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뉴 쏠은 뱅킹 앱 아니라 플랫폼”

신한은행이 뱅킹 앱을 플랫폼화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고객에게 자행 서비스와 상품을 중점적으로 제공하려는 기존 은행들과 다른 행보다. 뱅킹 앱을 플랫폼화한다는 것은 다른 금융사, 핀테크 등이 들어올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과 같다. 네이버파이낸셜이나 카카오페이, 토스 등이 여러 금융사의 대출비교, 중개 서비스를 하는 것과 같은 움직임이다. 

신한은행은 은행 중 유일하게 온라인 대환대출 시스템, 예금중개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빠르면 6월 말이나 늦어도 7월 초에 선보일 예정이다. 두 서비스를 하게 되면, 앞으로 고객은 신한은행의 뱅킹 앱 뉴 쏠(NEW SOL)에서 여러 금융사의 대출상품을 비교해 더 저렴한 금리의 상품을 찾고 가입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좋은 조건의 예금상품을 비교하고 찾아볼 수 있다. 

두 서비스 모두 은행이 처음으로 하는 시도다. 기존 은행은 보수적으로 뱅킹 앱을 운영하고 있다. 자행 상품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을 빼앗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A은행의 뱅킹 앱에서 대출 비교 서비스를 한다면, A은행 고객이 더 좋은 금리의 대출상품으로 대환할 수 있다. 수익이 예대마진, 즉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나머지 부분인 점을 고려하면 은행 입장에서 고객은 많을수록 좋다. 은행들이 오랜 시간 가두리 전략을 고집하는 이유다.  

반면에 신한은행은 이를 탈피하기로 했다. 이제는 고객이 더 이상 하나의 플랫폼에서만 상품을 비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요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더 촉발됐다. 고객은 자신이 보유한 예금상품, 대출상품 등을 다른 상품과 비교할 수 있으며, 원할 경우 더 좋은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 

대환대출, 예금중개 서비스를 하는 이유에 대해 신한은행은 “예금중개 서비스는 여러 금융사 상품을 조회, 추천, 연결할 수 있어 고객에게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어 하게 됐다”며 “예금중개 서비스를 준비하다보니 대출중개 서비스도 같이 하는 것이 전략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일찌감치 뱅킹 앱의 플랫폼화 전략을 취했다. 지난 2018년 신한은행은 기존에 있던 6개 앱을 쏠(SOL) 하나로 통합했다. 당시 만해도 많은 은행들이 앱의 종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던 때라, 신한은행의 행보는 주목을 받았다. 이때부터 신한은행은 ‘슈퍼앱’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개인화된 생활지향형 서비스를 지향해왔다. 현재 신한은행을 포함한 금융사는 같은 맥락에서 뱅킹앱을 슈퍼앱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신한은행은 오픈뱅킹 서비스,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을 추가하면서 플랫폼 성격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쏠을 출시한지 약 4년만에 새로운 버전의 ‘뉴 쏠’을 선보였다. 뉴 쏠은 ‘은행을 깨끗하게 지운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본격적으로 뱅킹 앱에서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시도다. 

신한은행은 뉴 쏠을 선보이기 위해 사용자환경·경험(UI·UX) 전담조직을 마련해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그동안 UI, UX 조직은 주로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운영됐던 만큼 신한은행의 뉴 쏠 제작 과정에도 관심이 쏠렸었다. 

뉴 쏠은 기존 쏠보다 뱅킹 앱 구동 속도를 4배 높였고, 고객이 원하는 대로 홈 화면을 구성하는 기능과 수취인을 친구·그룹으로 등록할 수 있는 기능, 거래내역에 스토리를 담아 공유할 수 있는 기능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성격을 강화했다. 신한은행이 쏠을 뉴 쏠로 개편한 것은 새로운 기능을 빠르게 추가, 수정, 삭제하면서 기존보다 앱 구동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다. 뉴 쏠의 시스템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뤄졌다.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를 채택해 빠르고 유연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신한은행은 플랫폼 전략을 위해 각종 법적 자격을 취득했다. 신한은행은 전자서명인증사업자, 본인확인기관에 선정됐다. 네이버나 카카오 금융 관련 자회사들도 취득했다. 두 자격을 취득하면 사용자는 뉴 쏠에서 본인확인을 할 수 있다. 보통 본인확인 서비스는 통신사의 패스(PASS)를 통해 이뤄지는데, 이 경우 뉴 쏠에서 패스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또 신한은행이 만든 신한사인은 뉴 쏠 뿐만 아니라 제휴를 맺은 다른 서비스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도드라진 행보는 차세대 시스템 일환으로 진행된 유닉스에서 리눅스로의 전환(U2L)이다. 리눅스는 오픈소스로 범용성이 뛰어나서 각종 신기술을 도입하기에 용이하다. 신한은행은 전자금융데이터베이스(DB) 서버의 운영체제를 유닉스에서 리눅스로 전환했다. 여기에는 뉴 쏠도 포함됐다. 신한은행은 뉴 쏠에 얼굴 인증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도 뉴 쏠에 새로운 서비스와 신기술을 적용한다. 새로운 서비스로는 미래고객을 위한 신기술,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고객의 의견을 반영한 서비스를 개발한다. 사용자경험(UX)을 개선하고, 고객 행동 분석을 통해 서비스 추천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실명확인, 인증 서비스를 강화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뉴 쏠은 이용 안정성을 우선으로 고객의견, 서비스 이용 분석을 통해 신기술을 적용하고 제휴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며 “뉴 쏠에 대한 개선과 고도화, 안정성 강화 측면에서 핵심 과제를 선정하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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