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저데이터와 ADA 한국법인은 왜 합쳤나

“고객을 잘 이해해서 고객의 니즈에 맞는 경험을 제공하겠다”

이런 목표는 아마 거의 모든 기업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을 것이다. 고객이 뭘 원하는지 이해해야 그에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그래야 기업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고객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얘기는 늘 나온다.

하지만 현실은 이론대로 잘 구현되지 않았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과 긴밀한 관계를 맺자고 오래 전부터 시도됐던 CRM(고객관계관리)은 별로 성공적이지 않았다. 많은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CRM을 시도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거둔 기업을 찾기는 어렵다.

최근에는 CDP(Customer Data Platform)라는 용어가 각광을 받고 있다. 고객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해야 고객의 경험까지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CDP 관점이다.

예를 들어 고객의 개인정보, 고객의 인구통계학적 데이터, 고객의 구매이력, 고객이 관심있게 본 광고, 고객이 자주 가는 웹사이트, 고객이 클릭한 콘텐츠 등에 대한 정보가 모두 있어야 고객을 이해할 수 있다. 단순히 각각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모으는 것만은 의미가 없다. 각 데이터가 서로 연결돼야 한다. A라는 이메일을 사용하는 고객이 청바지 광고를 여러 번 클릭했다는 사실을 알면, A 고객 이메일로 청바지 할인쿠폰을 전송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개인정보 규제는 강화되고 있고, 써드파티(3rd Party) 쿠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CDP가 실패로 기록되는 CRM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있을까?

대표적인 CDP 업체 중 하나인 트레저데이터와 마케팅 및 이커머스 서비스 업체 ADA코리아는 16일 한국법인을 병합한다고 발표했다. 두 글로벌 기업의 한국법인이 합병하는 것으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은 왜 손을 맞잡았을까? 시장 여건상 단독으로 시장을 열기에 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예를 들어 애플이나 구글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이 강화되면서 써드파티 쿠키 데이터 수집이 어려워졌다. 써드파티 쿠키 데이터가 사라지면 고객의 디지털 행동 데이터를 모으기가 어려워진다. 데이터가 부족하면 CDP의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다.

이 때문에 써드파티 쿠키 정보가 아니라 기업들이 직접 고객의 행동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할 필요성이 커졌다. 써드파티 쿠키 정보가 부족하니 자체플랫폼을 통한 퍼스트파티(1st Party) 정보를 모아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트레저헌터와 같은 CDP 업체는 이제 기업들이 자체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게 됐다.

트레저데이터와 ADA의 병합은 이런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ADA는 기업들이 직접 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거기서 생성되는 퍼스트파티 데이터는 트레저데이터의 CDP에서 관리, 분석될 수 있다. 또 CDP에서 고객을 분석하면 ADA의 마케팅 채널을 통해 고객 맞춤형 응대를 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이번 ADA코리아와 트레저데이터코리아의 전략적 합병 이후 통합된 ADA코리아는 기존 양사의 기술과 자원 등을 결합해 ‘데이터의 비즈니스 활용을 위한 엔드 투 엔드(end-to-end)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유일한 CDP 토털 서비스 공급업체가 됐다”고 설명했다.

합병 이후 향후 두 회사는 ADA코리아란 명칭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표이사에는 전 고영혁 트레저데이터코리아의 대표가 선임되었다. ADA코리아는 트레저데이터코리아의 모든 CDP 솔루션 영업권뿐만 아니라 엔지니어, 컨설팅 인력 등 전체 직원도 인수했다.

ADA코리아의 고영혁 신임 대표는 “업계 최초의 이번 전략적 합병을 통해 기업 고객들이 CDP를 기반으로 자사 고객의 경험을 마케팅, 커머스, 고객 인게이지먼트 전 영역에 걸쳐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ADA는 기업 고객이 트레저데이터 CDP에서 최대의 가치를 이끌어내어 비즈니스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업계 리더로서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고객 성공 사례로 CDP의 대중화에 앞장 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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