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고 붙이고’ NHN, 이번만큼은 정통 게임 띄운다
NHN게임스위크 첫 개최…게임사업본부 역량 강화
업계 평가 ‘웹보드 잘하는 게임 1.5군’
정통 게임 흥행작 확보한 1군 대열 노려
‘다키스트데이즈’, 통합 게임사업본부 첫 시험대
“지난해 게임본부가 NHN에 통합될 당시, NHN이 다시 한번 강한 성장 동력을 얻게 됐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이번 행사를 보면서 게임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정우진 엔에이치엔(NHN) 대표가 지난주 열린 ‘NHN게임스위크’ 행사 현장에서 이같이 말했다. 회사는 모바일 시대에 발 빠르게 움직이겠다는 목표로 게임 스튜디오를 분사시켰으나, 지난해 게임사업본부로 통합한 뒤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처음 다양한 프로그램을 앞세운 내부 행사를 마련했다. 490여명 임직원이 모였다.
NHN게임스위크 행사는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팀을 구성해 게임 기획, 개발 및 프로토타입을 완성하는 게임잼 ▲제작/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내부 강연 및 체험, ▲업계 트렌드 등 직무 관련 외부 강연 등이 진행됐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주요 게임사들이 진행하는 사내 경연, 지식 공유 행사와 비슷하다.
정 대표는 “게임본부 임직원 모두 NHN을 이끄는 핵심사업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고, 이번 게임스위크의 경험을 소중히 간직하고, 즐거운 NHN 게임 문화를 이어나갔으면 한다”고 임직원 대상으로 행사 취지를 알렸다.
현재 외부에서 보는 NHN은 게임업계 1.5군이다. 회사 브랜드 대비 실질적인 입지는 약한 편. 최고 정점을 찍은 시기가 2011년 대형 야심작 ‘테라’를 내놨을 때다. 화제 몰이에 성공했고, PC방 점유율 1위 타이틀 자리도 꿰찼다. 그 이후 탄력을 받아 중량급 게임을 다수 선보였으나, 반짝 흥행 정도에 그치면서 차츰 힘이 빠졌다. 지금도 한게임 고스톱 포커 등이 인기를 끌어 웹보드게임 분야에선 1위 사업자다. 다만 정통 게임에서 애매한 위치다. 작년 게임 매출 1170억원 가운데 상당 비중이 웹보드게임과 일본에 안착한 라인 제휴 모바일게임이다.
회사가 게임 야심작을 띄우기 위한 본격적인 변화는 작년 7월 시작됐다. NHN이 NHN빅풋을 흡수합병했다. 그 이전 NHN빅풋을 중심으로 NHN픽셀큐브, NHN RPG를 통합했다. NHN빅풋까지 흡수해 본사에 게임사업 인력을 모아 전력투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당시 회사는 ‘다키스트데이즈’ 등 정통 게임과 함께 스포츠승부예측, 블록체인(P&E) 게임 등을 신사업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최근 시장 상황에선 국내 규제로 스포츠승부예측과 블록체인 게임에 힘주기가 쉽지 않다. 결국 정통 게임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시점이다.
NHN이 보는 최대 야심작은 올해 하반기 출시할 루트슈터 장르의 ‘다키스트데이즈(Darkest Days)’다. 다키스트데이즈가 NHN 통합 게임사업본부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루트슈터는 총싸움(슈팅)에 역할수행게임(RPG)의 육성과 아이템 획득(파밍)의 재미를 결합시킨 장르를 말한다. RPG 노하우를 확보한 국내 게임 기업이 강점을 보일 수 있는 분야다. 슈팅을 더해 서구권 진출까지 노린다. 이 장르가 시장 트렌드로 떠올랐다. 주요 기업이 앞다퉈 개발 중으로 NHN도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출시 시점만 보면 NHN 대응이 발 빠른 편이다.
다키스트데이즈의 구체적인 게임 콘텐츠는 미공개다. 외부 공개된 정보는 ▲생존을 위한 전투와 탐험이 가득한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루트슈터 게임 ▲PC와 모바일 이용자 모두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 지원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 ▲전세계 모든 이용자가 함께 플레이할 수 있도록 글로벌 원빌드 출시 등이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