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는 슈퍼앱이 될 수 있을까

트위터가 파랑새 로고와 이별하고, ‘X’라는 새로운 로고를 도입한다. 트위터를 소유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곧 트위터 브랜드, 점진적으로는 모든 새와 작별을 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X’는 머스크가 오래전부터 밀고 있는 알파벳이다. 2017년 페이팔로부터 x.com이라는 도메인을 구입했다.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 ‘X Corp’라는 회사를 설립해 트위터 법인과 합병시킨 바 있다. 머스크의 우주탐사 기업은 스페이스X이며, 최근 새롭게 만든 AI 기업명도 X.AI다.

X는 일반적으로 ‘미지수’나 ‘모든 것(everything)’을 의미하는 알파벳이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중국의 ‘위챗’과 같은 슈퍼앱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는데, X는 이런 비전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부터 “’모든 것의 애플리케이션’인 ‘슈퍼앱’을 개발하겠다”면서 “트위터 인수는 모든 것의 앱인 X를 만드는 촉진제”라고 밝힌 바 있다.

슈퍼앱이란 결제, 교통, 커머스 등 생활에 필요한 필수적인 기능이 담겨있는 앱을 말한다. 스스로 모든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제3의 파트너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장을 제공하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가장 대표적인 슈퍼앱으로는 중국의 위챗이 꼽힌다. 위챗은 중국인의 90%가 사용하는 앱으로 하나의 앱에서 금융, 모빌리티, 쇼핑, SNS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중국에서 위챗은 단순히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 아니라, “위챗이 곧 모바일 세상”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강력한 파워를 자랑한다. 위챗에 채널(카카오의 플러스 친구 같은 개념)을 열지 않고 모바일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사실상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위챗 이외에 중국의 알리페이, 동남아의 그랩, 중남미의 메르카도 리브레 등이 슈퍼앱으로 분류된다.

슈퍼앱이 되기 위한 트위터의 첫단계는 결제도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결제는 모든 슈퍼앱의 기본 기능이다. 올초 파이낸셜타임즈는 트위터가 결제시스템 개발에 돌입했으며 각 규제기관에 관련 라이선스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트위터는 P2P 거래, 예금 계좌, 직불 카드와 같은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11월 미 재무부에 결제 프로세서로 등록했으며, 미국에서 승인을 받으면 해외에서도 관련 라이선스를 취득할 계획이라고 한다.이를 통해 이용자가 다른 창작자에게 직접 보상을 하거나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구입하고, 상호간에 지불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소셜 트레이딩 플랫폼 이토로(eToro)와 제휴를 맺고 사용자가 주식, 가상자산, 기타 금융자산 등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5월에는 기술인재 채용 플랫폼 래스키(Laskie)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를 활용하면 트위터를 링크드인처럼 구인구직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의 린다 야카리노 CEO는 “이러한 변화에는 한계가 없다. X는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일론 머스크와 저는 우리 팀, 모든 파트너와 협력하여 X를 세상에 선보일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위터의 슈퍼앱 전략에 부정적 의견도 적지 않다. 악시오스 비즈니스 에디터 댄 프리맥은 “아시아에서 슈퍼 앱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많은 지역에서 연결성이 좋지 않아 사람들이 수십 개의 앱을 다운로드하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트위터의 슈퍼앱 전략은) 시대착오적인 꿈처럼 느껴진다”고 평했다.

물론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핀테크 컨설턴트이자 ‘캐시리스(Cashless)’라는 책의 저자인 리차드 투린은 지난 4월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전략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갑자기 결제 및 금융 세계에 진입하게 되고 신원확인이 까다로워지는 점 등 구현은 생각보다 오래걸리고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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