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쿡신문] 메타, NFT에서 손 뗀다

외쿡신문 : 주 1회 글로벌 테크 업계 소식을 전합니다.


메타, NFT에서 손뗀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NFT에서 손을 떼기로 했습니다. 메타의 핀테크 사업을 이끌고 있는 스테판 카스리엘은 13일 “저희는 크리에이터, 사람, 비즈니스 지원에 집중하기 위해 NFT를 축소하고 있다”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NFT 사업 종료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메타는 작년부터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크리에이터들이 NFT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NFT 시장이 붕괴됐던 작년 11월에도 카스리엘은 블로그에 “NFT 시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에 비해 아직 초기 단계”라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쓴 바 있습니다. 그는 당시 “인스타그램에서 NFT를 기본적으로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용자들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와 새로운 방법으로 연결돼 더 많은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글을 올린 지 5개월이 지나지 않아 사업을 접는다는 선언을 한 것입니다. 카스리엘은 다만 메타의 핀테크 사업은 계속된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사람과 기업이 미래에 필요하게 될 핀테크 도구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며 “우리는 메타 페이로 결제를 간소화하고, 체크아웃과 지불을 더 쉽게 만들고, 메타를 통한 메시징 결제에 투자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메타가 NFT 시장 철수를 선언한 것은 NFT에 대한 회의론이 일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디앱레이더(DappRadar)에 따르면, 세계 최대 NFT 거래소인 오픈씨(OpenSea)의 거래량은 전성기에 비해 97% 감소했다고 합니다. 매출은 2022년 5월 1일에 4억 575만 달러로 정점을 찍었다가 작년 11월에는 398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100분의 1 이하로 축소된 것입니다.

구글 트렌드 데이터 역시 같은 기간 동안 ‘NFT’라는 용어에 대한 전 세계 웹 검색이 88% 감소했습니다. 단순히 NFT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NFT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메타 입장에서는 이용자들이 관심없는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다만 이번 NFT 시장에서의 철수가 메타버스에 사운을 걸고 있는 메타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아직 불명확합니다. NFT는 메타버스 경제의 핵심자산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평가돼왔는데, NFT에 대한 전략 변화가 메타버스의 전략 변화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버 기사는 노동자 아니다 합헌

우버나 리프트 드라이버와 같은 ‘긱 노동자’를 일반 정규직 노동자처럼 대우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은 ‘주민발의안 22호’를 합헌으로 평가하며, 우버와 리프트는 고용한 운전기사를 계속 독립계약자로 취급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지난 2020년 제정된 주민발의안 22호는 긱 노동자를 기존의 노동자 개념과 다르게 독립적 지위를 가진 계약자로 봐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일반 정규직 노동자처럼 상해보험, 실업보험, 유급휴직, 초과 근로수당, 최저임금, 의료보조금 등을 제공할 의무가 플랫폼 회사에 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이 발의안이 통과되자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위헌소송을 냈습니다. 발의안 22가 캘리포니아주 AB5 법에 위반된다는 것이었습니다. AB5 법은 독립 계약자와 정규직 근로자의 분류 규정을 강화한 법으로, 긱 노동자를 일반 노동자처럼 대우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정부의 법을 무력화 하기 위한 법이 주민발의로 만들어졌고, 법원이 이 법을 합헌으로 인정했다는 의미입니다.

발의안 22호는 우버나 리프트 등 플랫폼 업체들이 사운을 걸고 만들어낸 법안입니다. 드라이버가 노동자로 규정될 경우 ‘긱 이코노미’라는 사업의 본질이 흔들리기 때문이죠. AB5 법이 제정되자  플랫폼 업체들은 운전자에 최저임금 120% 지급, 하루 12시간 넘는 초과 노동 제한, 의료보조금 지급, 사고 시 치료비와 산재보험 보장 등의 혜택을 약속하며 주민발의안 22호를 독려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비용이 들어서 돈으로 만든 주민발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어쨌든 결국 원하는 것을 얻어냈습니다.

1500원에 매각된 실리콘밸리 상징 은행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영국 법인을 단돈 1파운드(약 1580원)에 인수합니다. 영국 정부의 요청에 HSBC가 호응한 결과네요. 영국 정부는 SVB 파산 여파가 영국 기업에 미치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이같은 요청을 했습니다. 현재 SVB 영국법인에는 10조원이 넘는 예금이 있는데, 파산을 할 경우 은행 고객들의 피해가 막심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것이죠.

노엘 퀸 HSBC CEO는 “SVB 영국 법인 고객은 HSBC의 보호 아래 평소처럼 안전하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SVB는 1983년 초기 부동산 대출 사업으로 시작했으나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199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스타트업을 위한 금융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면서 성공을 거둔 은행입니다. 닷컴버블 시기 수익이 없는 스타트업에 대출을 제공하면서 실리콘밸리의 자금을 흡수했습니다.

잘 나가던 SVB가 몰락하기 시작한 것은 금리 상승 때문입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올라갔고, 투자시장에 한파가 불어 닥쳤습니다. 결국 스타트업들은 SVB에 맡긴 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SVB는 고객에게 예금을 돌려주기 위해 약 21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손해를 보면서까지 매각했는데, 이것이 안 좋은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얼마나 어려우면 손해를 보면서까지 채권을 처분할까’라는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이 너도나도 SVB에서 돈을 찾기 시작하는 뱅크런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SVB 파산은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부동산 대출과 가상자산 예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뉴욕의 금융기관인 시그니처 뱅크도 파산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시그니처 뱅크는 SVB로 인한 희생자”라며 “지난주 SVB 파산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시그니처 뱅크 고객들이 은행에 전화를 걸어 예금이 안전한 것인지 묻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맥북에서 돌아가는 초거대언어모델?

메타가 공개한 거대 언어 모델 LLaMA(Large Language Model Meta AI)가 유출됐습니다. 전체 모델이 익명 게시판 서비스인 4chan에서 누구나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공개됐습니다. 가디언은 이 유출로 인해 LLaMA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생성형 AI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합니다.

초거대 언어모델이 대세로 자리잡은 현 시점에 LLaMA는 상대적으로 작은 모델을 추구합니다. 4개의 모델이 있는데 파라미터의 수가 각각 70억 개, 130억 개, 330억 개, 650억 개입니다. 모델의 규모를 줄이고 데이터를 더 많이 학습함으로써 품질을 높였다는 것이 메타 측의 설명입니다. 메타는 당분간 이 모델을 비상업적 라이선스를 통해 연구 기관에만 제공할 계획이었는데, 이번 유출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그러나 LLaMA가 원래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따를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번 유출이 법적인 분쟁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메타는 이 모델을 학계에 공개해 대규모 언어 모델 학습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없앨 목표였습다. 초거대 모델은 엄청난 비용을 잡아먹는 서비스이기 때문이죠. 챗GPT는 하루 운용비용만 1억원 이상이 든다는 추정이 나옵니다. GPT-3은 훈련할 때 1000만달러(약 120억원)이 든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습니다.

반면 LLaMA는 단독 GPU에서도 동작할 정도로 비용이 덜 든다고 합니다. 불가리아의 한 오픈소스 개발자는 맥북에서 LLaMA를 실행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는 4비트 양자화를 이용해 모델을 압축시켜 일반 소비자 컴퓨터에서도 LLaMA 모델을 실행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130억개 파라미터 모델도 맥북에서 돌렸다고 하네요.

이는 누구나 누구나 LLaMA모델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반드시 좋은 소식많은 아닙니다. 이를 악용하는 이들이 많아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이를 악용해서 가짜뉴스를 배포하거나 혐오발언이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AI 도입하며 개인정보정책 바꾼 디스코드, 다시 철회

지난주 디스코드는 오픈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AI 기능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AI 기능을 강화한 챗봇을 비롯해 다양한 기능이 소개됐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개인정보 보호정책이 슬그머니 바뀐 것입니다. 이전까지 디스코드는 화면 녹화, 음성, 채팅 등의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었습니다. 디스코드의 개인정보 보호정책에는 “영상이나 음성, 채널의 내용을 저장하지 않는다” “화면을 공유할 때 스트리밍 콘텐츠를 저장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하고 있었죠.

그런데 AI를 도입하면서 이 문구를 삭제했습니다.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책을 변경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이용자들은 반발했습니다. 레딧을 비롯한 소셜미디어에는 디스코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습니다.

그러자 디스코드는 한 발 물러났습니다.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원상복귀 시켰습니다. 디스코드 대변인은 “개인정보처리방침에 수정된 문구를 발표했을 때 의도치 않게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변경된 내용은 없으며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해당 문구를 다시 삽입하고 몇 가지 추가 정보를 명확히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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