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열풍에 AI 적용 더 가속화하는 보안업계, 정식 출시는 언제?

보안업체들의 인공지능(AI) 적용 흐름이 더 빨라지는 모습이다. 이미 AI를 적용한 솔루션이 적지 않았지만, 챗GPT가 AI 적용 움직임을 더 가속하고 있다. 텍스트 생성AI를 활용해 보안 편의성을 높이는가 하면, 데이터 보호에 AI를 적용하기로 하는 등 새로운 솔루션 발표가 활발하다. 하지만 메시지만큼 실체가 명확히 드러난 것은 없어 제대로 된 변화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최근 막을 내린 세계 최대의 사이버 보안 행사 ‘RSA컨퍼런스(RSAC) 2023’에서는 AI가 화두였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보안 기업도 AI를 전면에 내세웠다. 로힛 가이(Rohit Ghai) RSA시큐리티 최고경영자는 AI 시대의 아이덴티티 보호 전략을 소개하며 챗GPT에게 보안 강화 방안을 묻는 등 AI가 보안업계 최대 행사의 문을 여는 모습이었다.

로힛 가이 RSA시큐리티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RSAC 2023 키노트에서 챗GPT에게 보안 강화를 위한 방안을 묻는 모습.

시스코도 ‘시큐리티 클라우드(Security Cloud)’의 업데이트 사항을 발표하고, AI를 활용한 확장 탐지 및 대응(XDR) 솔루션을 통해 보안 데이터 처리를 보다 빨리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챗GPT 기반의 ‘시큐리티 코파일럿(Security Copliot)’을 시연하는 등 AI가 보안 솔루션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잡은 모습이었다.

이미 보안업계에서는 AI 적용이 활발했다. 보안정보이벤트관리(SIEM)나 보안관제(SOC),  보안 오케스트레이션·자동화 및 대응(SOAR) 등  인텔리전스 고도화나 속도, 정확성 확보에 AI가 쓰였다.  여기에 최근 챗GPT 열풍이 AI 적용을 더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기존에는 머신러닝이나 딥러닝으로 위협 탐지 성능을 높이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생성AI가 보안업계의 주요 키워드로 추가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보안시장 분위기는 아직 솔루션이 완벽하게 실체를 드러내기도 전에 생성AI라는 메시지가 앞서는 모습이다. 실제 솔루션 성능은 윤곽이 흐릿한데 메시지 전파가 앞선다.

국내에서도 생성 AI와 관련한 보안 솔루션 개발 움직임이 활발하다. 하지만 공식 출시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은 ‘이글루XAI(가칭)’ 서비스의 개발을 완료했다고 3월 밝혔다. 위협 탐지모델의 판단 근거를 챗GPT를 통한 자연어 형태로 답변 받을 수 있어 보다 쉬운 위협 판단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생성AI 열풍 전부터 AI를 활용한 보안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한 기업이지만, 개발 완료 소식과 정식 출시까지는 시간차가 있다. 다음달 말까지 10여개 보안관제 사이트와 개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한 뒤 오는 7월쯤에야 일반 유저들도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글루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순차적인 시범 서비스를 통해 확인한 피드백을 토대로 고도화해 7월 중 일반 고객에게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파수 또한 지난달 중순 기자간담회를 열고 ‘파수 프라이빗 AI 어시스턴트 서비스(F-PAAS)’와, AI 프록시 등 생성AI와 관련한 솔루션 출시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빨라야 연내 출시, F-PAAS는 내년 이맘 때 윤곽 공개라는 입장이라 계획을 밝힌 데 그친 모습이다. 외산도 마찬가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시큐리티 코파일럿은 현재 프리뷰 버전으로 일반 버전 출시 시기는 미정이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어떤 식으로든 AI 기술을 붙였다고 설명하라는 게 최근의 회사 방침”이라며 “챗GPT 이후 AI가 주목받는 상황이니까 모든 기업이 이름(AI라는 표현)을 붙이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해 시장이 실제 기능보다는 메시지 전파에 쏠린 모습임을 시사했다.

단, AI로 인한 해킹 위협을 막는 데 보안 솔루션이 쓰이는 등 범위가 확대되는 건 반가운 일이다. 지란지교데이터는 챗GPT로 보내는 질의와 응답 내용을 모니터링하는 솔루션 ‘AI 필터’를 내놨다. 지정된 키워드나 문장 패턴 등이 탐지될 때 차단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AI를 직접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성AI가 촉발할 수 있는 위협을 막는 형태다. 지란지교데이터 측은 “개인정보 유출은 막고, AI 서비스 활용으로 인한 이점은 모두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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