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버스] 누끼가 어려우신가요? 5초면 쉽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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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의 고민해결사 이진호입니다.

오늘 가져온 상품은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입니다. 어도비라는 이름만 들어도 설레입니다. 약간 전문가 느낌도 나고요. 이번에 나온 신기능이 또 물건입니다. 일단 지갑이 어딨나 찾을 정도는 돼요. 전문가 코스프레가 바로 됩니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렸던 어도비 맥스는 볼거리가 참 많았습니다. 큰 얘기는 조금 이따 하고 기능 업데이트부터 볼게요. 우선 포토샵이 똑똑해졌습니다. 선택기능이 개선돼서 누끼가 편해졌어요. 원래는 올가미툴로 다 따라가고 우당탕탕해야 하는데 훨씬 편해졌습니다. 거의 자동입니다.

한번 볼게요. 한 방에 여러 오브젝트를 인식하고, 머리카락까지 따줍니다. 원래는 또 목걸이나 작은 거는 잘 인식이 안 됐는데 이제는 더 세밀해졌어요. 머리띠나 선글라스 같은 작은 물건도 배경이랑 분리해서 인식합니다.

또 있습니다. 제주도나 해외여행 가서 인생샷 하나 건졌다 싶으면 꼭 뒤에 이름 모를 사람이 끼어 있죠. 아님 친구가 혀 내밀고 있거나요. 저는 이런 거 못 견딥니다. 오롯이 제 얼굴로 승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이때 이게 유용합니다. ‘원클릭 삭제 및 채우기 기능’이라고 하는데 그냥 잡스럼 날리기 기능이라고 보면 됩니다. 근데 간편함을 곁들인…

누끼를 바로 따서 보기 싫은 걸 날리고 배경으로 채워줘요. 원래는 누끼선 따고 지우고 내용인식하고 뭐 이랬는데 한방에 되는 거에요. 편하죠. 약간 보기 싫은 거 치우는 쾌감도 있어요. 이제는 굳이 사람 지나갈 때까지 안 기다리고 편하게 찍어도 됩니다. 이걸로 해결하면 되니까요. 남자친구나 여자친구 한 번 보여주면 눈 뒤집힙니다. 쓱 따닥 따닥 하면서 웃어주면 됩니다. 단축키는 ‘Shift-Delete’ 입니다.

라이트룸은 ‘인물 선택’하고 ‘마스킹 선택’ 이게 포인트인데 여러 사람이 있는 사진이라도 각각의 인식하고, 피부나 눈썹, 눈동자, 치아 같은데 마스크를 만들 수 있는거에요.

사실 어도비는 너무 상징적인 기업이라 고인물 이미지가 있었어요. PDF는 당연히 애크로뱃으로 열고, 뽀샵은 그냥 관용어로 쓰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팔리는 기업이었어요. 문제는 어느 정도 팔리면 퀀텀점프가 있어야 하는데 어도비는 그렇지 못했어요. 나쁘진 않은데 대체재가 없으니 쓴다. 비싸다 아니면 좀 정체됐다 이런 이미지가 있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좀 열린 마음을 장착한 것 같은 게 이번 맥스에서 특히 강조한 키워드가 바로 ‘협업’입니다.

예전에 200억달러를 들이 부어서 피그마를 인수하기로 한 것도 결국은 협업을 포커싱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죠. 피그마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협업’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툴인건 다 아시죠. 인터넷만 되면 작업물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어요. 이미지에 직접 피드백을 남기는 기능은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소리까지 들었죠. 디자인툴 바닥에 협업 개념이 자리잡은 것도 피그마 영향이 컸어요. 어도비가 피그마 합병 소식을 전한 보도자료 부제도 ‘어도비와 피그마 합병으로 협업적 창의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였어요.

맥스에서도 이런 피그마의 매력을 십분 가져온 기능을 선보였는데요. 피그마를 키운 협업 DNA를 그대로 따르겠다는 겁니다. 그 메시지가 담긴 대표적인 업데이트가 있습니다.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에 ‘검토를 위한 공유(Share for review)’ 기능을 넣었네요. 실시간으로 코멘트를 달아서 빠른 의사소통을 돕는 기능이죠. 여러분도 많이 경험하셨을 텐데 어떤 작업을 했다가 이걸 또 다시 관계자한테 보내서 코멘트를 받고 또 그 멘트 따라 손질하고 이런 수고가 늘 있었죠. 이제는 작업물 링크를 만들어 보내면 실시간으로 코멘트를 달 수 있고 이걸 동시에 보면서 작업할 수 있습니다. 협업 효율이 높아지는 거죠.

또 ‘레드 디지털 시네마’의 V-랩터 및 V-랩터 XL 카메라 시스템이랑 후지필름의 ‘X-H2S’ 미러리스 디지털 카메라에 들어간 ‘카메라 투 클라우드’의 통합도 선보였습니다. 좀 어렵나요? 제작팀이 만든 영상을 클라우드로 자동으로 보내면 포스트 프로덕션 팀은 바로 다운받아서 편집하는 기능인데 음…계속 말하다 보니 협업이 될지 잔소리가 될지 진짜 고민되기 시작합니다.

메타버스도 손을 댔는데요. 아무튼 어도비의 변화 자체는 확실해 보입니다. 사실 피그마 인수는 내년에야 마무리되고 몇몇 업데이트는 베타였어요. 결국 한 1~2년은 더 봐야 향후 10년의 어도비를 알 수 있을 텐데 그래도 팔리긴 팔릴 겁니다. “크리에이티브의 다음 시대는 우리가 그간 경험한 것보다 더 강력한 수준의 협업, 더 높은 생산성, 그리고 더 몰입도 높은 콘텐츠로 정의될 것”. 어도비의 말입니다. 실제로 어떻게 실현될 지는 지켜봐야겠죠.  

감사합니다.

촬영·편집.<임현묵, 최미경 PD> hyunm8912@byline.network
대본. <이진호 기자> 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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