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한 FTX, 그 이유부터 앞으로 전망까지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경쟁사인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 인수를 착수한다고 밝혔다가 취소했다.

9일(현지시각) 바이낸스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기업 실사, FTX의 고객 자금에 대한 부실한 관리, 미국 관계기관 조사 의혹으로 인해 FTX 인수를 추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FTX 고객들에게 유동성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었지만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능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양측이 투자의행서에 합의한 뒤 불과 하루 만의 일이다.

최근 1주일 사이 FTT 시세 추이 (출처: 코인마켓캡)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0일 오전 9시 53분 기준 1612달러로 전날 대비 12.59% 감소했다. 이더리움은 전날 대비 14.37% 하락한 1131달러를 기록했다. FTX가 발행한 FTX 토큰(FTT) 값은 2.64달러로 전날 대비 55.62% 급락했다.

앞서 두 거래소는 최근 FTX의 재무건정성과 관련해 갈등을 겪은 바 있는데, 뱅크런(투자자들이 대규모로 자금을 인출하는 상황)에 직면한 FTX가 바이낸스에게 지원을 요청하면서 막을 내렸다.

8일(현지시각)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FTX가 바이낸스에 도움을 청했고, 우리는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구속력 없는 투자의향서(LOI)에 서명했다”며 “이는 FTX를 완전히 인수해 유동성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인수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샘 뱅크먼 FTX CEO 또한 “바이낸스와의 전략적 거래에 대해 합의했다”고 인정했다.

사태의 전말

해당 사태는 창펑 자오 CEO가 21억달러 상당의 FTT 토큰 보유분을 모두 매각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이뤄졌다. 지난 2일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가 “FTX의 투자펀드 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자산 대부분이 FTT로 이뤄졌다”며 회사 부채가 상당해 FTT 가격 하락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창펑 자오 CEO 또한 이를 문제로 삼은 것이다.

그는 “바이낸스는 FTX 초기 투자 지분으로 21억달러 상당의 바이낸스 USD(BUSD)와 FTT를 받았는데, 최근 이를 모두 청산하기로 결정했다”며 “우리는 경쟁자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이 물량을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샘 뱅크먼은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떠돌고 있다”며 “우리는 회계 감사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미 수십억 달러의 입출금도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그의 말과 달랐다. 창펑 자오 CEO의 발언은 FTX 위기설을 대두시켰고, 이에 따라 대규모 코인 인출 사태가 발생하면서 FTX는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지난 8일 하루동안 FTX에서 출금된 스테이블코인만 4억5100만달러(약 6283억원)에 이른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 비트코이니스트는 “FTX 거래량 폭락은 암호 시장에 재앙이나 다름없다”며 “시장 가치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지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인원, 코빗 등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또한 FTT 거래를 유의하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FTX 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엔 무슨 일이?

사태의 시초는 알라메다 리서치의 의심스러운 대차대조표에서 비롯됐다. 지난 2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알라메다 리서치의 자산 146억달러 중 36억6000만달러가 FTX의 거래소 토큰인 FTT였다. 알라메다 리서치가 보유하고 있는 단일 자산 중에 가장 높은 규모다. 또 21억6000만달러 FTT 담보자산과 2억9200만달러에 달하는 락업이 해제되지 않은 물량이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이는 알라메다의 보유량이 FTT 발행량의 80%에 달한다. 즉 약 60억달러에 달하는 FTT 토큰이 알라메다의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80억달러 부채 중 74억달러가 대출금 형태인 것 또한 확인됐다. 코인데스크는 “이 상황은 FTX와 알라메다의 관계가 비정상적으로 가깝다는 걸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한 상황 속 시장에서는 FTX의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고, 창펑 자오 CEO가 FTT를 대량 매도하자 솔라나를 비롯한 관련 프로젝트들의 가격이 급감하는 등 코인 시장이 붕괴되기 시작한 것이다. 솔라나는 FTX와 알라메다 리서치가 대량 보유하고 있는 코인으로 알려져있다.

시장에서는 FTX가 FTT를 발행하면 이를 알라메다가 매입해 가격을 올리고, 장부상 이익을 내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CNBC 등의 외신은 “지난 7월에 파산한 셀시우스의 데자뷰를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셀시우스는 투자자의 돈으로 수익금을 지불하는 폰지 사기 형태로 몸집을 부풀려 논란을 낳은 바 있다. 테라∙루나 사태 또한 검찰로부터 폰지 사기 혐의를 검토받고 있다.

사태가 일으킬 파장은?

업계에선 FTX의 몰락이 시장 전반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한다. 테라∙루나 사태에서 루나 코인이 무너졌을 때 연속적으로 디파이, 레버리지 투자 등도 연쇄적으로 무너졌다는 점에서 FTT 또한 연쇄 청산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 또한 제기된다. 알라메다가 해당 FTT를 담보로 여러 곳에서 대출과 투자를 받았기에 FTT가 하락하면 관련 프로젝트들도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테크크런치 등의 외신은 “수십 개의 회사들이 해당 사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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