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에 페이코인까지, 흔들리는 K 코인

K 코인(한국 코인)이 상장폐지되는 수모가 이어지고 있다. 위믹스에 이어 지난달 31일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으로 구성된 디지털자산 거래소(DAXA, 닥사)는 페이코인을 상장폐지했다. 닥사에 따르면, 페이코인은 투자유의 지정 기간 동안 유의 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하지 않았다. 또 닥사는 페이코인을 이용한 국내 결제 사업이 무기한 중지됐다며 페이코인을 상장폐지한다고 밝혔다. 페이코인의 거래 종료는 이달 14일 15시에 이뤄질 예정이다.

올해 업비트, 빗썸, 코인원에서 상장폐지 결정된 스포티움, 피카, 힌트체인 등의 15개 코인 중 10개 이상이 K 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카카오의 클레이튼, 컴투스의 엑스플라 등 대표 K 코인의 유통량 논란으로 신뢰성 문제가 일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페이코인의 몰락과 K 코인의 위기

페이코인의 상장폐지는 예견된 일이었다. 이미 국내에서 페이코인의 사업은 중지됐기 때문이었다. 페이코인은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통합결제 솔루션 제공 업체 다날의 자회사 다날핀테크가 주도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페이코인을 운영하는 페이프로토콜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신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페이코인을 이용한 결제 서비스를 종료할 것을 지시했다. 당시 FIU는 ”페이프로토콜에게 지난해 말까지 특금법에 따른 은행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요건을 갖출 것을 요구했으나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가상자산 매매업을 위한 변경 신고를 불수리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반박해 페이코인은 FIU의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신고의 불수리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결과는 기각이었다. 이에 따라 페이코인의 결제서비스를 일시 중단됐다. 당시 닥사도 페이코인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닥사 측은 “FIU가 페이코인의 결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안내함에 따라 중대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고, 결국 이 문제를 해소하지 못해 상장폐지 됐다.

국내에서 서비스를 중단한 페이코인은 해외 사업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페이코인 유통량의 90% 이상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피해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페이코인 측은 “이번 거래지원 종료 결정은 많은 코인 프로젝트와 비교해 심각히 형평성을 잃은 조치로 유감을 표한다”며 “해외 대형 거래소 상장을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3일 오후 3시 7분 업비트 기준 페이코인은 전날 대비 3.93% 하락한 224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다날의 주가 또한 전날 대비 14.73% 감소한 4255원을 기록 중이다.

흔들리는 국내 코인, 안심은 금물

올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 대다수의 코인이 K 코인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대부분은 유통량 미공시 등 프로젝트 외부평가가 기준에 미달하는 등의 이유로 상장폐지됐다.

이는 유명 코인 프로젝트라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특히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인 클레이튼은 끊임없이 유통량 논란에 거론되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클레이튼은 공시 없이 지속되는 대량 현금화, 운영사 크러스트의 낮은 투자 성과와 운영위원회의 낮은 이해도 거버넌스 카운슬(운영위원회)의 이해도 등으로 지속적인 비판을 받았다.

클레이튼은 그동안 관련 성장펀드(KGF)를 통해 클레이튼 기반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에 클레이로 투자해왔다. 디앱 개발을 통해 클레이튼 생태계를 활성화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투자 받은 프로젝트들이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자사 코인 클레이를 단순히 현금화해 사업 자금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자, 클레이튼이 무분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클레이튼 투자자들은 클레이튼 측에 KGF를 투명하게 운영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클레이튼 재단은 올해부터 크러스트로부터 독립해 탄력적으로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3월에는 ‘클레이’의 미유통 물량 73%를 소각하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재단 측에 따르면 클레이 미유통 물량 74억8000개중 52억8100개의 클레이를 소각하는 방안을 거버넌스 카운슬(GC) 투표 안건에 상정했다. 이는 생태계 개발과 확장을 위해 생태계 기여자들에게 보상하고자 하는 의도다.

컴투스홀딩스의 거버넌스 토크인 엑스플라 또한 최근 불거진 유통량 논란에 해명에 나섰다. 엑스플라는 지난해 12월 유통량을 실시간 수준으로 공개하고 상시 외부 감사를 받으며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2월부터 2년에 걸쳐 팀 물량으로 배정한 3억개의 엑스플라 코인을 지급하겠다고 알려져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지나치게 많은 물량이 시장에 풀려 가치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모든 물량이 시장에 유통되는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금융당국의 보이지 않는 ’?

일각에서는 금융 당국의 가상자산 기강 잡기의 희생자가 K 코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국이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전반적인 가상자산 시장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시장 전반으로 ‘기강 잡기’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며 “금융위의 시장 기강 잡기 혹은 규제 강화에 대한 의지를 이번 페이코인 결정을 통해 드러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관련해 FIU 관계자는 “당국은 은행이 실명계좌를 발급하는 등 (코인 상장 혹은 상장폐지 요인)에는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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