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쿡신문] 챗GPT는 정말 검색을 바꿀 것인가

외쿡신문은 주 1회 글로벌 테크 업계 소식을 전합니다. 

  • 챗GPT는 정말 검색을 바꿀 것인가
  • 초조한 구글, 대화형 AI ‘바드’ 출시 예고했는데…
  • 트위터 블루 구독하면 4000자도 쓸 수 있다.
  • 게티이미지, 스테이블 디퓨전 저작권 침해 고소
  •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인수는 ‘첩첩산중’

챗GPT는 정말 검색을 바꿀 것인가

“새로운 ‘빙’이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보고 나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정보를 얻는 방법과 컴퓨터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조안나 스턴 기자는 챗GPT가 결합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검색엔진(빙)을 써본 후 이렇게 평했습니다. 대화형 AI와 검색엔진의 통합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화요일 새로운 ‘빙’을 선보였습니다. 새로운 빙은 대화형 AI와 검색엔진이 통합된 서비스입니다. 새로워진 빙은 검색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오픈AI의 새 대형언어모델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에서 실행되며, 이 모델은 챗GPT와 GPT-3.5 보다 더 정확하고 빠른 성능을 갖췄다고 합니다. 빙은 사용자에게 기존보다 나은 검색 경험, 직접적인 답변, 채팅, 콘텐츠 생성 기능 등을 제공합니다.

새로운 빙은 다양한 검색 결과를 제공합니다. 우선 기존과 마찬가지로 검색결과를 보여주되 AI 주석과 나란히 표시합니다. 또 하나는 빙 챗봇과 직접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빙과 더불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엣지 브라우저에도 AI 기능을 통합했습니다. 엣지의 사이드바에 ‘채팅(Chat)’과 ‘글작성(Compose)’ 메뉴가 포함됩니다. ‘채팅’은 이용자가 보고 있는 웹페이지를 요약하거나 관련 질문을 할 수 있으며, ‘글작성’은 이메일이나 소셜미디어를 위한 글을 쉽게 쓰도록 도우미 역할을 합니다.

앞에서 인용한 월스트리트저널의 조안나 스턴 기자는 새로운 빙에 “2023년 그래미 수상자를 요약해달라”고 요청했더니 빙의 챗봇이 글머리 기호로 표시된 수상자 목록을 정리해 줬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역대 그래미 최다 수상 기록을 보유한 비욘세를 소개했으며, 답변에는 정보의 출처를 알 수 있도록 링크가 걸려있습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검색의 새 패러다임이 시작됐고, 새로운 날이 밝았다”며 “AI는 검색을 비롯하여 모든 소프트웨어 범주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직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빙이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검색시장 구도에 변화가 일어난다면 구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구글에는 안드로이드나 유튜브 등 다양한 서비스가 있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검색입니다. 검색광고 매출이 60%를 넘습니다. 구글이 글로벌 테크 산업을 지배하는 원동력에 있습니다. 검색이 무너지면 구글 제국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런 움직임을 그냥 두고 볼 리가 없겠죠? 그래서 다음 소식에 눈길이 갑니다.

초조한 구글, 대화형 AI ‘바드’ 출시 예고했는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빙을 공개하기 하루 전, 구글은 ‘바드(Bard)’라는 대화형 AI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Bard’는 시인이라는 뜻입니다. 시인처럼 글을 잘 쓴다는 의미겠지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공식 블로그에서 “앞으로 몇 주 안에 일반인들을 위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바드는 구글의 대화형 언어 모델인 ‘람다(Language Model for Dialogue Applications)’를 기반으로 합니다. 람다는 지난 2021년 구글 개발자 대회 ‘I/O’에서 처음 소개된 AI모델로, 세부사항은 외부에는 공개돼 있지 않습니다. 구글에 따르면, 람다는 1370억개에 달하는 파라미터로 학습한 언어모델입니다. 일각에서는 람다가 오픈AI의 GPT-3과 같은 모델보다 뛰어날 것이라는 추측도 있습니다.

심지어 구글의 AI 개발자가 “람다에 자의식이 있다”고 주장하다가 해고될 정도였습니다. 당시 구글의 AI 개발자인 블레이크 레모인은 람다에게 “무엇이 두렵냐”고 물었는데 람다는 “사라져버리는 것에 대한 깊은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구글이 ‘바드’를 소개하는 이 장면에서 왠지 구글의 초조함이 느껴집니다. 구글 I/O와 같은 특별한 이벤트도 아닌데, 몇 주 후에 출시될 예정인 서비스를 벌써부터 소개하고 나섰으니까요.

챗GPT가 엄청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 가만히 두고만 보다가는 완전히 시장이 넘어가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는 듯 보입니다. 챗GPT에만 집중되는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우리도 ‘바드’가 있다”며 사전작업을 하는 것이죠.

구글은 또 파리에서 ‘구글 프레젠트 라이브 프롬 파리(google presents live from paris)’라는 행사를 통해 ‘바드’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또 바드에 대한 광고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광고에서 이용자는 “우주망원경 제임스웹이 발견한 걸 9살 아이에게 설명해달라”는 요청했는데 “태양계 외부 행성을 최초로 촬영했다”고 바드는 답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하네요. 구글이 너무 급하다보니 철저한 검증을 못하고 광고를 만든 듯합니다.

구글의 초조한 모습이 노출되는 탓일까요? 구글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네요.

트위터 블루 구독하면 4000자도 쓸 수 있다

트위터가 유료 구독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네요. 월 8달러를 내는 트위터 블루 구독자는 4000자(알파벳 기준)의 장문을 트윗할 수 있는 권리를 주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트위터는 240자까지만 쓸 수 있죠. 긴 글을 쓰고 싶은 이용자는 여러 트윗에 나눠서 써야 했습니다. 이는 트위터를 다른 소셜미디어와 차별화시키는 요소이기도 했지만, 긴 글이나 심도 싶은 이야기를 할 때는 불편함을 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후 핵심 수익원을 광고에서 구독료로 바꾸고자 하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광고주 눈치를 보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된다는 것이 머스크의 주장이죠. 실제로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등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는 이들이 많으면 광고가 붙지 않죠. 광고주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는 이런 콘텐츠를 걸러내야 합니다. 유튜브 역시 선정적이거나 차별적인 콘텐츠에 노딱(노란딱지)를 붙입니다. 노딱은 광고가 붙지 않는 콘텐츠입니다.

트위터 블루 구독자에게 장문 트윗권을 주는 것은 회심의 전략일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트위터 블루 구독자가 가진 매력적인 이점이 많지 않았는데요, 장문 트윗권이 생기면 트위터 사회 내에서 확실히 차별점이 생기는 셈이죠. 이 전략이 통할지는 좀 지켜봐야겠네요.

트위터 수익 기반을 구독료로 바꾸겠다는 머스크의 바람은 아직 요원해 보입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며 트위터블루 구독료를 월 4.99달러에서 8달러로 인상했습니다만, 수익은 아직 미미한 편입니다.  유료 구독료 수입은 2780만달러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2021년 트위터 매출은 50억달러입니다.

게티이미지, 스테이블 디퓨전 저작권 침해 고소

유료 이미지 판매 사이트인 ‘게티이미지’가 AI 이미지 생성기 스테이블 디퓨전의 개발사 ‘스태빌리티 AI’를 저작권 침해로 고소했습니다. 게티이미지가 저작권을 보유한 이미지를 무단으로 복제했다는 주장입니다. 이를 시작으로 AI의 학습용으로 저작물을 사용하는 것이 저작권 침해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질 듯 보입니다.

게티 이미지 CEO 크레이그 피터스는 더 버지와의 인터뷰에서 “생성 모델이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명확하게 하고자 고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스테이블 디퓨전이 게이티이미지의 이미지를 학습 데이터로 이용했다면 기술적으로는 복제가 일어났을 것입니다. 게티이미지의 서버에서 스테이블 디퓨전의 서버로 이미지 데이터를 다운로드 했을테니까요. 법원은 이 행위에 대해서 불법이냐 아니냐를 판단하게 될 듯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작권법에는 무단 복제가 불법으로 규정돼 있지만 복제 자체만으로 처벌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복제물을 배포하는 경우가 주로 처벌 대상이 되죠. 복제만으로 처벌이 된다면 인터넷에 있는 저작권 있는 이미지를 다운로드 하는 것만으로 처벌이 될 것입니다만, 그런 사유로 처벌받는 경우는 거의 없죠. 보통 공정이용(저작권 침해가 있더라도 처벌하지 않는 경우)의 대상이 됩니다.

스테이블 디퓨전도 복제는 했지만 배포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정이용이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개인이 아니고 기업이라는 점,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점, 복제한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한 후 생성된 이미지를 배포했다는 점 등 다양한 측면에서 논쟁이 될 것입니다.

AI와 저작권 논쟁은 비단 이미지 영역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챗GPT도 누군가 쓴 글들을 학습해서 대화를 내놓는 것입니다. 이 역시 학습 과정에서 복제가 일어났을 것이고, 저작권 침해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음성합성의 경우에도 비슷하지만 다른 논란이 있습니다. 성우의 목소리를 가져다 학습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이것을 음성권 침해로 볼 것인지 논란이 됩니다.

생성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유사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인수는 ‘첩첩산중’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영국 경쟁당국(CMA)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CMA는 최근 성명에서 “이 인수가 영국 게임 시장의 경쟁을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690억 달러에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고자 합니다.

CMA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을 인수하면 경쟁 감소, 가격 상승, 선택권 감소, 혁신 감소 등의 부정적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CMA가 최종적으로 합병 금지 의견을 낸 것은 아니지만, 인수 승인에 부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특히 미국의 경쟁당국 역시 부정적 시각으로 이번 인수 건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더욱 난처해지겠네요.

이번 합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콜 오브 듀티’라는 게임입니다. 콜 오브 듀티의 최근작은 2022년 가장 많이 팔린 게임으로 기록됐습니다. CMA는 소니와 같은 경쟁 플랫폼도 콜 오브 듀티를 서비스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영국 경쟁당국은 마이크로소프트에 2월 22일까지 이런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청했습니다. 최종 결정은 4월 26일 이전에 해야 합니다.

미국 경쟁당국 역시 이 거래에 부정적입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12월에 인수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으며 8월에 자체 재판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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