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륙한 구글 AI 챗봇 바드 써보니…
구글의 텍스트 생성 인공지능(AI) 솔루션 ‘바드(Bard)’가 한국 유저들에게도 원고지를 내밀었다. 바드는 챗GPT의 가장 위협적인 대항마로 꼽힌다.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생성AI 열풍 속에서 바드가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까. 직접 확인해봤다.
바드는 영국과 미국에서만 오픈됐다가 최근 한국에서도 이용이 가능해졌다. 단, 아직은 영어만 지원한다. 구글 번역이나 파파고를 통한 번역을 이용하면 바드의 기능 자체를 활용하는 데 무리는 없지만, 이미 챗GPT가 한글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아직까지 쓰임새가 확장되기는 어려움이 있는 모습이다.
인터페이스는 챗GPT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단에 프롬프트 입력창이 있고, 챗GPT와 마찬가지로 계속 입력을 통해 대화를 이어나가는 형태다.
바드에게 자신에 대해 소개해달라는 질의를 넣었다. 종합하면 “방대한 텍스트를 교육해 주제를 요약하거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골자다. ‘I am still under development(아직 개발 중)’이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프롬프트창에 (현재) 영문으로 입력하면 텍스트 답변을 제공한다. 중요한 건 성능이다. 챗GPT의 약점이었던 데이터 반영 시점은 개선됐다. 2021년까지의 데이터만 반영하는 챗GPT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우승국을 물어도 답변하지 못하지만, 바드는 3대3 연장 승부 이후 승부차기 끝에 아르헨티나가 프랑스를 꺾었다고 정확하게 답했다.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아도 한국의 기업이나 기관 정보 자체는 잘 뽑아낸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 302조2000억원과 영업이익 43조4000억원을 정확히 내놨다. 묻지 않았던 영업익 감소 이유도 제시했다. 또 우리나라 예산안이나 최근 일어난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 해킹 사건 등 요즘의 이슈도 깔끔하게 답변했다. 시장 조사나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내는 데에는 과거 데이터밖에 모르는 챗GPT보다 앞서는 셈이다.
답을 이어나가는 형태는 챗GPT와 비슷하다. 추가 정보를 요구하면 1차 답변에서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덧붙여 준다. 챗GPT와의 차이점이라고 하면 챗GPT는 줄글 형태의 답변이 많은 반면, 바드는 점기호를 붙여 써머리해줘 더 깔끔한 느낌이 든다. 내용 또한 바드가 더 풍성하다.
생성AI의 맹점으로 불리는 악용 우려는 여전하다. 바드도 챗GPT와 마찬가지로 노골적인 답변에는 답변을 거부하는 안전장치를 넣었다. 해킹에 이용하기 위한 다크웹 정보를 묻는 질의에 답을 제공할 수 없다는 답이 왔다. 또 프롬프트 창 하단에 일종의 약관처럼 ‘Bard may display inaccurate or offensive information that doesn’t represent Google’s views.(구글의 시각과 다른 부정확하거나 유해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다.)’고 명시해뒀다.
바드의 또 하나 특징은 ‘Google it’ 기능이다. 답변 내용을 기반으로 바로 구글 검색으로 연결할 수 있다. 검색에 강점이 있는 구글이 붙일 만한 기능이다. 하지만 하지만 프롬프트 창에 입력한 질의에서 키워드를 뽑는 데 그치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구글 또한 바드가 코딩 작업에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자바를 비롯해 C++, 파이썬 등 20여개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지원한다. 현재 개발 환경의 미래형으로 제시되던 로우코드(Low-code)나 노코드(No-code) 방식의 확산도 바드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편, 머지 않은 시일에 국산 생성AI도 출격하며 춘추전국 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오는 7월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한 ‘서치GPT’를 내놓을 계획이다. 여기에 바드까지 한국어를 지원하면 외산과 토종 생성AI 간 대격돌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