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1.0’을 넘어 ‘2.0’을 말하다

“2018 SK플래닛으로부터 독립해 지금까지 이루어낸 성과를 11번가 1.0이라고 한다면, 이제는 11번가 2.0으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2.0에서는 새로운 11번가의 성장 방향성, 변화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2022년, 11번가가 SK플래닛으로부터 분사한 지 5년째 되는 해다. 그 동안 11번가의 가시적인 성과는 무엇이고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일까. 하형일 11번가 대표는 법인 설립 이후 첫 개발자 컨퍼런스인 ‘TECH TALK 2022’에서 지금까지를 1.0, 앞으로를 2.0으로 정의해 성장 방향성을 제시했다.

우선 하 대표는 11번가 1.0의 성과로 ▲아마존 글로벌스토어 ▲라이브커머스 ▲SK텔레콤과 함께 한 구독 멤버십 우주패스를 제시했다. 대부분 지난해 본격 시작한 사업이다. 이 중 라이브커머스는 2020년 처음 시작했으나 지난해 라이브방송 솔루션을 내재화했다.

하 대표는 2.0의 방향에 대해 ▲아마존 해외직구 선도 이미지 구축 ▲직매입 사업 확장 ▲비즈니스모델(BM) 펀더멘털 강화 ▲미래 성장 사업 발굴과 성장 기반 확보라고 설명했다.

우선 그는 아마존 해외직구 선도 이미지 구축을 상품 구색 확장 차원에서 설명했다. 현재 미국 상품으로만 돼있는 상품을 글로벌로 확장하고 아마존 자체 브랜드(PB) 중 한국인이 좋아하는 브랜드와 인기 판매 상품을 직접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는 익일배송 서비스 슈팅배송으로 대표되는 직매입 상품 확장이다. 현재 11번가는 슈팅배송으로 직매입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 대표는 아마존 상품과 국내 상품에 대한 리테일 사업 강화를 추진하고애플, 삼성 등 경쟁력 있는 디지털 디바이스에 대한 전략적 협업을 통해 구매경험을 차별화하겠다고 밝혔다. 

BM 펀더멘털 강화도 중요한 주제다. 하 대표는 멤버십을 기반으로 충성 고객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11번가와 아마존 상품에 대한 통합적 검색 경험, 유저 컨텍스트 기반 개인화 추천 강화를 통해 11번가에 직접 방문하는 고객이 증가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은 미래 성장 사업 발굴과 성장 기반 확보다. 그가 제시한 방안은 멤버십-SK페이-마이데이터 사업 간 선순환 사이클을 구축해 가치 있는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 성장 기회를 포착하겠다고 말했다. 개별 사업 관점에서는 SK페이 재정립으로 가치 증대를 추진하고 마이데이터 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계획한다.

 

11번가 ‘The Way to Zero Effort Commerce’

개발자 컨퍼런스인 만큼 김지승 11번가 최고기술책임자(CTO)도 등장했다. 그의 키노트 주제는 ‘노력 없는 커머스로 가는 길(The Way to Zero Effort Commerce)’이다. 11번가에서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할 들이는 노력을 0 가깝게 하겠다는 의미다. 이 날 그는 한 부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상품 발견, 가격, 추천, 결제, 배송, 반품, 환불 등 쇼핑 전 과정이 간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11번가 개발자 컨퍼런스 ‘TECH TALK 2022’ 키노트를 진행하는 김지승 11번가 CTO (사진=11번가 유튜브채널)

김 CTO는 회사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로 커머스 테크 체인(Commerce Tech Chain)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AI가 상품 이미지, 상품명 정보로 상품종류를 자동 인식하거나 시장 동향을 분석해 어떤 상품이 트렌디한지를 파악하는 일 등이 가능하도록 한다.

키노트에 따르면 11번가가 집중하고 있는 기술 주제는 ▲MSA(Micro-Service Architecture) 전환▲PUI(Progressive User Interface) 시스템 ▲아마존 플랫폼 연동 개발 ▲데이터베이스(DB) 탈 중앙화 ▲큐레이션 검색 ▲실시간 개인화 추천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개발이다. 

우선 김 CTO는  2016년부터 IT 아키텍처를 바꾸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존 모놀리식 아키텍처를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로 마이그레이션하는 작업이다. 이 때 그는 IDC와 클라우드의 자원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의 이점으로 비용 효율화, 개발 사이클 단축, 증가하는 트래픽 트랜잭션을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PUI 시스템은 11번가 전사 서비스를 구성하는 공통 표준 UI시스템이다. 김 CTO는 PUI 시스템으로 UI와 이를 그리는 코드를 최대한으로 재사용해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시스템으로 공통 원칙을 정의, 기획·개발·디자인이 협업해 업무를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그는 DB 탈 중앙화에 대해 상품 데이터와 트래픽 증가에 따라 중앙 집중화된 DB가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안정화 확보 차원에서도 탈 중앙화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11번가는 규모가 크고 변화가 적은 서비스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유지, 빠르게 구축이 필요한 신규 서비스나 트래픽 변동이 큰 부분은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해 하이브리드된 형태로 클라우드 변환을 진행하고 있다.

커머스 업계는 큐레이션 검색이 중요하다. 고객에게 적절한 상품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 CTO는 커머스에서 검색은 문서 검색과 데이터 특성이 다르다”며 동일상품을 감지하고 상품 선택의 편의성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큐레이션된 검색결과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AB테스트로 사용자의 반응을 모니터링한다고 덧붙였다.

실시간 개인화 추천과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개발도 중요한 과제였다. 현재 11번가는 100여 개가 넘는 영역에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CTO는 고객 컨텍스트에 맞게 다양한 최신 알고리즘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추천 알고리즘은 상품 추천 뿐 아니라 카테고리, 메뉴 등을 노출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이에 더해 그는 향후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오픈된 형태로 진행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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