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메타버스 생태계 특성을 반영한 법률이 없어 게임 관련 규제가 적용되거나 규제 중복 등이 일어나며 제대로 된 산업으로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발전하는 메타버스 산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거버넌스 체제 등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소프트웨어(SW)산업협회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실과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메타버스, 기술에서 산업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앞서 허은아 의원은 지난해 9월 ‘메타버스산업진흥법’을 발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메타버스 활성화 기본계획을 3년마다 수립하도록 하고 국무총리 소속으로 메타버스 정책심의위원회를 두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메타버스 플랫폼과 인증 사업자들이 정부에 신고하도록 해 정확한 메타버스 서비스 현황을 파악하도록 했다. 정부는 메타버스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지적재산권 등을 보호하도록 하고, 사업자도 규제 개선 신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법안 내용 설명을 맡은 조영훈 한국SW산업협회 산업정책본부장은 “말 그대로 제재보다는 거버넌스 구축 등 진흥에 초점을 맞춘 법률”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법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산업 육성이 원활해진다고 강조했다. 특히 메타버스에 맞춘 법이 없어 산업 발전의 속도를 낮춘다는 지적이다.

김민석 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메타버스산업본부장은 “(메타버스) 기반법이 제정되면 산업 정의와 지원 근거가 마련된다”며 “기업도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할 때 허용 분야나 규제 등 불확실한 요소를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메타버스 생산자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빅테크의 본격적인 시장 진출에 대비해 관련 글로벌 앱 시장을 선점할 창작자와 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규조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현재 메타버스가 게임 관련 법 적용을 받아 교육·의료·영상 등 다양한 융합형 메타버스 콘텐츠의 혁신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메타버스 산업 진흥의 걸림돌로 꼽히는 것이 게임산업진흥법에 따른 등급 분류다. 현재 명확한 메타버스 관련 법이 없어 메타버스 내 게임 콘텐츠를 게임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하지만 게임물로 보고 등급 분류 절차를 진행할 경우 서비스 출시가 지연될 수 있고, 받은 등급에 따라 이용자가 줄어들 수 있는 지적이다. 사행 행위 금지나 과몰입 예방 등의 규제도 따라야 한다.


업계도 게임 관련 규제 적용에 아쉬움을 표했다. 정진욱 시어랩스 대표는 “일부 게임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보니 기존의 법(게임산업진흥법)과 충돌하는 이슈가 생긴다”고 말했다.

박관우 메타버스SW협의회장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메타버스 정책의 효과성 제고 ▲중복 규제·정책 방지 ▲부처 간 조율기구로 활용하기 위한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재는 정부 산하의 전담 기구가 없어 메타버스 게임은 문화체육관광부,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은 금융위원회, 메타버스 콘텐츠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관장하는 등 관련 이슈가 각 부처에 산재되고 파편화됐다는 지적이다.

박관우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 서비스와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지만, 주로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 시장을 메타버스 산업 규모로 갈음하는 등 메타버스의 제한적이고 파편적인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범정부 거버넌스 체제를 만들어 각 부처간의 조율 기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메타버스 특수성을 고려한 법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협회와 기업 등의 참여를 통한 공존과 상생구조를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진 과기정통부 디지털콘텐츠과장은 “플랫폼 개발 지원이나 인력 양성 기술 개발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메타버스 법이 제정되면 정부가 추진하는 진흥사업에 대한 법적 근거가 완비된다”면서 산업 진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허은아 의원안을 포함해 메타버스와 관련된 법안 총 4개가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메타버스콘텐츠 진흥에 관한 법률안’을 비롯해 ▲메타버스산업 진흥법안(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가상융합경제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허은아 의원은 입법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을 약속했다. 허 의원은 “메타버스는 기술 고도화 과정에서 필연적이었던 인간 소외 문제의 해결책이 될 것”이라며 “조직이나 사회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던 개인들이 모여 유대감을 형성하고 연대해 살아갈 수 있는 아늑한 공동체로서의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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