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마트 VS 요마트는 어떻게 다를까?

한동안 유튜브며 지하철역이며 배달의민족 퀵커머스 서비스 ‘B마트’ 광고를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배달의민족 B마트 광고

퀵커머스는 식료품, 생필품을 30분~1시간 이내로 배달하는 서비스입니다.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 도심형 물류거점(MFC)을 운영해 가능한 일인데요.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는 각각 자사앱을 통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 몇년 간 퀵커머스시장의 성장세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포브스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30조원에서 2025년 기준 9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하나증권은 2025년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가 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고요.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퀵커머스 사업을 점차 축소하고 있습니다.

퀵커머스 서비스 운영 지역 내 빠른 배송을 하기 위해서는 식료품과 생필품을 보관, 배송하기 위한 MFC가 필요한데 임대차, 인건비 등 비용에 비해 이익이 영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분리형 배달플랫폼 바로고는 올해 4월 자사 퀵커머스 서비스 텐고를 종료했고 올해 중순부터 롯데온도 바로배송 서비스 운영 점포를 점차 줄여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경쟁자들이 이탈하고 있는 가운데, 왜 두 배달앱은 퀵커머스에 매진하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CEO의 말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 10월 우아한형제들 기술 컨퍼런스 우아한테크콘서트 2022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비자들이 가치를 느끼는 가치는 여러가지인데 그 중 하나는 편의입니다.”

“고객들이 편의에 많은 가치를 두고 편의를 이끌 수 있다면 배달비를 지불하거나 본인의 시간을 써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CEO

참고해보세요! : [커머스BN] 우아한형제들이 말하는 커머스, 슈퍼앱, 그리고

또한 이날, 송재하 우아한형제들 CTO는 실제로 사업 결과를 살펴본 결과, 커머스 시장으로의 진출이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는 이미 편의를 위해 기꺼이 배달비를 지불하는 고객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플랫폼이 처음부터 고객을 확보하거나 가격 경쟁력을 중심에 둔 것과 달리, 이들은 처음부터 플랫폼 내 편의를 중시하는 고객들을 가지고 있는 셈이죠. 잠재고객수도 적지 않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의 2022년 10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1993만명, 같은 기간 요기요 MAU는 667만여명입니다.

두 기업 모두 편의성에 초점을 둔 고객을 가지고 있지만 전략은 살짝 다릅니다. 각자 파트너들과의 이해관계도 다르고요. 그렇기 때문에 한 번 비교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의 퀵커머스 전략은 어떻게 다를까요?

B마트 VS 요마트

B마트는 소량의 식료품, 생필품, 간편식 등을 30분~1시간 내에 배달하는 서비스로 ‘초소량 번쩍배달의 시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등장했습니다.

B마트 첫 광고

시작은 본사 근처 송파구였지만 빠르게 확장했습니다. 올해 12곳이 추가 출점해 서울, 경기, 대전, 천안까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박종대 전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2021년 B마트 매출은 3500억원 수준이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박 전 연구원은 2021년 상품매출 4217억원 중 약 3500억원, 2020년 상품매출 2187억원 가운데 1500억원이 B마트 매출인 것을 보았을 때,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죠. B마트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마트는 요기요가 운영하는 퀵커머스 서비스입니다. 재밌는 사실은 요마트가 이미 한 번 없어졌다 다시 시작한 서비스라는 점입니다. 과거 GS리테일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와 공동 구성한 CDPI컨소시엄을 통해 요기요를 인수할 당시, 요기요는 지난해 9월 30일자로 요마트 운영을 종료했습니다. 당시 물류거점 10여개도 문을 닫았죠.

그렇게 사라졌나 했더니 요기요는 GS리테일의 손을 잡고 올해 5월 다시 요마트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서비스 지역은 전국입니다. 애초에 업계에서는 GS리테일이 요기요를 인수한 이유로 퀵커머스를 꼽기도 했죠. 그렇다면 요기요가 MFC 운영 등 비용 부담을 안고 요마트를 다시 시작한 것일까요? 그건 아닙니다.

물류거점 활용법 (feat. 가격)

퀵커머스는 보통 도심형 물류거점에서 상품을 보관 후 고객에게 빠른 시간 내 배송합니다. 주문 즉시 배달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죠. 통상 소비자와 2~3km 내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었습니다.

B마트 강남논현점. 불투명한 외부벽으로 제대로 보이지 않고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그대로 지나칠 수도 있다. 하지만 라이더가 계속해 드나들어 관련 시설임은 금방 눈치챌 수 있다.

B마트는 다크스토어, 즉 도심 한복판에서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창고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B마트의 점포수는 30여개 안팎으로 추정되었는데요. 올해 국정감사 당시,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에만 5곳, 올해에는 12곳을 추가 출점”했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보아 현재 4~50여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B마트 전용 물류센터는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했는데요. B마트 상품구입비를 포함한 2021년 우아한형제들 상품구입비용이 약 3161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아 판매물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상품가격에 반영되었고요. 우유, 계란 등 일부 식재료에 한해서는 기업형슈퍼마켓과 비교했을 때에도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습니다.

또한 올해 들어 B마트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들리는데요. 일명 지점별 아르바이트생 파견입니다. 한 지점에 인력이 부족하다싶으면 카카오T 블루를 불러 아르바이트생을 타 지점에 보내는 건데요. B마트에서 일한 한 아르바이트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확실히 택시비 아까워하는 건 안 보이는 것 같아요. 우리 지점에서 타 지점으로 파견 보내는 횟수가 일주일에 2, 3번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전에 과하게 인원을 충원하느니 적절한 수준에서 인력을 조절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우아한청년들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할 경우, 지점별로 아르바이트생을 파견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요마트는 GS리테일의 기업형슈퍼마켓(SSM) GS더프레시를 물류거점으로 사용합니다. 요마트 스스로의 상품을 파는 게 이미 있는 곳을 활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임대료가 들지 않습니다. 다만 GS리테일 측에서는 돈이 어느 정도 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GS더프레시에서 퀵커머스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 직원들을 교육하는 비용은 상당히 들었고요. 요기요 측에도 일종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합니다. GS리테일의 3분기 실적 발표 경우, 수퍼의 영업이익이 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억원 줄었는데요. 이 때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퀵커머스 매출 증가로 인한 소모품비와 수수료를 꼽았습니다.

현재 GS더프레시의 전국 매장을 바탕으로 요마트는 전국 단위 퀵커머스 서비스가 가능한데요. GS리테일의 2022년 3분기 IR자료를 보면 현재 GS더프레시 매장 369개 중 361개 매장에서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두 기업 모두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 확보에 힘쓰고 있습니다.

우선 최소 주문금액도 낮은 수준입니다. B마트와 요마트의 최소주문금액은 1만원인데요. B마트는 이에 더해 3만원 이상 주문시 배달비를 무료로 합니다. 하지만 요마트의 혜택이 적다는 것은 아닙니다. 두 곳 모두 계속해 쿠폰을 주며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는데요. 해당 프로모션 비용은 GS리테일이 제공하는 것인 만큼 사실상 우아한형제들과 GS리테일의 가격 경쟁인 셈입니다.

 

배달은 누가 해?

B마트 배송은 원칙적으로는 우아한청년들과 계약한 배달인력인 배민커넥터가 합니다. 그러나 배달인력이 없을 경우, 배달대행업체가 수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반면 요마트는 GS 더프레시의 자체 배송 차량, 요기요를 통한 배달대행업체 호출, GS리테일의 퀵커머스 도보배달 전용 서비스 우리동네딜리버리 우친 등 다양한 배달수단을 활용합니다. 이 때 사륜차를 종종 사용하기도 한다는 게 GS리테일 측의 설명인데요. 아무래도 요마트는 GS더프레시를 이용하다보니 쌀, 생수 등의 배달이 들어올 때가 있고 이와 같이 무거운 상품을 위해서 사륜차를 사용한다는 게 회사의 설명입니다. 우리동네딜리버리 우친 경우, 도보배달인데다가 배달 최대 중량이 7kg으로 정해져있어 그 이상의 상품을 배달하기는 어렵습니다. 쌀과 생수가 동시에 있을 경우, 이륜차도 마찬가지고요. 아, 그리고 요기요가 자체 고용한 배달인력 요기요 익스프레시는 요마트의 상품을 배달하지 않습니다.

 

남의 물건도 배달합니다

그렇다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내 식구의 상품만 배달할까요?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배달의민족은 지난해12월 배민스토어를 출시했습니다. 배민스토어는 뷰티, 패션,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한 서비스입니다.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기존 배달앱이 음식점과 소비자를 연결했던 것과 방식은 같습니다. 현재 아리따움, 꾸까, 올가, 정관장, 편의점 등 다양한 업체가 입점했고요. 배달 역시 배민커넥터, 배달대행사, 기존 업체가 이용하는 퀵서비스업체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우아콘2022에서 다수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듯 다양한 브랜드를 배경으로 내보였다.

또한 배민스토어를 살펴보면, 집 근처에 있는 브랜드 매장이 아니라 먼 곳의 매장이 뜨는 경우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동일한 브랜드라고 할지라도 입점 여부는 해당 지점 업주가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음식 배달과 비슷하지요?

요기요도 같은 방식으로 다른 집 상품을 배달합니다. 배민스토어와 다른 점은 별도의 서비스명 하에서 브랜드 매장을 입점한 구조가 아니라 뷰티, 반려동물용품, 편의점/마트, 리빙/라이프 등 음식점과 함께 상품군별로 소개합니다. 또한 요마트는 GS리테일에 협조하는 방식이라면 해당 카테고리는 온전히 요기요와 브랜드의 협업입니다.

하단 뷰티, 반려동물용품, 리빙/라이프 등은 요기요에 직접 입점한 브랜드다.

현재 입점한 브랜드는 스킨푸드, 스노우폭스플라워, 골프존마켓 등 다양한 기업이 입점해 있네요. 요기요 관계자에 따르면 각 브랜드의 수수료 수준은 다릅니다.

 

국감에 간 배달의민족, 상관 없는 요기요

최근 국정감사에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퀵커머스 서비스에 대해 국회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습니다.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게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왜 요기요는 똑같은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하고도 국정감사에 불려가지 않았을까요?

김범준 배민 대표 “현재는 포장 수수료 부과 계획 없어”

실제로 올해 5월 산업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5개 지역 B마트 출점 이후 골목상권 내 편의점 매출은 8.4%, 기업형슈퍼마켓은 9.2%, 커피전문점은 10.6% 하락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요마트는 기업형슈퍼마켓(SSM)인 GS더프레시를 기반으로 합니다. GS더프레시 경우, 올해 3분기 기준 직영점이 156곳, 가맹점이 213곳이죠. 편의점과 함께 다양한 가맹점주들의 일터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B마트는 모두 직영점이죠. 배달의민족이 점포 전체를 운영합니다. 전부 배달의민족의 매출로 잡히게 돼죠. 소매업이 아닌 통신판매업으로 등록돼 지역상권에 대한 영향도 정확하게 파악이 어렵고요.

하지만 B마트는 지난해 말부터 배민스토어라는 나름의 상생 전략을 내놨습니다. 다만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김범준 대표는 우아콘 2022에서 배민스토어에 입점한 매장들에 대해 “소비자와 가까이 있다는 강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우아한형제들은 리얼타임 퀵커머스(실시간 배송)을 자신들의 전략으로 내세웠는데요. 어쩌면 B마트와 요마트 중 누가 우세할지는 각 회사의 간절함에 달린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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