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가 테슬라를 고객사로 수주했다는 소식, 지난 주부터 계속 들려 왔죠. 테슬라는 FSD 1세대 칩을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통해 생산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2세대 칩은 TSMC에서 생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내놓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말이 사실이라면, TSMC는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게 되는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의 분석에 따르면, 테슬라의 2021년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80% 가량 높아졌습니다. 올해에도 생산량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하죠. 차량 생산량을 보면 칩 생산량도 어느 정도일 지 짐작이 가죠. 일각에서는 TSMC 상위 7개 고객사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정도라고도 추측합니다.

관련 보도가 이어지면서, 삼성 파운드리의 고객사 유치 현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고객사 유치 여부가 파운드리 매출 당락을 짓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인사이드 반도체에서는 테슬라가 TSMC를 선택한 배경과 파운드리 기업의 추후 전략 등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A부터 Z까지 자체 해결한다”

현재 테슬라는 여러 부품을 자체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TSMC에 맡길 것이라는 보도의 주인공은 풀 셀프 드라이빙(FSD, Full Self Driving)용 칩입니다. FSD는 테슬라가 제공하는 자율주행 옵션으로,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되는 ‘자율주행 레벨5’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FSD는 올해 11월 미국 전역에서 베타 버전으로 출시됐는데요, 도심 지역 자율주행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FSD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도 필요하지만 최적화된 하드웨어, 즉 자율주행용 칩도 필요합니다. 테슬라는 이 칩을 자체 개발했고요. 테슬라는 이미 데이터센터와 FSD 컴퓨터 관련 리소스를 어느 정도 확보했다고 알려졌죠. 배터리 자체 개발 시도에 이어 자율주행 칩까지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엿볼 수 있죠.

아직 자율주행 반도체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은 아닙니다. 익명을 요청한 전자업계 시장 전문가는 “현재 자율주행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세 기업을 꼽으면 ▲인텔 ▲엔비디아 ▲퀄컴인데, 해당 기업 솔루션 라인업이 생겨서 나오는 시점이 대부분 2025년으로 맞춰져 있다”면서 “지금도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일부 차량에 탑재돼 있지만,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시점은 3년 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럼에도 테슬라가 현 시점에 FSD 반도체 생산에 돌입한 이유는 자율주행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애플과 비슷하게, 생태계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자체 해결하려고 하는 셈이죠. 이는 더 많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만, 완성된 후에는 최적의 상태로 자율주행을 구동할 수 있게 됩니다.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죠.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성능을 구현해도 반도체를 외부에서 가져다 쓰면 외부에 유출되는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건이 된다면 자체 칩을 설계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칩을 자체 설계하면 자사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시스템과의 호환성도 높아져, 더 좋은 성능을 제공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습니다. 테슬라가 애플처럼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이유이지요.


TSMC 선택한 테슬라, “완전히 삼성 떠난 것은 아냐”

해외 IT매체 WCCF테크에 따르면, 테슬라의 새로운 FSD 칩은 TSMC 4~5나노 공정을 통해 양산될 예정입니다. 대만 매체 디지타임즈도 “테슬라는 차세대 완전 자율주행 칩을 TSMC에서 생산하기 위해 삼성을 포기할 것”이라며 “테슬라는 이제 삼성에서 TSMC로 옮겨갔다”고 보도했습니다.

TSMC와 삼성전자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TSMC는 파운드리를, 삼성전자는 메모리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거든요. 기반과 주력 사업 자체가 다릅니다. 또한 삼성 파운드리 경쟁력이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사실이고요.

그럼에도 팹리스는 삼성보다는 TSMC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선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두 담당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인 반면, TSMC는 “고객사와 경쟁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강조하고 있는 파운드리 전문업체입니다. 아무리 삼성전자가 설계를 탈취하지 않는다 밝힌다 해도, 팹리스 입장에서는 TSMC에 더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셈이죠.

또한 TSMC는 삼성전자에 비해 파운드리 업력이 길다 보니, 관련 에코시스템을 더 잘 갖춰 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미세 공정 도입 여부와 별개로, 제품을 더욱 체계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죠.

단적인 예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TSMC는 세계 최고의 파운드리이고, 삼성전자도 훌륭합니다(TSMC of course, is still by far the still the best best provider in the world and best foundry in the world. Samsung is excellent as well.)”라고 발언했습니다. 언뜻 보면 지나칠 수 있지만, 당시 국내외 언론에서는 “TSMC는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였고, 삼성은 그보다 조금 덜한 수식어를 붙였다”고 분석했습니다. 엔비디아가 TSMC를 좀 더 강조했다고 풀이한 것이죠.

자율주행 칩은 성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받고 이를 빠르게 처리해 도로 상황을 파악한 후, 적절한 조치를 실시간으로 취하는 역할을 해야 하거든요. 따라서 테슬라가 좀 더 인지도가 높은 TSMC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테슬라가 온전히 TSMC만 사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우선 미국에서는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거든요. 게다가 세계적으로 공급망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팹리스 업계가 생산라인을 복수로 확보하는 추세입니다.

글로벌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팹리스 기업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TSMC, 삼성 파운드리를 모두 사용하는 ‘듀얼 라인(Dual Line)’ 체제로 운영할 것”이라며 “어느 하나에만 의존하기에는 위험 요소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테슬라가 온전히 삼성을 떠났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셈이죠.

삼성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 “수율 향상⋅3나노로 파운드리 입지 다지겠다”

삼성 파운드리는 지속해서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 IT전문매체 폰아레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TSMC와 함께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 칩을 생산할 예정입니다. 이는 곧 삼성 파운드리의 4나노 수율이 어느 정도 올랐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더불어 삼성전자가 퀄컴의 차세대 통신칩 ‘스냅드래곤8 3세대’ 칩을 3나노 공정으로 양산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현재 공식적으로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하는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기 때문에, 퀄컴도 삼성 3나노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죠. 이처럼 삼성전자는 수율 확대⋅3나노 최초 양산 카드를 통해 고객사 확보에 나설 전망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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