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는 위기일까?

최근 애플페이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삼성페이의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장 사용자 수와 서비스 이용률이 줄어든 건 아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애플페이라는 신흥강자에게 위협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애플페이 등록 건수는 200만 건으로, 이 중 사용률은 60% 정도로 나타났다. 물론 월활성사용자수(MAU) 1600만명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삼성페이와 비교하면 적은 수치이지만, 서비스 출시 한 달 만에 내놓은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간편결제 업계에 따르면, 삼성페이는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90% 이상을 점유했다. 삼성페이가 국내 간편결제 왕좌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 덕분이다. MST 기술은 신용카드 정보를 무선으로 전송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을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에 대면, 단말기가 신용카드 정보를 자동으로 읽어 들여 결제한다. 사실상 신용카드를 결제할 수 있는 곳이라면 MST를 쓸 수 있어 삼성페이가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점유하는데 도움을 줬다. 

반면, 애플페이가 활용하는 근거리무선통신(NFC)는 주파수를 사용해 약 10cm 이내의 근거리에서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는 비접촉식 무선통신 기술이다. 통신 거리가 짧은 것이 단점이지만, 보안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어 미국, 유럽 등에서 결제 방식으로 채택됐다. 

지난 2016년 나온 애플페이가 국내에 뒤늦게 상륙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엔 애플페이에 꼭 필요한 NFC 단말기가 보급화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애플페이 출시를 기점으로 시장에 NFC 단말기가 공급되고 있다. 관련해 결제 업계 관계자는 “밴(VAN)사들을 중심으로 NFC 단말기가 많이 나왔고 조만간 빠르게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신용카드사들 또한 최근 EMV규격을 활용한 비접촉식 결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주로 해외겸용 카드다. 해외여행이 활발해지고 있는 요즘, 여행객들을 중심으로 NFC 사용 경험이 쌓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은 장기적으로 NFC 결제 사용을 부추기고 애플페이가 활성화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MST 결제 방식을 지원하는 삼성페이에겐 악재다. 현재 삼성페이는 MST와  NFC 방식을 모두 지원하지만, NFC의 경우 EMV 규격이 아니어서 전용 단말기가 아니면 결제가 불가능하다. 사실상 삼성페이는 MST 결제 방식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EMV기반 NFC 결제 지원이 부재한 상황이다. 

결제 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EMV 규격의 NFC로 전환을 하게 된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삼성페이가 지원하는 NFC는 글로벌에서 흔히 사용하는 EMV 표준과 거리가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삼성페이가 장기적으로 NFC 기술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한다. MST 기술은 보안에 취약할 뿐더러, 글로벌 시장을 타깃하기 위해선 EMV 규격의 NFC 결제 방식은 필수다. 여기에 국내도 점차 NFC 시장이 열리는 추세다. 또 MST와 NFC 기술을 동시에 지원하려면 비용 부담이 될 수 있다.

최근 삼성페이를 중심으로 위기설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삼성페이가 EMV 규격의 NFC 결제 방식을 준비하는 동안 애플페이가 시장의 점유율을 점차 확대해나갈 수 있다. 결제 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도 장기적으로 NFC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관건은 삼성페이가 MST를 접고 NFC로 전환하는 것을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애플페이 점유율 높아지나

그렇다면, 애플페이는 점유율이 높아지는 일만 남은 것일까. 업계는 애플페이가 빠른 속도로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위해선 크게 두 가지 과제가 있다고 말한다.

첫째, NFC 단말기 확대다. 삼성페이가 MST 기술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대형마트부터 프랜차이즈, 소상공인 매장까지 모두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애플페이도 삼성페이처럼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온다면 그땐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는 1년 안으로 프랜차이즈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NFC 단말기가 보급될 것”이라며 “관건은 소상공인 가맹점에도 NFC를 들이는 일로, 이게 해결이 된다면 애플페이의 확산 속도는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두 번째는 제휴 신용카드사 확대다. 현재 애플페이의 제휴 카드사는 현대카드만 있다. 업계는 애플페이가 제휴 카드사를 넓히면 더 많은 사용자를 모을 수 있다고 말한다. 금융당국에서도 애플과 현대카드의 독점 제휴를 승인하지 않았으나 현재 애플과 제휴를 맺은 카드사는 현대카드 뿐이다. 

결제업계 관계자는 “애플에 대한 관심과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페이가 어떤 전략을 가져갈 것인지가 결제 업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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