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챙긴 크래프톤, 올해 대작 없이 내실 다진다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이 2022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실적으로 매출 1조8540억원, 영업이익 7516억원, 당기순이익 5002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근소한 차이로 감소했으나,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6% 증가해 41%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무료화 이후 약 4500만명의 신규 이용자를 확보한 ‘펍지(PUBG):배틀그라운드’가 보탬이 됐다. 작년 모바일 부문 매출은 1조2528억원. 전년 대비 12% 감소했으나 새로운 모드 업데이트, 소형 맵 출시, 콜라보레이션 확대를 통해 과금 이용자를 늘렸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94%로 글로벌 게임사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2022년 4분기 매출은 4738억원, 영업이익 1262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동기 대비 7%, 179% 성장했다.

크래프톤은 2023년 방향성으로 ▲제작 역량 강화 ▲퍼블리싱 역량 강화를 제시했다. 새로운 지식재산(IP) 발굴을 위해 캐나다 몬트리올에 신규 스튜디오 ‘크래프톤 몬트리올 스튜디오(KRAFTON Montréal Studio)’를 연다.

크래프톤 몬트리올 스튜디오는 다수의 게임을 개발해 온 패트릭 메테(Patrik Méthé) 대표를 중심으로 ‘눈물을 마시는 새’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프로젝트 블랙버짓(Project BlackBudget) ▲프로젝트 골드러쉬(Project GoldRush) ▲서브노티카(Subnautica) 후속작 등 주요 게임 파이프라인을 공개했다.

신사업 분야인 딥러닝에 투자도 지속한다. 회사는 현재 4개 주요 영역에서 딥러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딥러닝을 기반으로 새로운 게임성 발굴과 연내 버추얼 프렌드 초기 버전 출시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게임 제작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중심의 오픈월드 가상 공간 서비스를 준비 중으로 상반기 테스트를 시작해 연내 정식 출시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크리에이터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C2E(Create to Earn) 생태계 활성화를 시작한다.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는 “2022년에는 제작과 서비스 역량을 내재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을 향한 도전을 계속했다”며 “2023년에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해 게임성 높은 라인업을 시장에 선보이는 기회를 늘리고, 효율성을 강화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주식 취득 후 소각’ 3개년간 주주환원 정책 발표

이날 크래프톤은 올해부터 3개년간 시행할 주주환원정책을 공개했다. 잉여현금흐름(FCF)에서 투자금을 제외한 4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한 뒤 소각하는 방식이다. 첫해는 전부 소각, 나머지 2개년은 최소 60% 이상 소각한다.

FCF는 연결현금흐름표상 영업현금흐름에서 리스부채의 상환 등 영업과 관련된 부분 및 자본적지출(CAPEX)을 조정해 산출한다. 투자는 인수합병(M&A) 등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에서 크래프톤 기업공개 시 공모자금을 활용하여 투자한 금액 제외한 수치를 말한다.

올해 대형 기대작 출시 없어

김창한 대표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대형 기대작 출시는 예정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형 기대작 의미는 시장에서는 많은 제작비용이 들었거나 이런 것을 대형 기대작이라고 하는데, 그런 것이 결과와 상관관계가 크다고 보긴 어렵다”며 시중과 달리 보는 기대작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현재 신작을 많이 만드는 중으로, 내년부터 더 많은 출시가 예정돼 있다”며 “올해 안엔 모바일 위주로 퍼블리싱 1종을 준비한다”고 알렸다.

자체 게임에 AI 기술 우선 적용

크래프톤은 게임 제작 콘셉트에 맞는 AI 기술을 연구 중이다. 자체 게임에 우선 적용한다. 현재 빅테크가 참전 중인 초거대 파운데이션 모델이 아닌 게임 특화 최적화 모델을 연구한다.

김 대표는 “스토리나 3D모델링, 프로그래밍 등 제작단계에서 AI 적용을 빠르게 하는 게 첫 번째”라며 “게임 자체에 들어가는 TTS(텍스트음성변환), 대화, 애니메이션은 몇 년 전부터 개발 중으로 아직 상용화는 이르다. 빠르게 개발해서 범용성을 획득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현황을 전했다.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저 관점에서 부연하자면, 크래프톤이 생각하는 AI 딥러닝은 스쿼드 4명 플레이할 때 혼자라도 3명의 친구들과 브리핑해가면서 플레이하는 환경이 될 수 있다. 버추얼 친구로 작동하는 그런 기술을 구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배틀그라운드모바일인도(BGMI)’ 재개 기대감

크래프톤은 텐센트와 공동 개발한 ‘배틀그라운드모바일인도(BGMI)’ 재개에 기대감을 보였다. BGMI는 작년 7월 인도 시장에서 퇴출된 바 있다. 업계에선 중국과 인도 국경 분쟁이 불거지면서 BGMI에 불똥이 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BGMI의 경우 올해 언밴(해금)될 것으로 보고 노력 중”이라며 “언밴이 되면 큰 성장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 CFO도 “2022년 상당히 어려웠지만, 23년엔 특정 지역별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큰 축인 BGMI가 재개된다면 모바일 환경이 어렵더라도 (올해 실적이) 나쁠 것이라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