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며칠 앞두고 ‘카카오 먹통’ 보상안이 나왔다. 전례 없는 무료 이용자 보상이 포함돼 업계 이목이 쏠렸다. 소상공인 보상은 30만~50만원 피해 구간 사업자의 경우 한 곳당 5만원을 일괄 지급한다. 피해 규모 대비 작게 보일 수 있으나, 실질 영업이익을 참고한 수치다. 50만원을 넘어가는 피해 규모 사업자는 별도 보상한다.

29일 카카오(대표 홍은택)는 ‘1015 피해지원 협의체’에서 수립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서비스 장애 피해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0월 19일부터 11월 6일까지 1차례의 연장을 거쳐 총 19일간 서비스 장애 피해 사례 접수를 받았다.

협의체는 ▲소상공인연합회 김기홍 감사, 차남수 정책홍보본부장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최성진 대표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 ▲공정거래-소비자보호 전문가 최난설헌 교수(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와 카카오 송지혜 카카오톡 부문장으로 구성되었으며, 합리적인 피해지원 원칙을 마련하기 위해 11~12월에 10여 차례의 개별 및 전체 회의를 함께 진행했다.

협의체는 카카오 공식 채널을 통해 접수된 10만5116건 중 카카오의 다른 계열사 접수 건을 제외하고, 83.1%에 해당하는 카카오 사례 8만7195건을 분석했다. 피해 신고 주체는 일반 이용자가 79.8%으로 가장 많았고 소상공인 20%, 중대형 기업 0.2%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사례 중 유료 서비스에 대한 피해 접수 건수는 1만4918건(17.1%), 무료 서비스 중 금전적 피해를 언급한 내용은 약 1만3195건(15.1%)이었으며, 이 외 접수된 5만9082건(67.8%)은 금전적 피해와 관련 없는 문의, 의견, 항의, 격려 등으로 파악됐다.

이모티콘 가격만 보면 3000억 넘는데 ‘영민한 이유’

협의체가 논의한 무료 이용자 보상은 이모티콘이다. 이번 보상을 위해 새로운 이모티콘을 냈다. 1종은 영구 이용, 2종은 90일 이용이다.

이모티콘만 보면 통 큰 보상이다. 4800만명이 쓰는 카카오톡 이용자에게 모두 제공했다. 이모티콘 가격이 다르긴 하나, 소비자가로 단순 계산할 경우 3000억원이 넘어갈 전망이다.

다만 디지털 재화 특성상, 초기 제작 리소스 투입 외엔 이렇다 할 비용이 들지 않는다. 게임업체가 장애 발생 시 또는 이벤트로 아이템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 경우 실질 보상액은 줄어든다. 카카오 입장에선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이모티콘 수익을 일부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지고 보면 무료 이용자 보상은 제한적 선에서 확정했다. 보상이 클수록, 장애 발생 시 후발 플랫폼 사업자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업계가 우려한 것도 이 지점이다.

협의체 논의 외에 카카오가 제공하는 별도 보상이 사실상 더 크다. 통 크게 보이면서도 영민하게 보상 규모를 잡았다. 중소사업자와 농수산물 메이커스 감사쿠폰 2000원, 3000원 2종을 증정한다. 실제 상품 결제가 이뤄질 경우, 쿠폰 비용만큼 보전이 이뤄진다.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것이다. 300만명에겐 톡서랍 플러스(월 990원) 1개월 무료권을 증정키로 했다.


파트너 보상, 영업이익률 기준 잡았다

협의체는 소상공인 대상으로 일괄 지원을 결정했다. ▲피해 규모 30만원 이하는 현금 3만원 ▲30만원 초과~50만원 미만은 현금 5만원 지급이다.

피해 접수한 소상공인 대상으로 매출 손실 규모 구간을 잡고 영업이익률과 대체 서비스 유무, 해당 서비스에 대한 카카오 점유율 등을 반영했다. 보상안 수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카카오 측은 “피해 접수하신 소상공인분들의 피해규모 중간값이 50만원 정도였고, 이를 설정해 매출 구간을 마련했다”며 “여기에 평균 영업이익률을 곱하고 대체 서비스가 있었는지 등 여러 가지를 따졌다”고 설명했다. 또 “숙박업과 음식점 쪽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높아 이를 소상공인 영업이익률로 준용해 보상액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50만원 초과 피해 사례에 대해서는 협의체 검토 및 피해 입증 과정을 통해 추가 지원을 고려한다. 이번 피해지원을 위한 별도의 고객센터도 운영한다. 소상공인 확인서, 매출 피해 입증 자료, 서비스 활용 영업 입증자료 등 제출된 서류를 기준으로 추가 접수된 사례의 검토가 진행될 예정이다.

소상공인 대상으로 카카오톡 채널 캐시도 별도 지급한다. 채널 메시지 발송 가능한 무상 캐시 5만원을 지급한다. 이 부분은 현금 보상과 달리 포인트 지급으로 볼 수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제안한 소상공인 대상의 추가 피해 접수도 2주간 진행될 예정이다. 추가 접수 일정과 방식은 추후 소상공인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번 피해지원은 1015 장애를 계기로 사회가 저희에게 던진 질문들에 답해나가는 과정의 시작”이라며 “새해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과제들을 도출하고 실행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공정거래 소비자보호 전문가 최난설헌 교수(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최성진 대표, 카카오 송지혜 카카오톡 부문장, 소상공인연합회 김기홍 감사, 차남수 정책홍보본부장 (사진=카카오)

“균형점 살피는 계기돼야”

협의체는 전문성과 객관성, 타당성 등을 토대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접수된 피해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기준과 정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협의체에 참여한 소상공인연합회 김기홍 감사는 “카카오 1015 사태는 플랫폼 기업과 소상공인의 영업 사이에 긴밀한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또 “협의체의 논의는 카카오를 영업 플랫폼으로 선택해 사용해온 소상공인들의 실질적 피해 지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며 “법의 논리를 들이대며 피해보상 여부를 다투지 않고, 소상공인 피해에 공감하며 경제적 약자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기에 오늘의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10만건의 실증 데이터분석을 통해 소비자와 소상공인에게 실질적 피해보상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국민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가 소비자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실증적이고 합리적인 논의가 진행됐다”며 “피해가 큰 이용자에 대한 지원 원칙과 전체 이용자에 대한 고려가 균형있게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최난설헌 교수는 “협의체에서 다양한 불편 사례들을 검토하고 그에 합당한 지원안을 고심하면서, 전 국민이 이용하는 온라인서비스의 막대한 책임뿐만 아니라 공정과 상생의 의미와 균형점을 살피는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 ldhdd@byline.network

Similar Pos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