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선 뽑아도 안 꺼지네’ HP코리아, 신개념 고성능 데스크톱 공개
전문가용 워크스테이션 ‘Z5 퓨리(FURY) G5’ 출시
최소 가격 500만원대…그래픽처리장치 4개까지 장착
HP코리아(대표 김대환)가 22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통해 ‘HP Z8 퓨리 G5(HP Z8 Fury G5)’ 데스크톱 워크스테이션을 비롯한 새로운 Z by HP 포트폴리오를 선보이고 국내 기업용 PC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김대환 대표는 “HP는 미래를 준비하자라는 의미의 ‘퓨처 레디(Future Ready)’ 비전을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에 맞춰 보다 강력하고 생산적인 컴퓨팅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새로운 ‘Z by HP 워크스테이션’은 차세대 PC에 걸맞은 성능, 확장성 및 보안 기능을 탑재해 전문 작업이 필요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 핵심 솔루션으로 활용될 것 “이라고 전했다.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책상 위 업무머신’ 발열관리 자신감
이날 공개한 워크스테이션 Z시리즈 최상위 제품이 ‘Z5 퓨리 G5’다. 이 제품엔 파워서플라이 2개가 장착돼 실시간 스위칭(전환) 가능한 기능을 넣었다. 현장에서 전원선 하나를 강제로 뽑아도, 구동에 문제가 없었다. 남아있는 파워서플라이가 전력을 공급한다. 예상치 못한 기기 고장으로 인한 전력 사고를 원천 차단했다.
차성호 HP코리아 워크스테이션 카테고리 매니저는 “현업에서 안정성 니즈가 많았다”며 “듀얼 전력 공급은 데스크톱 최초이지 않을까 한다”고 힘줘 말했다.
HP는 향상된 열 처리 기술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흡기와 배기가 원활하도록 내부 통로를 확보하고, 베이퍼 챔버 설계를 강화했다. PCI 슬롯마다 공간 여유를 둬 더운 공기가 내부에 덜 머물도록 했다. 적응형 팬 컨트롤로 팬 소음도 잡았다. 스펙시트에 따르면 액티브 모드에서도 소음이 29데시벨(db)이다. 도서관 소음이 보통 30~39데시벨 수준으로, Z5 퓨리 G5는 책상 위에 두고 써도 소음이 거슬리지 않게 했다.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업무머신’인 셈이다.
가격대는 최소 500만원대부터다. 모든 사양에 욕심을 낸다면 5000만원을 넘길 수 있다. 제품엔 최대 56코어 기반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인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와 최대 4개의 엔비디아(NVIDIA) 쿼드로 RTX A6000 그래픽처리 카드를 탑재할 수 있다. 최대 8개의 5세대 PCIe 슬롯을 활용할 수 있다. 저장용량은 최대 120테라바이트까지 지원한다. 안정성을 갖추면서도 극한의 컴퓨팅 성능을 구현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신제품은 기기 전면에서 전원 온오프와 상관없이 저장장치를 탈부착할 수 있다. 방송 업계 등 현업 니즈를 고려해 4개의 핫스왑(hot-swap) NVMe 저장장치를 넣었다. 외부인이 저장장치를 탈착할 수 없도록 물리적인 잠금 장치도 적용했다.
하이브리드 업무로 진화…HP, 포트폴리오 완비
소병홍 HP 퍼스널 시스템 카테고리 전무는 최근 PC 시장에 대해 “올해 PC시장이 힘들다. IDC 발표 기준으로 지난 1분기 PC 출하량이 전년동기 대비 29% 정도 줄었다”며 “구매 연기나 예산 축소 영향이 있다”고 솔직한 현황을 전했다.
소 전무는 이어서 “그러면 계속 (출하량이) 경감할 것이냐 질문을 많이 받는데, 기업 시장의 수량 예측을 보면 향후 연평균성장률이 4.4%로 늦은 하반기부터 지속 성장할 것이라 본다”며 “2024년부터 하이브리드 워크, 유연근무가 시작돼 집에서도 생산성 확보를 위한 환경 구축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P에 따르면 앞으로 가정에서도 생산성 업무를 위한 오디오 비디오 솔루션과 듀얼모니터 또는 울트라와이드 모니터 등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사무실에선 협업 중심으로 업무 환경이 바뀌어 관련 솔루션 공급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HP는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원격 데스크톱 솔루션 업체인 테라디시(Teradici)를 인수한 바 있다. 기업용 헤드셋 등 PC 주변기기로 유명한 폴리(Poly)도 그해 인수했다. 이를 통해 차세대 사무공간과 하이브리드 업무를 위한 완벽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소 전무는 “원격접속 솔루션인 ‘HP애니웨어’를 이용하면 재택을 하면서도 사내 데스크톱에 리모트 접속해 성능을 온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당장은 PC시장이 힘들지만, 마켓 선두주자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HP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자사 제품에 해양 플라스틱(ocean bound plastic)을 활용해 세계에서 가장 지속가능성이 높은 PC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HP는 Z by HP 워크스테이션이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서 실제 활용된 사례를 소개했다. 김찬란 Z by HP 글로벌 앰배서더(캐글 마스터, 비영리 머신러닝 커뮤니티 가짜연구소 대표)가 나서 대용량 데이터를 다루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게 뛰어난 연산 성능과 최적의 데이터 분석 환경을 지원하는 하드웨어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짚었다.
그는 Z by HP를 활용해 작업 세팅 및 분석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언급하고 사전 탑재된 ‘Z by HP 데이터 사이언스 스택 매니저(Z by HP Data Science Stack Manager)’로 맞춤형 소프트웨어 스택을 설계할 수 있어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 업무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향상시켜 준다고 덧붙였다.
김찬란 앰배서더는 “모든 사람들이 챗GPT를 무료로 사용하고 케이스 스터디를 하면서 거대 언어모델이 확산될 수 있었다”며 “라마(LLaMA), 비쿠나(Vicuna) 등 모델도 공개돼 기술의 민주화를 이끌었지만, 워크스테이션 성능을 갖춰야 사용 가능하다. 업무 효율화를 위해 장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