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고팍스에 1200억원 이상 투자…이준행 대표, 지분 모두 넘겼다

이준행 스트리미(고팍스) 대표가 자신의 지분 전량(41.2%)을 바이낸스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사실상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인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낸스는 이 대표 지분 인수대금 600억원을 포함해 이번 거래에 1200억~1400억원을 고팍스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금은 고파이 고객이 예치한 원리금을 상환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바이낸스는 ‘산업회복기금(IRI)’ 금액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IRI는 바이낸스가 FTX, 테라루나 사태 등으로 타격을 입은 기업을 돕기 위해 마련한 기금이다. 고팍스에 투자된 IRI 금액은 약 600~8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준행 스트리미(고팍스) 대표

이는 사실상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인수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대표는 이달 초 고팍스를 인수했다는 트윗을 올렸다가 삭제한 바 있다.

8일 고팍스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에 따르면, 비공개로 알려졌던 바이낸스의 고팍스 투자 금액은 약 1200억원에서 1400억원 사이로 파악됐다. 이는 이준행 대표가 보유했던 고팍스 지분 전량을 포함하는 가격이다. 고팍스 관계자는 바이라인네트워크의 확인 요청에 “계약 상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고팍스는 자사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인출 중단 사태로, 고파이 서비스의 원리금 지급을 중단했다. 업계에 알려진 바로는 고파이에 묶인 가상자산 원화 환산액은 약 6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준행 대표는 이달 초 등기 이사직을 사임했다. 다만 고팍스 대표 직함은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고파이 서비스 원리금 지급 중단 상태에 책임감을 느끼고, 바이낸스와 투자자 원리금 지급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바이라인네트워크의 질의에 “현재는 비밀유지협약으로 인해서 지금은 어떠한 언급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했다.

회사 소식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는 경영권과 소유권이 완전히 분리된 상황이기에 훨씬 더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는 이달 내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고팍스의 소수 주주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과정에서 바이낸스는 고팍스 주주들에게 투자금 회수(Exit)를 할 수 있는 대안을 줘야하지만, 현재 고팍스의 기업가치가 떨어져 이대로 엑시트를 하면 수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팍스의 기업 가치는 지난해 초 기준 3700억원에서 현재 1500억원대로 하락했다. 바이낸스는 이에 대한 합의를 주주들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팍스의 주주로는 KB인베스트먼트, Z벤처케피탈, JB금융그룹 등이 있다.

이번 바이낸스의 고팍스 IRI 투자에 대해 업계는 인수 전 선제적 조치라고 평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 입장에선 인수로 첫 발표를 내면 금융당국 눈 밖에 날 게 뻔하니 투자로 먼저 발표한 것”이라며 “산업 협력 자금으로 들어오는 투자에 대해서는 금융정보분석원(FIU)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해석했다.

앞서 바이낸스는 2020년 바이낸스코리아를 설립하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으나, 2021년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으로 인해 철수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고팍스 투자로 바이낸스는 한국 산업에 진출하게 됐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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