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시장 중심된 ‘밈 코인’, 투자 광풍 부는 이유는?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서 ‘밈 코인(Meme coin)’의 상승 추세가 심상치 않다. 영미권 온라인 커뮤니티 인기 캐릭터인 ‘페페 개구리’를 기반으로 만든 가상자산 ‘페페코인’이 최근 시가총액이 10억달러(1조3100억원)을 돌파한 것을 시작해 생성 AI 기술을 활용하는 ‘AI도지’ 또한 최근 100만달러가 넘는 자금이 모였다.

밈 코인이란 인터넷과 SNS에서 비롯된 ‘밈’이나 농담, 캐릭터로부터 뻗어나온 가상자산을 말한다. 특정 사용처를 기반으로 두고 있다기보단 단순한 흥미나 재미, 커뮤니티 참여적 성격이 강하다.

밈 코인은 특히 20-30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끄는 모습이다. 지난달 출시된 페페코인은 출시 3일 만에 2200% 이상 가격이 급등하며 시가총액 기준으로 100대 가상자산으로 치솟았다. 10일 오후 2시 20분 코인마켓캡 기준 페페 코인은 전날 대비 7.16% 상승한 0.002658원을 기록하고 있다. 페페코인은 바이낸스, 오케이엑스(OKX), 게이트아이오(Gate.io), 후오비 등의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돼있다.

코인이 떠오르는 이유?

가상자산 시장의 투기성을 비판하기 위해 탄생한 것과 모순되게 가상자산 시장의 중심에 서 있는 밈 코인. 코인게코에 따르면 현재 밈 코인의 전체 시가총액은 약 178억달러(한화 약 23조원)에 달한다.

밈 코인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건 화제성과 명성이다. 최근 밈 코인 열풍을 일으킨 ‘페페코인’ 또한 오랜 기간 인터넷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캐릭터 ‘개구리 페페’를 배경으로 한다. 인기 이유에 대해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BTCC는 “가장 인기 있고 유행하는 밈이 실제 가치와 커뮤니티를 가진 ‘자산’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에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시 이후 500% 이상 가격 상승을 기록한 ‘스폰지밥’ 코인 또한 인기 만화 스폰지밥에서 영감을 받은 가상자산이다. 스폰지밥 만화는 13개의 시즌을 이어가며 미국 내 가장 장수한 애니메이션 시리즈 중 하나다. 스폰지밥 코인은 지난 4일 탈중앙화 거래소 ‘유니스왑’에 상장했으며, 현재 시가총액은 약 19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밈 코인의 시초인 도지 코인 또한 지난 2021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의해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일론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지지하는 트위터 게시물을 수차례 올렸고, 이에 따라 도지코인의 가격 또한 급등한 것이다. 지난 2021년 도지코인의 가격은 4600% 이상까지 뛰었으며, 현재 시가총액은 약101억5800억달러(한화 약 13조)다. 이는 전체 가상자산 중 9위의 금액이다.

코인, 투자 괜찮나?

밈 코인의 인기에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들 또한 한 몫 했다. 페페코인의 시세 급등은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상장 소식이 알려지면서 불이 붙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거래소들이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이나 정확한 사용처를 가지고 있지 않은 밈 코인을 상장시키는 것에 대해 비판을 제기한다. 거래소들이 ‘수수료 이익’에 눈이 멀어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장중혁 블록체인경제연구소장은 “거래소가 밈 코인을 거래하는 것이 나쁘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거래소들이 이를 악용해 투기화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며 “규제당국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시장에 투기성이 강한 밈 코인을 상장하면 안 된다는 식의 언질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밈 코인들은 시장에 유통되는 발행량이 많거나 정해져있지 않아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밈 코인을 제외한 코인들이 적절한 유통 발행량을 결정해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총 발행량이 2100만개로 한정된 비트코인과 반대되게 페페코인은 4200억개를 발행하고 있으며, 도지코인 유통 공급량을 따로 정해두지 않았다. 또다른 대표 밈코인인 ‘시바 이누’ 또한 1000조개의 코인을 유통하고 있다.

거래소들은 수요가 있다면 상장하는 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의 수요가 크면 거래소 입장에서 상장 안 할 이유가 없다”며 “밈 코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고, 관련 수요가 있고 발전하면 하나의 건강한 자산이 만들어지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밈 코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이를 활용한 러그풀 사기 행위도 늘어나고 있다. 러그풀이란 가상자산 개발자가 갑자기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투자자금을 가지고 사라지는 투자회수 사기 행위를 말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배경으로 한 ‘오징어게임 코인’ 또한 밈 코인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사기로 판명된 바 있다. 관련 피해액은 140억원에 달한다.

비트코이니스트 등의 외신은 “최근 두 달간 러그풀로 의심되는 밈 코인 프로젝트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며 “사기꾼들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 밈 코인의 인기를 더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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