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구글, 광고 사업 매각 권유”

유럽연합(EU)이 구글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광고 사업 매각을 권유했다. EU가 구글의 시장지배력 남용에 대해 과징금을 부여하고 시정명령을 내린 적은 있지만, 특정 사업을 매각하라고까지 권유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EU 집행위원회는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발부했다고 14일(현지시각) 밝혔다. 이 보고서는 예비 조사를 통해 확인된 법적 위반 사항을 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구글이 퍼블리셔 광고 서버와 광고 구매 플랫폼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DFP(광고 서버)가 운영하는 광고 경쟁 거래소의 입찰가를 경매에서 자사의 광고 거래소인 adX에 미리 알려줬다는 것이다. 또 구글 애즈(광고 구매 플랫폼)는 타사 광고 거래소에는 입찰하지 않고 구글의 AdX에만 입찰을 했다는 사실도 위원회는 지적했다.

위원회는 “구글의 의도적인 행위가 자사 광고 거래소인 ‘AdX’에 경쟁 우위를 부여하고 다른 광고 거래소를 경쟁에서 배제했을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구글 AdX의 역할을 강화하고, 높은 수수료를 부여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평했다.

위원회는 특히 행태적 조치(behavioural remedy)가 구글의 행위를 막는데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행태적 조치란 경쟁제한 정도가 심하지 않을 경우, 독점 사업자의 구조를 변경하는 대신 영업 방식을 시정하도록 하는 조치다. 경쟁제한 정도가 심하면 자산이나 소유구조를 바꾸는 구조적 조치를 취한다.

위원회는 “구글은 퍼블리셔 광고 서버와 광고 구매 플랫폼 시장 모두에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는 동시에 광고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내재된 이해상충이 발생하기 때문에 구글이 서비스 일부를 의무적으로 매각하는 경우에만 경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르그레테 베스타저 EU 반독점 분과위원장은 “우리가 매각을 요청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면서 “ 매각까지 고려한 이유는 애드 테크 비즈니스의 역학구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아직 공식적으로 매각을 요청하지는 않았으며 단지 가능성으로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만약 구글이 EU의 제안을 수용한다면 AdX 매각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미 법무부 역시 AdX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미 법무부는 올초 “(AdX는) 골드만삭스나 시티은행이 미국 증권거래소를 소유하고 있는 것과 같다”며 “이 거대 기술 기업의 광고 기술 사업을 해체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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