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서비스몰 출범 1년…분주한 엔터프라이즈 업계

디지털서비스몰 출범 1년이 지난 가운데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에 눈길이 쏠린다. 내년부터는 조달 방식의 변화도 예고된 상태.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업계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한편 아쉬움도 나타내는 모습이다.

지난해 4월 중순 오픈한 디지털서비스몰은 조달청이 운영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상품·서비스 공공조달 플랫폼이다. 기존에는 나라장터를 통해 수주가 이뤄졌지만, ICT 관련은 디지털서비스몰에서만 거래하도록 창구를 일원화했다. 발주를 내는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가격비교나 쉬운 업체 찾기, 기업 입장에서는 특화한 플랫폼을 통해 조달함으로써 더욱 많은 수주를 노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조달청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디지털서비스몰 내 구매 실적은 1조1700억원가량이다. 5200여개 기관이 3만여건의 발주를 진행했다. 상용소프트웨어(SW)의 실적이 가장 컸는데 9134억원 구매가 이뤄져 거래 대부분을 차지했다. 클라우드기반의 서비스형인프라(Iaas)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등 디지털 서비스 거래 액수는 약 2566억원이다.

디지털서비스몰은 온라인쇼핑몰처럼 각 솔루션 각각을 나열하고 세트당 가격도 오픈해 분리발주하도록 했다. 수수료나 부대 비용이 들던 이제까지의 턴키(Turn-Key·통합발주) 방식을 따르지 않아 업계에서는 환영할만한 조치다.

구체적으로 보면, 상용 SW의 경우 수요기관이 제3자 단가계약을 통해 구매한다. 정해진 단가로 구매하는 일종의 수의계약 방식이다.  공개 SW는 다수공급자계약(MAS) 형태로 솔루션을 제공한다. MAS는 납품 실적과 굿소프트웨어(GS)·보안공통평가기준(CC) 등 인증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한 제품들 간 경쟁을 거쳐 최종 구매를 결정하는 제도다.

내년부터는 제도가 다소 바뀐다. 상용 SW 또한 MAS 제도를 따르도록 했다. 2021년 개정된 ‘상용SW 제3자 단가계약 업무처리기준 ’에 담긴 MAS 적용 유예기간이 올해로 끝난다. 직접 솔루션을 개발하고 생산한 중소기업의 GS·CC인증 제품을 제외하고, 중견기업과 대기업, 외산 제품 공급사는 납품액 5000만원 이상일 경우 2단계 경쟁 방식인 MAS를 적용키로 했다. 조달청 측은 “중소 개발업계를 보호하고, 중견·대기업·외산 SW는 경쟁성을 확보해 공급방안을 마련하라는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 우려가 나오는 것이 이 지점이다. MAS는 제안평가를 거쳐야 하는데 가격 또한 평가 지표에 들어간다. 경영상태나 납품 실적 등도 평가하지만, 가격 배점이 크기 때문에  중견기업 이상 업체들은 출혈 경쟁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한 상용SW 중견기업 관계자는 “다른 지표가 있어도 사실 가격 민감도가 (수주에) 영향이 가장 크다”며 “여전히 실효성에 퀘스천 마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 보호가 필요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MAS 적용을 받지 않고 (수의계약으로) 더 많은 계약을 따기 위해 중소기업(매출 규모)에 머물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안다. 장기적으로 업계 성장이라는 측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서비스몰에서 공개 SW 카테고리 속 메뉴를 클릭한 모습. 아직 입점 기업이 없어 준비중이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아직 공개 SW는 디지털서비스몰에서 거래되지 않는다. 현재 3개 이상의 공개 SW 업체가 입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점 절차를 밟고 있는 한 공개 SW 기업 대표는 “오픈소스 특성상 가격을 공개하면 민간 시장에도 일종의 기준이 되는 경향이 있다”며 “(경쟁사의 가격을 보고 가격을 책정하려는) 눈치싸움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홍보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낸다. 디지털서비스몰에 이미 다수의 솔루션을 등록한 한 보안기업 관계자는 “수요기관에서 나라장터에서 (자사 솔루션을) 찾지 못하겠다는 문의가 종종 온다”며 “아직 수요기관들에 서비스몰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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