲2035년까지 양자내성암호로의 전환을 위한 기술·정책 지원체계 구축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최종안은 추가적인 범정부 차원의 검토를 거쳐 추후 확정할 예정이다.
다양한 정보보호 제품 전시…유공자 포상도
행사는 이 밖에도 다양한 부대행사가 이목을 끌었다. 사이버 공격 방어대회를 비롯해 ‘정보보호 제품 전시회’가 마련돼 참가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전시회에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최적화 전문기업인 파이오링크, 신속확인제 승인 1호 기업인 에프원시큐리티 등이 우수 정보보호 제품을 소개했다. 이를 비롯해 굿모닝아이텍, 노르마, 안랩, 이글루코퍼레이션, 엔키, 소프트캠프, 수산아이엔티, 지니언스, 지란지교시큐리티 등 총 24개 부스가 참관객을 맞았다.
정보보호 유공자 시상식에서는 이민수 한국통신인터넷기술 대표가 철탑산업훈장을 받았고, 이동휘 동신대 교수와 박노형 고려대 교수 각각 근정포장을 받았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정보보호는 개인과 기업을 넘어 국가 안보 차원에서 대응해나가야 할 디지털 시대의 핵심 어젠다”라며 “국민, 기업,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 강력한 사이버안보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안전한 디지털 대한민국을 구축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