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 변동을 알고 싶으면 금 시세를 보라?

금 값 상승이 비트코인 시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두 자산의 가격이 동시에 움직이는 성향이 강하며, 투자자들 또한 금과 가상자산을 기존 금융자산의 대안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1일(이하 현지시각)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다국적 투자은행 JP 모건은 “비트코인의 가격이 지난해 말 비트코인 당 1만5000달러 안팎에서 지난 4월 3만달러를 넘어섰다”며 “최근 금 현물 가격이 20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비트코인의 시세가 4만50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1일 오후 3시 51분 기준, 국제 금 시세는 전날 대비 3.1% 하락한 약 1960달러이며,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1.29% 하락한 2만6821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들의 상관관계는 법정화폐, 주식, 채권 등 기존 금융 자산이 약세 압력을 받을 때, 대체자산으로 부각되면서 집중받기 시작했다. 이들은 모두 경기 침체, 경계 심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선호도가 높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국제금융시장 내 변동성이 커지면서 비트코인과 금이 외환보유액 손실을 메워줄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이라고 불릴 정도다. 특히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등 글로벌 은행들의 경영 위기가 촉발되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SVB 파산 사태가 벌어진 뒤 비트코인의 시세는 최대 37%까지 올랐으며, 금 선물 가격은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은행에서 빠져간 유동 자금이 금과 비트코인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고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것이 이들의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질수록 대표적인 실물자산인 금과 대표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이 상승한다는 이야기다.

빗썸경제연구소가 공개한 ‘흔들리는 Fiat Money, 비트코인 수요 급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국 파운드화 위기 속에서도 비트코인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바 있다. 지난해 9월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1.06달러로 역대 최저치까지 급락했지만 같은 날 파운드화로 거래되는 BTC의 거래량이 평소 10배 이상 폭증한 것이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 금 또한 신흥국 중앙은행의 매입량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통 금융을 믿지 못하고 금과 가상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은 남미 등의 외환보유액(미국 달러)이 부족해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신흥국에서 종종 발생하는 현상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며 “러시아 자산 동결 여파로 친러 성향을 가진 신흥국들의 금 보유 유인이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매입 규모는 총 228톤으로 2000년 통계 발표 이후 최대 규모다.

한편,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라는 것에 대해 단기적인 추세일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웹3 지갑에 직접 보유할 경우 자가 수탁 형태이기 때문에 뱅크런에 대한 우려가 없다”면서도 “비트코인과 금은 가격 상관관계가 높아졌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전통적으로 증시 등의 위험자산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단기적인 추세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리서치업체 베타파이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것에 의견이 엇갈리지만,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이 금과 가상자산을 비교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여전하다”며 “앞으로 비트코인은 미국에서 많은 규제 역풍에 직면해 시세가 떨어질 수 있지만, 금의 도움으로 시세 반등 기회에 자주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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