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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알못’ 방시혁, 게임사업 본격화 선언…왜?

방시혁 하이브 의장, 엔터테인먼트 융합 관점서 오랜 고민
“음악만으로 주요한 엔터 플랫폼 기업이 될 수 있는가”
넥슨 출신 박지원 대표 영입, 게임사업 시작 계기
2013년 BTS팀 출범 당시처럼 최선 다하겠다 의지 보여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19일 지스타2022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하이브)

‘방탄소년단’으로 유명한 하이브가 19일 지스타2022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게임사업 본격화를 선언했다. 이날 발표 전에 하이브의 게임사업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상태였다. 게임 등 인터랙티브 미디어 자회사 하이브IM를 갖췄고 플린트의 ‘별이되어라2’ 퍼블리싱 소식도 이미 알려진 터다. 이 때문에 하이브 게임사업 발표보다는 그 뒷배경을 밝힐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의 입에 시선이 모였다.

방시혁 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솔직담백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게임을 잘 모른다는 뜻의 이른바 ‘겜알못’이라는 것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엔터테인먼트 산업 융합과 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현질(유료구매)도 굉장히 많이 하면서 게임을 알아야 되지 않겠냐 했는데 세상에는 전혀 소질이 없는 분야도 있다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실 3매치(퍼즐 3개를 연결하는 방식) 정도 이상의 게임은 도저히 진행이 안 되더라고요. 너무 못하니까 게임 자체에 대해 제가 그런 부분들이 약점이라는 것을 양해를 좀 해주시고요. (중략) 플랫폼이 고객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는가 관점에서 굉장히 오래 봐왔던 같아요. 아티스트 IP(지식재산)와 게임을 붙여서 좀 더 큰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고민들도 많이 했었고요. 2019년 2020년 넘어오면서부터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는 게 결국 융합이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가 되어갈 것 같고 제 관점에선 게임을 전혀 하지 않으면서 음악만으로 주요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이 될 수 있는가,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 기업이라는 이름을 달고 갈 수 있는가 고민을 심각하게 했고,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해 제 안에서 꽤 강한 확신을 가지게 된 순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방 의장은 넥슨 출신의 박지원 현 하이브 대표 영입이 게임사업을 하게 된 배경은 아니라고 분명히 짚었으나, 그가 있었기에 게임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도 전했다.

“지원 (대표)님의 영향으로 게임을 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지원 님이 안 계셨으면 게임을 시작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그 정도로 게임이 쉬운 분야라고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제 힘으로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 적도 없기 때문에 (박 대표가) 계셔서 할 수 있었다라는 말은 명확히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방 의장은 게임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시장에 뛰어들 결심을 하게 됐는지 재차 질문이 나오자, BTS 시작 당시를 회고하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게임 쪽으로 오면 사실 저희는 이제 출발하는 회사잖아요. 성장 잠재력에 대해 제가 잘 대답할 자격이 있는지를 우선 되돌아봤을 때 쉽지 않은 질문이라는 솔직한 생각이 듭니다. 제가 BTS팀을 출범시키고 같이 출발했을 때, 결과적으로 쭉 리니어하게 보면 BTS가 어떻게 될 것이야를 다 예측했을 것 같지만, 사실 어떤 위대한 사람도 10년 뒤를 볼 수가 없기 때문에, 2013년 BTS가 데뷔했을 때는 사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 그 이상의 목표는 없었습니다. K팝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가 가장 집중하자라는 생각과 멤버들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집중하자, 그리고 저한테는 운도 있었고 그것들이 그 당시 시대 상황과 잘 맞아떨어졌다고 봅니다. 다행히도 제가 아티스트와 같이 만들었던 콘텐츠들이 글로벌 대중의 귀와 눈을 만족시켰는데, 이게 성공을 하면서 이 휠이 점점 더 크게 돌았고 눈덩이 효과가 발휘된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저도 분명히 어떤 기여를 한 것 같아요. 제가 감히 훌륭한 결과를 내는 한국 게임사업에서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좋은 말이니까 하는 게 아니라 굉장히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 보고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가 굉장히 많은 어려움들이 나타나는지에 대해선 잘 알고 있고요.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아직 없다고 생각하니까, 제가 정말 열심히 하고 저보다도 지원 님이 열심히 해주세요(웃음).”

방 의장은 블록체인과 대체불가토큰(NFT) 등과 접목에 대해선 코인(암호화폐)으로 불거진 시중의 부정적인 인식을 짚으면서도 “공부 중”이라고 현황을 전했다.

“블록체인이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직관적으로 떠올리는 게 코인하고 디파이 이런 종류의 것들이다보니 부정적인 인식을 바로 끌어내는 것 같아요. 저희가 굉장히 목마른 부분 그러니까 저희 팬 혹은 소비자분들한테 더 많은 것들을 돌려드릴 수 있는 경제체계를 구축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라는 관점에서 항상 바라보기 때문에, 본질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그 부분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는 부분은 명확합니다. 제가 알기로 게임사에서도 그 부분에 대한 고민들이 엄청나게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 공부는 지금 계속 해나가야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_김영모 플린트 대표_정우용 하이브IM 대표_박지원 하이브 CEO (사진=하이브)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하이브IM과 플린트의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 퍼블리싱 계약 체결과 함께 하이브의 플린트 지분 취득 계획도 밝혔다. 전략적 협업을 위해서다. 계약금과 지분 취득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은 1980~90년대를 풍미했던 벨트스크롤(거대 벨트 위를 상하좌우로 움직이면서 가로방향 플레이가 전개되는 방식) 아케이드 게임의 재미를 재해석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2D 액션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5만7000자에 달하는 대사 텍스트와 200컷 이상의 수준 높은 장면을 국내 정상급 성우들의 풀보이스로 제작했다. 전작 별이되어라는 누적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한 글로벌 흥행작이다.

별이되어라2 게임 스크린샷 (사진=플린트)

김영모 플린트 대표(별이되어라2 총괄 디렉터)는 “플린트는 유저분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그래픽과 스토리, 음악 등 게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 있어 최고의 완성도를 추구하는 곳”이라며 “더욱 높은 완성도와 완벽한 서비스를 추구하는 플린트에게 하이브IM은 최적의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는 “퍼블리싱 사업을 통해 게임 IP 라인업을 더욱 확장해 나가며 유저 경험의 스펙트럼을 확대할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정우용 하이브IM 대표는 “거대 엔터사의 시각과 경험을 가지고 콘텐츠에 풀어낼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점들이 하이브IM의 퍼블리싱 차별점이 될 점”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 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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