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쿡신문] 도둑을 잡기 위해 안면인식 허용해야 할까

외쿡신문 : 주 1회 글로벌 테크 업계 소식을 전합니다.


도둑을 잡기 위해 안면인식 허용해야 할까

최근에 뉴욕타임즈에 실린 흥미로운 기사 하나를 소개합니다. 영국에서 좀도둑을 잡기 위해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하는 소매점이 늘고 있다는 뉴스입니다.

요주의 인물이 매장에 들어올 경우 관리인에게 알림을 준다고 합니다. 다른 매장에서 도둑질을 했던 경험이 있는 인물이나 블랙 컨수머로 등록된 이가 알림의 대상이 됩니다. 알림을 받은 관리인은 그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예의 주시 하거나 입장을 통제할 수 있겠죠?

안면인식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좀도둑 잡는데 사용한다는 게 다소 과잉 같기는 한데, 소매점주 입장에서는 상품을 분실하는 경우가 많아서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합니다. 월 40만원 정도를 내면 이 기술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안면인식은 논란이 많은 기술입니다. 얼굴을 인식한다는 것은 사람의 얼굴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 둔다는 의미입니다. 입장하는 사람의 얼굴과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사람의 얼굴을 비교한다는 의미니까요. 누군가 허락없이 내 얼굴 사진을 저장해두고 있다면, 좀 꺼림직하죠?

정부의 엄격한 통제 아래 간첩이나 테러리스트를 잡는데 쓸 것 같은 이 기술이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사용된다니 다소 당황스럽네요.

슈머마켓뿐만이 아닙니다. NBA 구단 뉴욕닉스의 홈구장인 매디슨스퀘어가든의 소유주인 MSG 엔터테인먼트는 자사를 고소한 변호사들이 자신의 구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싫어하는 변호사가 뉴욕닉스 경기보러 오자 안면인식 프로그램으로 찾아내서 막은 거죠. 뉴욕에서는 안면인식이 합법이라고 합니다. 뉴욕 시장인 에릭 아담스는 소매업체가 범죄와 싸우기 위해 이 기술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기술은 100%가 아닙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틀릴 때가 있죠. 영국 브리스톨의 한 슈퍼마켓에서 우유를 사던 여성이 매장에서 쫓겨났는데, 안면인식 솔루션의 오판이었다고 합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안면인식 정보는 민감한 개인정보로 취급되기 때문에 동의없이 수집하는 것은 위법입니다. 실제로 정부청사에서 안면인식 기반의 출입시스템을 운용했다가 개인정보침해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의 은밀한 암투

지난 22일부터 5일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대한 청문회가 진행됐습니다.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제기한 ‘마이크로소프트 액티비전 인수 중단 가처분 신청’에 의한 것입니다. FTC는 8월 2일에 시작될 본안 소송에 앞서 가처분 신청이 승인되기를 원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블리자드를 700억달러(91조원)에 인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FTC는 콘솔 게임 시장 독점을 우려하며 이를 반대하는 상황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FTC의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면 골치 아파 집니다. 계약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7월 18일까지 이번 인수를 종료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액티비전에 30억 달러의 이별 수수료를 지불하거나 조건을 재협상해야 합니다.

이 거래는 전세계 공정거래위원회가 주목하고 있는 사안입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지난 4월 거래를 차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는 항소했고요.

청문회에서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콜오브듀티 독점에 대해 소니가 걱정하지 않는다는 폭로입니다. 소니는 이 거래를 굉장히 반대해 왔는데, 그 첫번째 이유로 콜오브듀티 독점을 들어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을 인수하면 소니는 더이상 콜오브듀티를 서비스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죠.

그러나 법정에서 소개된 소니의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책임자인 짐 라이언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인수가 콜오브듀티 같은 게임을 독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소니는 계속 게임 타이틀을 빼앗길 것 같은 두려움을 표해왔는데, 사실 이게 연기였다는 얘기죠.

반대로 마이크로소프트 내부 이메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패스 사업을 준비하며 소니만을 경쟁상대로 생각했고, 소니를 시장에서 쫓아내고 싶어했다는 걸 보여줍니다.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 책임자인 맷 부티가 재무책임자에게 쓴 이메일을 보면 “소니를 쫓아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서 “(소니와의 콘텐츠 수급 경쟁을 위해) 20~30억 달러를 쓰겠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당시는 클라우드 게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구글, 아마존 등이 시장에 뛰어들 때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이나 아마존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오직 소니만을 경쟁상대로 생각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기술력이 아닌 콘텐츠 수급이 더 중요한 경쟁요소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이 분야는 소니가 최강자죠.

마이크로소프트의 연속적인 게임회사 인수는 엑스박스라는 하드웨어보다 게임패스라는 구독모델에 목적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콘텐츠 수급을 위해 베데스다와 액티비전를 인수했는데, 이메일에 언급된 20~30억 달러의 20~30배 더 많은 돈이 쓰였네요.

미 정부, 엔비디아 AI 반도체 중국 수출 막을까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수출 제한을 강화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WSJ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중국에 반도체를 수출하려면 먼저 정부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는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지난 해 10월 발표된 수출 통제 조치를 성문화하는 것입니다.

이 조치에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건 엔비디아라고 합니다.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을 위해 A800이라는 제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는 이 회사의 유명한 AI 반도체 A100의 성능을 떨어뜨린 모델입니다. 고성능 칩의 중국 수출을 정부가 막자 이를 우회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규제가 실행되면 A800도 수출이 제한된다고 합니다.

심지어 미국 정부는 클라우드에서 GPU 인스턴스도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반도체를 직접 수출하는 대신 컴퓨팅 파워를 수출하는 우회로도 막겠다는 것입니다.

이런 움직임은 중국의 AI 경쟁력 강화를 막겠다는 미국 정부의 강한 의지가 엿보입니다. AI를 단순히 기술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안보의 관점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AI 기술은 실제로 무기를 강화하는데 사용될 수도 있고 사이버 전쟁에서 활용도도 높기 때문에 안보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규제가 언제 실행될지는 불명확하다고 WSJ는 전했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7월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방문 전에 중국을 화나게 할 정책을 실행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EU, 디지털 유로화(CBDC) 법제화 추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C)가 디지털 유로화 개발을 위한 입법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EUC는 28일 디지털 유로화의 법적 규제 사항을 담은 법률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디지털 유료화는 달리 가치가 전자적으로 저장되며 이용자간 자금이체 기능을 통해 지급결제가 이루어지는 화폐(CBDC)를 말합니다.  실물 화폐가 없다는 점은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와 비슷해 보이지만, 중앙은행이 통제하는 법정통화이기 때문에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하지 않습니다. 입법 절차가 마무리되면 유럽중앙은행이 최종 발행 결정을 내릴 방침이며, 이르면 2027년께 도입될 것이라고 합니다.

CBDC는 유럽뿐 아니라 전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도 지난 2020년 CBDC의 연구를 담당하는 조직을 꾸려 기술 실험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2년 3월 디지털 달러 발행의 위험과 이점을 평가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다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 1월 디지털 버전 출시 여부를 의회가 결정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CBDC가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금리체계의 형성과 은행 예금의 감소 등으로 통화정책의 유효성과 금융안정성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또 실물 화폐와 달리 거래 내역이 모두 기록되기 때문에 정부가 개인의 거래 내력을 엿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애플, 유럽 온라인 안전법 반대 의견 표력

애플이 영국의 온라인 안전 법안(OSB)에 반대의견을 개진했습니다. OSB는 아동 성착취를 막기 위해 플랫폼에서 오가는 대화나 파일을 (기술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한 법안입니다. 우리나라의 N번방 방지법과 유사하지만 개인의 대화도 모니터링의 대상이 된다는 점은 다릅니다. N번방 방지법은 오픈채팅방만 모니터링 대상입니다.

가장 큰 논란은 종단간(End-to-End) 암호화가 적용된 채팅방입니다. 종단간 암호화란 메신저를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이외에는 그 누구도 대화 내용을 볼 수 없도록 암호화하는 있는 기술입니다. 메신저 개발사도 그 메시지 내용을 알 수 없죠. 그런데 OSB는 비밀채팅방에서도 아동성착취 여부를 살펴볼 권한을 정부에 부여하고 있습니다. 메신저 업체 입장에서 보면 종단간 암호화를 하지 말라는 요구나 다름이 없는 거죠. 왓츠앱, 시그널, 바이버 대표 등 주요 메신저 업체는 이미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는데, 애플도 뒤늦게 이 대열에 합류한 것입니다.

애플은 성명에서 “종단 간 암호화는 언론인, 인권 운동가, 외교관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중요한 기능이며, 시민이 감시, 신원 도용, 사기, 데이터 유출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능”이라며 “OSB는 이러한 보호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영국 시민들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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