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0만원까지 오른 콘서트 암표… NFT가 막을 수 있을까?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마스의 내한 콘서트 티켓팅이 열린 가운데, 관련 암표가 1억8000만원까지 오르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문제의 암표 판매자는 25만원인 본래 표 가격에서 약 90배가 뛴 2250만원 가량의 티켓 8장을 시중에 판매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법 티켓 거래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조치는 현실적으로 없는 상황이다. ‘경범죄처벌법 제3조 2항 4호’, ‘철도상업법 제10조 2호‘ 등의 법률로 불법 티켓 판매 행위를 처벌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처벌은 부재하다. 대부분의 암표 거래는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데, 법률에는 오프라인에서의 거래에 대해서만 규정했기 때문이다. 

무법지대인 암표 시장, 피해는 더 커지고 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이하 음레협)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연 관객 가운데 4분의 1이 암표를 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그 중 30%가 사기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음레협은 “전체 조사 대상의 572명 중 11.9%가 ‘중복 양도로 공연을 관람할 수 없었다’고 답했으며, 전체의 11.2%가 ‘돈을 입금했지만 티켓을 받지 못했다’며 피해 경험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 속 대체불가토큰(NFT)이 불법 티켓 매매를 막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모든 거래 내역을 기록하는 NFT가 티켓의 출처를 파악할 수 있어 암표 거래 등의 불법 거래 행위를 근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NFT 티켓은 기술적으로 도입이 용이하고 사용자 경험이 익숙하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티켓팅 당일인 지난달 27일 오후 12시, 기자 또한 티켓팅에 참여했지만 단 한 표도 예매하지 못했다.

국내 공연업계는 매크로(단순작업 프로그램) 등의 부정한 방법의 예매 방식과 프리미엄 티켓 거래 사이트 및 등을 통한 불법 매매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 3월 대만에서 열린 블랙핑크 콘서트 암표가 장당 최대 1700만원에 팔리자 암표 판매를 막기 위한 ‘티켓 실명제’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암표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유는 기존 가격보다 몇 십배 오른 가격 상승도 포함되지만 암표를 예방하기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암표상들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티켓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중고사이트에 수십 배 비싼 값에 되팔고 있다. 인터파크 같은 티켓 예매 사이트는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을 금지하는 보안번호를 입력하는 기술을 구현하는 등 비용을 들이고 있지만 이 또한 부정 행위를 막기 어렵다.

그러나 NFT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NFT 기술이 적용된 티켓은 관람객이 예매한 각 티켓에 별도의 인식값이 부여돼 티켓의 출처를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암표 거래 같은 불공정 행위와 허위 매물, 위조를 없애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다.

예컨대 디지털 지갑 ‘클립’을 운영하는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엑스에서는 자체 본인인증절차(KYC) 시스템으로 NFT 티켓을 발행・유통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유통사인 그라운드엑스가 구매자의 스마트 계약 주소 등의 정보가 담긴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NFT 판매사에게 제공하면, NFT 판매사가 입장 등의 단계에서 API 내 등록돼 있는 스마트 계약 주소와 실제 구매자의 등록돼 있는 주소가 일치한 지 파악한다.

그라운드엑스 관계자는 “모든 것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계약으로 이뤄진다”며 “구매자 각각의 스마트 계약 주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위변조가 불가하며 티켓 양도 또한 투명하게 관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표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온 공연계는 NFT로 이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공연계에선 NFT 티켓의 판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지난 12월 글로벌 뮤지컬 ‘캣츠’의 국내 공연에서 NFT 티켓이 완판을 기록했으며, 부산국제영화제 또한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해 NFT를 활용했다.

NFT 티켓은 암표, 위조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상에서 티켓을 영구 소장할 수 있다. 그 외의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는 특징으로 시장의 선호도가 높다. 지난 9월 개최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특별 굿즈 등을 제공하는 NFT 티켓 250개를 별도로 판매해 완판하기도 했다.

펜타포트 측은 “아트워크, 현장 굿즈 증정 등의 혜택 뿐만 아니라 NFT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된 나만의 디지털 티켓을 소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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