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겜BN] ‘시작은 미약, 끝은 K스팀?’ 스토브인디 플랫폼

지난해 가을께부터 게임업계에 한파가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예년엔 경기방어주로 불렸던 게임주가 맥을 못 추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네요. 기존 게임의 하향 안정화 추세에 신작 지연 이슈가 겹치는 등 좀처럼 분위기가 살지 못하고 있는데요. 유난히 추운 겨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조용하다가 큰 거 한방 나오는 산업계가 바로 게임인데요. 오랜 기간 담금질을 거친 게임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낼 예정입니다. 회사 자존심을 건 AAA(블록버스터) 게임도 보이고, 스팀 등으로 플랫폼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됩니다. 잘 만든 외산 게임도 국내로 넘어오네요. 드물지만 역주행을 기록 중인 곳도 있네요. 게임 시장이 달아오르길 바라는 의미에서 ‘핫겜 바이라인네트워크(BN)’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스토브인디, 국내 유일 인디 게임 플랫폼
지난 3월말 기준 입점(예정)작 포함 총 547종 유통
100만원 상당 심의비와 마케팅 등 전방위 지원
‘한국판 인디게임 스팀’ 입지 기대감

월간활성이용자(MAU) 33만명. 국내 인디 게임의 메카로 떠오른 ‘스토브인디(스마일게이트 운영)’의 지난 3월 지표입니다. MAU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스토브인디를 방문한 이용자를 집계한 수치인데요. 게이머들에겐 어느 정도 친숙한 플랫폼입니다. 아직 대중적인 플랫폼은 아닙니다.

참고로 개인 거래 패션 플랫폼으로 유명한 ‘크림(KREAM)’이 지난 2월 MAU 100만 고지를 넘어섰네요. 스토브인디의 대략적인 인지도를 가늠할 수 있겠습니다.

스토브인디는 자본력을 갖추지 못한 인디 게임 기업의 홍보 마케팅 채널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16일 가로수길에 마련한 인디게임축제 ‘버닝비버2022’에 참가한 업체들이 스토브인디에 고마움을 표하면서 한목소리로 짚은 부분입니다.

몇몇 인디 게임은 스토브인디가 직접 보도자료를 내기도 하는데요. 지난 3월 28일 출시한 비주얼노벨 장르 ‘랜덤채팅의 그녀’가 그러한 사례입니다. 정가 4만원으로 인디 게임 중에선 최고 수준의 가격입니다. 국내 인디 게임계의 블록버스터라고 할까요.

랜덤채팅의 그녀는 네이버 웹툰 원작으로 만든 게임(청소년 이용불가)인데요. 장르명대로 이른바 ‘보는 소설’입니다. 텍스트 중심으로 그림을 보면서 스토리를 전개하는 게임으로, 중간중간 여러 분기점이 나오고 이용자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집니다. 상당수 인디 게임이 비주얼노벨이네요.

이 게임이 나온 이후, 적지 않은 후기(피드백)가 쏟아졌습니다. 성인이 공감하기엔 스토리가 진부하고 성인 등급을 고려한 연출이 부족하다 등 평가가 제기됐네요. 원작 기반이긴 하지만, 게임만의 새로운 시나리오를 원했다는 반응도 있네요.

제작사 테일즈샵이 출시 하루 만에 “새로운 시나리오를 작성해 무료로 업데이트하겠다”, “개별 루트만큼 충분한 볼륨으로 만든다”, “히로인별로 순차 제작한다”고 공지하면서 살짝 달아오른 분위기가 가라앉았습니다.

인디 게임에 이 정도 반응이 몰리다니, 좋은 현상이라고 봅니다. 하루 만에 대응한 개발사도 그렇고요.

지난 3월말 기준, 스토브인디에 입점한 라이브 게임은 451종, 입점 준비 중인 게임은 96종입니다. 총 547종인데요. 한국에 이 정도 인디 게임 시장이 있었나 싶네요.

서구권 게임쇼를 취재하면서 내심 부러웠던 부분이 인디 게임 부스가 상당 규모로 갖춰져 있다는 것인데요. 인디 게임 부스를 방문하면, 정말 게임을 즐기는 듯 보이는 남녀노소 참관객들을 볼 수 있습니다.

작년 지스타에서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조직위원회가 인디 게임 쇼케이스를 개최하는 등 국내에서도 관련 생태계가 점차 자리 잡고 있네요. 스토브인디의 버닝비버 페스티벌 개최도 이런 분위기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스토브인디 지원 사항 설명자료 갈무리

스토브인디는 국내 유일의 인디 게임 디지털 플랫폼입니다. 외산 게임의 한국화도 돕고 있네요. 시장 다양성 강화와 게이머 입장에서 좋은 방향입니다. 게임 마케팅 지원도 있고요. 플랫폼 내 게임 지표를 확인 가능한 애널리틱스(분석)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눈여겨볼 부분은 게임당 평균 100만원 상당의 심의비를 스토브인디가 부담한다는 것인데요. 심의 신청 업무와 보완 자료 대응까지 도움을 줍니다. 1인 개발자 기업이 적지 않은 인디 게임 시장에서 보기엔 실로 엄청난 지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과연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인디가 한국판 스팀이 될 수 있을까요. 현재 스팀은 글로벌 접속자가 3000만명을 넘기는 초거대 디지털 게임 유통 플랫폼입니다. 인디 게임부터 블록버스터 게임까지 총망라했다는 점에서도 적수가 없는데요. 다양한 지원책과 함께 수수료를 대폭 낮춰 잡았네요. 매출 대비 15%(변동가능)입니다. 스팀은 30%고요. 스팀 대비해선 아직 미약하지만, 일단 첫 삽을 떴고 꾸준히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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