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뜬다는 하늘택시,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

로봇개가 뛰어다니고, 커다란 드론이 부스마다 자리잡은 드론쇼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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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다다다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라보니 귀여운 로봇개네요. 영인모빌리티에서 가져왔습니다. 귀여운거 봤으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국내 최대 규모 드론쇼가 열렸습니다. 쇼는 ‘드론’이란 이름을 달았지만, 사실상 정부가 오는 2025년까지 상용화하겠다고 한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UAM)’이 더 주목받았는데요. UAM이 정부 주도로 실증 프로젝트에 들어간 상태고, 또 참여한 곳들이 부스를 크게 낸 대기업들이라 더 그런 모습이 연출됐습니다.

2025년이라니,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머리 위로 헬리콥터를 닮은 기체가 비교적 낮은 높이로 날아다니는 것을 상상하면 아직은 매우 어색한데 생각보다 빠르게 상용화를 목표로 하네요. 물론, 상용화가 된다고 갑자기 모두 하늘 택시를 타는 것은 아니고요, 당분간은 지금 자율주행차가 일부 지역 특정 구간에서 유무료 운송을 하는 것 같은 형태가 되겠죠.

잠깐, UAM 개념을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지상의 대중 교통 체증을 완화하고 빠른 이동 수단을 골라 탈 수 있도록 하려고 하늘을 이용하자는 아이디어 입니다. 잘 되려면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겠죠? 첫째, 기체가 안전해야 할 것. 둘째, 사람들이 쉽게 탈 수 있도록 도심 내에 있거나 가까워야 할 것. 셋째, 지상의 탈 것과 연동이 잘 되어야 할 것 등이요.

그래서 UAM은 어느 한 회사가 혼자 잘 할 수 있는 영역의 것은 아닙니다. 어떤 회사는 기체를 만들어서 안전을 검증해야 하고요, 또 어떤 회사는 하늘길 통신 인프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또 어떤 회사는 기체가 뜨고 내릴 공항(버티포트)도 만들어야 하죠. 이용자가 도심항공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앱(플랫폼)도 있어야 할 거고요.

기업들이 각자 잘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연합군(컨소시엄)을 만든 이유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그랜드 챌린지’라는 것을 발표하고는, 도심항공을 실현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모집해서 기술 실증에 들어갔습니다. 기체와 통신체계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교통 관리, 버티포트(도심 속 작은 공항) 등 통합운용을 실증해 안전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띄운 프로젝트죠. 총 일곱개 컨소시엄이 하늘길을 차지하기 위해 연구하고, 경쟁 중인데요.

그중에서, 카카오모빌리티와 GS건설, LG유플러스가 주축이 된 ‘UAM 퓨처’ 컨소시엄은 올해 드론쇼에서 부스를 크게 꾸렸습니다. 이들이 각각  ▴기체·운항 ▴버티포트 ▴교통관리 부문을 맡아서 개발 중이죠.

구체적으로 이 팀들이 어떻게 역할을 나눠 맡았는지, 일단 아래 그림을 보실까요?

UAM 퓨처 컨소시엄이 만든 부스 조감도. 승객이 도심항공을 이용하는 여정 순서대로 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9시 방향 노란 부스가 카카오모빌리티(플랫폼), 11시 방향이 GS건설(버티포트), 그리고 하늘을 나는 동안 통신과 관제를 맡은 12시 방향의 LG유플러스 등이 위치해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오른쪽까지, 쭉 UAM 이용 여정이 이어집니다. 오후 9시 방향, 노란 부스의 카카오모빌리티는 UAM 이용의 첫 관문입니다. 이용자가 지금 현재 서 있는 위치에서 목적지까지 어떻게 이동할지를, 앱 안에서 결정할 수 있게 하죠. 이용자가 원하는 것이 “빠른 이동”인지, 아니면 “쾌적한 차내 환경”인지 등을 고르게 한 후에, 그에 맞는 적절한 이동 경로를 짜서 추천합니다.

만약 제가 지금 부산 해운대에서 가덕도 신공항으로 움직인다고 가정해볼까요? 저는 빠른 이동을 원합니다. 그러면 플랫폼 앱은 “해운대(내 위치) -> 해운대 버티포트 -> 가덕도 신공항”으로 경로를 짜서 추천합니다. 제가 서있는 위치로 자율주행 택시를 보내서 가장 가까운 버티포트로 내려준 후, 거기에서 바로 기체를 타고 가덕도로 날아가는 형태를 목표로 합니다. 더 길게는, 가덕도 신공항에서 목적지로 하는 국내외 공항과 그 이후의 교통 수단까지 가장 빠른 시간으로 한번에 예약해주는 것도 가능할테죠.

시간 흐름의 끊김이 없이, 제가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인 교통수단을 추천하는 것이 지금 카카오모빌리티가 개발 중인 플랫폼입니다. 택시 호출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있으므로,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주장합니다.

 

GS건설이 드론쇼에서 공개한 버티포트 콘셉트.

자, 그런데 보면요. 방금 이동 경로에서 이용자는 원하는 장소에서 아무때나 기체를 타진 못했습니다. 일단 자율주행차든 택시든, 바이크든 뭐든 타고 가장 가까운 버티포트로 이동을 해야 합니다. 기체는 안전의 문제 등으로 아무데서나 뜨진 못하기 때문에 버티포트를 이용해야만 합니다. 즉, 다시 말해서 도심 어느 위치에 버티포트가 존재하는지가 UAM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이야기겠죠.

그러나 잘 아시겠지만 요즘 땅값 좀 비쌉니까. 게다가 공항은 좀 크고 시끄럽나요? 비행기는 날기 위해 긴 활주로가 필요해서 공항도 따라 커다란 부지를 확보해야 합니다. 서울에선 불가능한 일이겠죠. 그래서, 서울에서도 도심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활주로가 필요없이 수직이착륙(혹은 짧은 활주로만 필요한) 기체가 뜨고날 수 있게 한 작은 공항이 버티포트입니다.

이 버티포트를 만들고 운영하는 주체가 되겠다고 나선 곳이, 앞서 그림 11시 방향에 부스를 차린 GS건설입니다. 아직은 버티포트를 건설하지 않았기 때문에 콘셉트를 들고 나왔는데요. 좁은 공간에서 시작해 이용량에 따라 공항을 확장하기 위한 모듈식 구성이라든가, 자동차에서 내린 승객이 곧바로 수직이착륙기를 타면 그 기체를 리프트로 옥상까지 끌어올려 바로 이륙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 구성 등이 인상 깊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GS건설 UAM TF 소속 이재형 책임은 “고객이 얼마나 심리스하게 여정을 즐길 수 있느냐가 굉장히 핵심적인 요소”라면서 “다른 모빌리티와의 접근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시설을 디자인하고 자동화하는 부분 등을 맡아서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 마지막 12시 방향의 LG유플러스가 있죠. 통신과 관제 등 교통관리 역할을 맡습니다. 이들이 개발하는 것은 통신 기반의 교통관리 플랫폼 ‘UATM(UAM Traffic Management)’인데요. 비행계획서 분석과 승인, 교통흐름관리, 충돌관리, 회랑이탈 모니터링 및 운항정보 공유 등 자동화된 교통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플랫폼을 만드는 걸 목적으로 합니다.

이를 통해 조종사와 관제사는 서로 실시간으로 교신하며 돌발상황에 즉시 대처함으로써 UAM이 도심항공에서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LG유플러스가 가진 목표죠.

UAM 외에도 현재 근거리 이동까지 포함하는 지역간 항공 모빌리티(Regional Air Mobility·RAM)나, 미래형 탈 것을 모두 포괄하는 선진항공모빌리티(Advanced Air Mobility·AAM) 등이 모두 하늘 길을 이용하는 아이디어로 제시되었고, 실제 연구 개발 과제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에선 언급되지 않았는데요, 기체를 만드는 곳도 생태계의 주요 축입니다. 이 컨소시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를 파트너로 삼았고요. 국내에서도 플라나와 같은 스타트업이 기체를 직접 만듭니다. 그간 도심에서 운영됐던 헬리콥터는 소음이 시끄러운데요. 개발사들은 도심에서 받아들일 만한 정도로 소음을 적게 내면서 오래 날 수 있는 수준의 기체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드론쇼인데, 드론 이야기가 없어서 아쉽다고요? 물론, 드론도 많이 나왔습니다. 특히 국방이나 소방에 필요한 무인 정찰 드론이나 무인 전투기 등이 대거 공개되어 있습니다. 불법 드론을 판별, 격추 시키는 안티드론들도 있었고요.

기술쇼라 일반 관람객은 적지 않을까 했는데, 의외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혹은 어르신들이 많이 구경을 왔습니다. 아이나 노인이나 상관 없이 부스에서 가장 많이 한 질문은 “이거 얼마예요?(얼마고?)”나 “저게 이거보다 비싸요?”였습니다. 전시에 나온 드론들은 대략 아직 값이 안 매겨진 것들이 많았는데요(아직은 목업 단계라서요), 개발비만 수십억원 짜리들이라 다들 입을 쩍 벌렸다가 감탄하고 돌아섰죠.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들이 UAM을 친근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 사업은 성공하기 어렵겠죠. 드론쇼 같은 행사는 그래서 기술을 알리거나 파는 목적도 있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게 하는 역할도 합니다. 현장에서 만난 김재형 플라나 대표가 “오늘 이 기체를 만지고 간 어린이가 나중에는 이 기체를 타는 고객이 될 것”이라고 했던 말이 문득 떠오르네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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