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엔이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스테이블 코인으로 지원금을 보냈다는 소식이 눈길을 끌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새롭게 전개하는 블록체인 인도주의 프로그램을 통해 전쟁으로 인해 추방된 우크라이나인에게 스테이블 코인 USDC를 전달했다.

유엔 측은 “해당 수혜자들은 전세계 ‘머니 그램(미국 자금이체 기업)’ 매장에서 이를 교환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에는 4500여개의 머니 그램 지점이 있다”고 전했다. USDC 형태의 지원금은 ‘바이브라인드’라고 불리는 가상자산 지갑을 통해 송금되며, 현재 우크라이나 ‘키이우’, ‘리비우’, ‘빈치아’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특정 다른 자산과의 연동을 통해 가치를 안정시키는 코인으로, 1달러 가치가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FTX 파산 등의 일련의 사건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매우 혼돈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난민들에게 관련 위험이 노출될 수 있다고 걱정한다. 실제로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해 3조달러였던 자본금이 현재 8500억달러로 축소되고, 관련 기업들이 자금난을 겪는 등 빙하기에 접어든 상황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0일 오후 3시 37분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전주 대비 2.38% 하락한 1만679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유엔 측은 가상자산이 “은행 계좌에 접근하기 힘든 난민들이 더 쉽게 원조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며 기대하는 모습이다. 칼로리나 린드홀름 빌링 유엔난민기구 우크라이나 주재 대표는 “유엔난민기구는 수년간 IT 부문과 협력해왔다”며 “인도주의적 운영에서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상자산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UN은 지난 2018년부터 블록체인 기술이 전쟁 내에서 ▲금융 포용 ▲관리 ▲인도주의 업무 ▲신원 등의 측면에서 유용한 역할을 한다고 밝혀왔다. 유엔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공식적인 금융 시스템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쟁 같은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접근성은 더 낮아진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은 휴대폰 하나만 있다면, 신분 증명부터 자금 추적까지 용이하게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난 3월 우크라이나는 1억달러 규모의 가상자산 기부금을 수령받기도 했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에서 가상자산 사용이 “경제적 관점에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으며, 미국 정부와 전쟁에서의 가상자산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스테이블 코인의 디페깅이 종종 일어나는 등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또한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가 되는 부분은 존재한다. 블룸버그 등의 외신에 따르면 일부 헤지펀드는 세계 1위 스테이블코인인 ‘테더’의 가격 하락을 전제로 숏베팅 했다.

블룸버그는 “업계 관계자들은 암호화폐 시장의 혼란으로 인해 테더의 디페깅(달러 가격과 1:1 가치를 유지하지 못한 것)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있다”며 “테더가 몰락한다면 FTX 파산보다 더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우크라이나 내에서도 가상자산 관련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우크라이나 경찰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우크라이나 내에선 600여 건의 가상자산 관련 범죄가 조사됐다. 에브게니 판첸코 우크라이나 경찰 사이버 부서 분석 팀장은 “암호화폐는 경제 발전에 많은 기회를 제공하지만, 범죄자들도 이런 도구를 잘 활용한다”고 비판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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