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다진 네이버페이, 전략 변화..금융 ‘슈퍼앱’ 지향

네이버파이낸셜의 전략에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2015년 출시 이후 네이버 생태계 중심의 결제 서비스를 제공해 온 네이버페이는 결제 영역을 외부로 확장하고 토스나 카카오페이처럼 대출중개 같은 금융 서비스를 접목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를 고려하면 네이버파이낸셜도 경쟁사처럼 금융 슈퍼앱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페이는 지난 2015년 6월 출시됐다. 당시 네이버페이가 주목을 받은 점은 쇼핑몰 결제 서비스에 탑재되면서다. 기존에는 개별 쇼핑몰이 직접 결제수단을 제공해왔다. 당시 사용자는 결제를 위해 무통장 입금이나 신용카드 결제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했다.

그러나 쇼핑몰의 네이버페이 탑재로 사용자는 여러 쇼핑몰에서 네이버페이로 간편 결제를 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네이버페이는 출시 이후 100일간 결제건수 3000만건을 넘기고 카드, 등록 계좌건수가 124만건을 넘어섰다. 

네이버페이는 신한은행, 케이뱅크 등 금융사와 제휴를 맺어 체크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미 개설되어 있는 계좌를 연결해 체크카드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네이버페이와 해당 금융사의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사용자를 모았다. 

이렇듯 네이버페이는 그동안 내실에 집중했다. 네이버의 가맹점과 연동해 결제 제휴처를 넓혔다. 이 과정에서 포인트 지급은 사용자를 록인할 수 있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네이버 쇼핑 제휴 가맹점은 약 59만곳, 네이버 예약 제휴 가맹점은 약 19만곳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점점 네이버페이의 덩치가 커지자 네이버는 지난 2019년 네이버파이낸셜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했다. 이때부터 네이버파이낸셜은 외부 결제 확대, 금융사 제휴라는 투트랙 전략을 시행했다. 

출범 이후 회사는 결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 앱을 벗어나 요기요나 야놀자 같은 별도 앱에 네이버페이 결제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오프라인 결제를 제공하기 위해 별도 앱을 내놨다. 현재 네이버페이의 QR결제 제휴점은 약 163만곳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직접 금융업에 진출하기보다 간접 진출을 선호하고 있다. 별도 법인 출범 이후 미래에셋캐피탈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을 선보인 바 있으며, 최근엔 하나은행과 네이버페이통장을 선보였다. 핵심은 네이버페이의 포인트를 제공하면서 고객을 록인(종속)하는 전략이다. 

회사의 금융업 간접 진출은 경쟁사인 카카오페이, 토스와는 반대되는 행보다. 토스는 인터넷전문은행, 증권사, 보험대리점을, 카카오페이는 디지털손해보험사, 증권사를 통해 직접 금융업을 영위하고 있다. 

결제영역 확대와 금융업 간접 진출이라는 투트랙에 집중하던 네이버파이낸셜의 전략 변화가 감지된 것은 최근이다. 회사는 여러 금융 서비스를 접목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네이버페이 사업자 대출비교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업자 신용대출 금리와 한도를 비교하고 신청할 수 있다. 다음 달에는 50여개 금융사와 제휴를 목표로 신용대출 비교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현재 제휴 금융사와 시스템 개발 막바지 단계다. 

대출중개 서비스는 토스와 카카오페이의 주요 영역이다. 사용자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계약이 성사되면 금융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주요 수익모델 중 하나다. 네이버파이낸셜도 대출중개 서비스에 참전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네이버파이낸셜은 내년 1월 1일부터 네이버의 증권, 부동산, 가계부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25일 네이버로부터 해당사업을 양수한다고 공시했다. 양수가액은 약 764억원이다.    

네이버 증권은 국내증시와 해외증시, 시장지표와 관련 뉴스, 커뮤니티를 제공한다. 부동산은 전국의 매물을 중개하고 관련 뉴스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해당 서비스를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부동산을 활용한 대출 중개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에서 매물을 검색한 개인에게 은행의 대출 상품을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관련해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네이버 부동산 서비스가 네이버파이낸셜로 양도되면서 장기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네이버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해오던 네이버파이낸셜의 전략 변화는 기존 핀테크 기업과 금융사에게 긴장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생태계 위주의 결제 서비스와 포인트를 통해 충성 사용자를 확보한 네이버파이낸셜이 본격적으로 외부 서비스 확장을 하면서 다시 한 번 핀테크 업계에 지각변동이 생길지 주목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