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준비하는 브랜드에게 필요한 세 가지 핵심

“데이터를 제자리에 두기 시작하기, 데이터 한 두개만 모아서 작은 연습으로 시작해보자”

내년을 준비하는 리테일 기업에 김소희트렌드랩 김소희 대표는 이처럼 당부했다. 김 대표는 24일 서울 역삼동 포스코타워에서 열린 2023년 트렌드 설명회 ‘노벰버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행사는 해외 시장분석 리포트를 살펴보며 리테일 기업이 2023년에 가져야 할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다.

24일 역삼동 포스코타워에서 열린 노벰버브리핑에서 김소희 대표는 백엔드와 프론트엔드 양단에서 리테일기업이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김 대표는 2023년의 트렌드로 크게 3가지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를 마련할 것, 고객의 재량 한도에 맞춰 총마진 성장 전략을 구사할 것, 제품 바운더리를 벗어날 것 등이다.

 

“디지털전환은 곧 비즈니스인텔리전스”

“2023년에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은 곧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에요. 데이터를 연결한다는 이야기입니다.”

BI란 데이터를 분석해 비즈니스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를 위해 곳곳에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가트너가 최근 글로벌 기업의 CEO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거시 경제 침체가 가장 큰 경영 리스크로 부상했다. 핵심자재 부족, 에너지 가격 인상, 중요한 인프라 장애다. 이 중 중요한 인프라 장애는 공장에서의 원자재 공급 및 물류의 장애, 한 마디로 공급망 장애를 의미한다.

이 때 데이터가 중요한 문제로 부상한다. 김 대표는 나이키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나이키의 재고량은 40%가 증가했습니다. 완제품인데 나이키에 도착하지 않은 거죠. 나이키 전체 재고량 중 65%에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났죠? 나이키가 바보일까요? 나이키는 디지털 천재에요. 모든 공급망이 디지털로 연결돼있어서 주문량을 조절할 수 있어요. 나이키는 선제적으로 전세전이랑 전세기까지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미처 몰랐던 데이터의 사각지대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LA항 입항 문제다. 북미로 들어와야 할 배가 항구 문제로 들어오지 못했다. 디지털 천재라고 불리는 나이키조차 선제적으로 외부 데이터에서 데이터의 사각지대를 발견하지 못한 셈이다. 결국 내외부 데이터를 연결해 전략을 수립하는 BI가 중요한 시점인 셈이다.

다만 김 대표는 BI는 비용이 크고 장기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2023년에는 가진 데이터를 잘 들여보는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에게 가장 필요한 데이터 한 둘을 먼저 연결하는 방안을 추천했다.

 

총마진 성장 전략, 제품군을 확장해라

패스트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운영사 패스트 리테일링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유니클로의 제품 마진율은 2020년 48.6%였으나 올해 52.4% 성장했다. 옷의 원료인 원면 가격이 크게 상승한 상황에서도 높은 실적을 낸 비결은 무엇일까.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실질적인 마진율은 떨어졌으나 할인을 줄이고 판매촉진을 도모해 마진율을 높였다.”

원론적인 이야기이나 시도하기 쉬운 방법은 아니다. 김 대표는 유니클로의 비결을 구색 전략, 즉 총마진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밸류의 저가 엔트리를 확보하는 반면, 넓은 가격을 구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일괄적인 가격 인상보다는 스테디셀러 가격 동결을 통해 고객의 체감을 변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고객이 인상된 가격에 대한 가치를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또한 김 대표는 상품군에 따라 소비의 질이 달라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집에서 쓰던 물건에는 비용을 줄이되 문 밖의 사교 활동 등에서는 여전히 소비를 이어간다는 이야기다.

닐슨아이큐의 분석 인사이트를 살펴보면 더욱 확실하다. 6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소비자들은 올해 7월 집에서 즐길 거리, 피트니스/스포츠/멤버십, 음식배달, 리빙 제품 등에 대한 소비를 줄이고 있다. 또한 이들은 장보기에서 고려하는 요소에 대해서는 최저가 구매, 장바구니 전체가격 검토, 할인코드 적용 등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김 대표가 추천하는 고객과 마주하는 앞단에서 기업이 가져가야 할 전략은 ▲시성비 (시간 대비 가성비) ▲고립공포감(fearing of missing out, FOMO)에서 고객에게 자존감을 돌려주는 방식으로의 전환 ▲일상의 기념 등이다.

특히 패션, 여행, 명품 등 비필수소비에 있어서는 소비자에게 재량 한도 등 중심을 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의 예산 한도, 시간 한도 등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또한 김 대표는 일상의 기념에 있어서는 다양한 순간을 기념하는 트렌드를 포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가 판매하는 제품의 바운더리를 넓이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다. 김 대표는 판매제품군과 상관없이 트렌드를 통해 소비자가 지출 우선순위를 확장하는 영역으로 이동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소규모 브랜드라면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팔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웃도어 브랜드 스노우피크가 F&B, 부동산, 전기차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과 같이 말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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