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모바일게임이 9주년? 서머너즈워 ‘롱런 이유 있었네’
컴투스(대표 이주환)가 지난 24일 광명 아이벡스(IVEX) 스튜디오에서 글로벌 히트작 ‘서머너즈워’ 9주년 업데이트 쇼케이스를 열었다. 서머너즈워는 컴투스는 물론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모바일게임이다. 출시 후 9년간 다운로드 1억9000만건에 누적 매출만 3조원이 넘어간다.
PC플랫폼이 아닌 모바일에서 출시 9주년을 맞은 게임은 업계 내에서 손꼽힌다. 어깨를 견줄 게임으로는 넷마블 ‘몬스터길들이기’, 라인게임즈(옛 넥스트플로어) ‘드래곤플라이트’, 위메이드플레이(옛 선데이토즈) ‘애니팡1,2’ 등이 있다. 게임 서비스는 유지되고 있으나, 그동안 사명이 바뀐 곳이 생겼다. 그만큼 오랜 기간이다.
국내가 아닌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컴투스 ‘서머너즈워’의 브랜드 인지도에 견줄 모바일게임은 사실상 전무하다. 북미 등 서구권에서 여전히 인기 게임이다. 서머너즈워:백년전쟁, 서머너즈워:크로니클 등 IP 다변화로도 입지를 다졌다.
적응 안되는 이 진지함은 무엇?
보통 신작 또는 업데이트 쇼케이스를 방문하면 떠들썩한 분위기가 내내 유지된다. 개발진이 말 한마디에 환호성이 오간다. 그러나 서머너즈워 9주년 쇼케이스는 달랐다. 수많은 게이머 중 300명을 추려서 현장에 불러모았는데도, 무척이나 조용했다. 교수님 스타일의 개발진 발표를 고려해도, 너무 잠잠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업데이트 발표가 끝나고 이용자 보상 발표 시엔 환호성이 연거푸 터져 나왔다. ‘이래야 쇼케이스지’라며 그때야 웃음이 지어졌다. 게이머들이 원래 이 정도 진지했었나 되짚어보면, 서머너즈워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서머너즈워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캐릭터 조합(덱) 게임이다. 출시 당시엔 ‘쉬운 게임’이 시장 대세였다. 그런데 컴투스는 유행을 거스르는 선택을 한다. ‘어려운 게임’을 들고 나온 것이다. 출시 간담회 당시 멘트가 어렴풋이 기억난다.
“‘서머너즈워’는 이용자를 귀찮게 하고 게임이 어렵습니다. 옛날 RPG에 가깝다고 보면 됩니다. 이용자를 고민하게 해 해법을 찾게 만듭니다. 어려워야 이겼을 때도 기쁠 거 아닌가요.”(정민영 컴투스 PD)
기억이 맞았다. 서머너즈워는 처음부터 진지했다. 9년 정도 업력을 이어오다 보니 게임 특성에 부합하는 진지한 게이머들이 뭉쳐 꾸준히 즐기는 게 아닌가라고 나름 분석해본다. 독자적 영역을 구축한 것이다. 개발진은 10년 20년 가는 게임을 목표했다. 쇼케이스를 보니 앞으로 쭉 가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표님이 직접 플레이하고 답변까지’ 서머너즈워 계속 할 것
쇼케이스 유튜브 생중계 댓글을 보면, 이주환 대표가 직접 질의응답 자리에 나온 것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는 게이머들이 보인다. ‘대표님이 게임을 직접 하시고 열정과 애정을 가지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았다’, ‘확실히 대표님이 직접 Q&A 하시는 거 보고 서머너즈워를 계속 해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등 긍정적인 댓글 반응이 눈에 띈다.
이주환 대표는 쇼케이스 인사말에서 “서머너즈워를 9년 넘게 하루도 쉬지 않고 플레이했다”고 밝혔다. 기자가 여러 쇼케이스를 다녀봤지만, 해당 게임의 개발진이 아닌 대표나 고위임원이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게임을 즐겼다고 공식석상에서 밝힌 적은 처음이다.
그는 솔직한 심정도 전했다. 이 대표는 “매일 두근거리는 마음을 느끼고 있다면 그건 거짓말일 거 같다”며 “특정 부분엔 무뎌지기도 하고, 루틴해지기도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9주년 업데이트 취지에 대해서 “서머너즈워를 돌이켜봤을 때, 낡았다고 보이는 부분은 과감히 재정비하면서 재미있는 플레이 비중을 더 높이고자 했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업데이트하고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더하는 게 아니라 내려놓겠다
뒤이어 쇼케이스에 나선 김태형 서머너즈워 PD는 “즐길 거리가 충분히 많은 게임으로 새로운 것을 더하기보다 기존 요소를 어떻게 더 재미있게 할까 얘기를 많이 했다”며 “특히 ‘무엇을 내려놓을까’ 얘기를 많이 했다”고 재차 업데이트 취지를 짚었다.
그는 “업데이트는 두 번에 나눠서 진행한다”며 “한 번에 선보이고 싶은 생각이 있었으나, 콘텐츠 분량이 방대하기도 하고, 너무 큰 변화가 발생하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쇼케이스에서는 카이로스 던전 내 ‘정령의 던전’과 ‘심연의 층’ 스테이지 등 공략의 재미와 보상 획득의 효율성을 높이는 신규 콘텐츠가 공개됐다. 빠르고 편리한 성장을 돕는 룬과 아티팩트, 새로운 진화 시스템도 소개됐다. 특히 실패 없는 룬 강화 시스템을 공개했을 때, 함성이 터졌다. 아티팩트를 최종형으로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개편안 발표에도 뜨거운 호응이 있었다.
컴투스는 업데이트를 통해 턴 획득 및 공격 게이지 흡수 로직을 변경하는 등 보다 일관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해 ‘서머너즈 워’ 본연의 전략 전투의 묘미를 강화한다. 김태형 PD는 “이번 업데이트로 게임 본연의 재미를 전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