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의 출금이 결국 지연됐다. 23일 고팍스에 따르면 128차, 131차, 133차, 135차 고파이 고정형 상품이 가상자산 중개 업체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이하 제네시스)’의 상환 잠정 중단으로 인해 지급이 지연됐다. 고파이 131차 상품은 본래 24일 투자금 지급을 계획하고 있었 다. 제네시스는 고팍스의 2대 주주인 디지털커런시그룹(DCG)의 자회사로, 고파이에 예치된 자금은 현재 제네시스에 운용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글로벌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와 유동성 공급 등의 협력 방안을 위해 ‘투자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업체와 협력 방안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뉴욕타임즈 등의 외신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 16일 고객 자금 보호를 위해 신규 대여와 상환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FTX 사태로 인해  ‘비정상적인 인출 요청’이 급증하는 등 유동성이 초과돼 자금난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FTX 거래 계좌에 약 1억7500만달러가 묶여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제네시스는 구조조정 전문 은행 ‘모엘리스 앤 컴퍼니’를 고용하는 등 최소 10억달러의 자본금을 조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10억달러를 조달하지 못하면 파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네시스 측은 “파산 신청을 할 계획이 없다”며  “우리는 파산 신청없이 현재의 상황을 잘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6일 고팍스 측은 자유형 상품의 출금이 지연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닷새뒤인 21일 고정형 상품의 만기 준수 여부 또한 불투명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당시 고팍스는 “고파이에 예치된 자산과 일반고객 자산은 분리 보관돼 있어 일반 고객 자산에는 영향이 없다”며 “상환 지연이 있더라도 예치된 고파이 자산을 상환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파이는 보유 중인 코인을 상품에 예치해 해당 기간 동안 이자 수익을 가상자산으로 받을 수 있는 고팍스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다. 예치 기간이 자유로운 자유형 상품과 예치 기간이 고정된 고정형 상품으로 이뤄져 있다. 서비스를 통해 가상자산 시세 변동에 의한 차익과 예치 기간 동안의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23일 오후 11시 4분 기준 고파이 누적 예치금은 4만4428개 비트코인으로, 원화 약 1조에 달한다.다만, 이는 종료된 것이 대부분이며 현재 제네시스에 묶인 고파이 자산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일각에서는 해당 위기가 국내 거래소 내 유동성 위기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점지한다. 이를 시초로 거래소의 전반적인 재무가 흔들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황석진 동국대 교수는 “한 서비스에서 유동성 위기가 촉발되면 일반 투자자들도 이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며 “계속해서 고파이 같은 문제가 쟁점화되면 뱅크런 등의 최악의 상황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FTX 사태를 통해 해외 거래소보다 ‘안전하다’고 강조해온 국내 거래소 또한 관련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고팍스 관계자는 “현재 제네시스의 상황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객들의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만큼, 혼란이나 걱정을 주지 않기 위해 DCG와 지속적으로 소통 중”이라고 말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