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쉬코리아가 구조조정을 시작했습니다. 투자시장 위축으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빠진 메쉬코리아는 강도 높은 사업 조정과 인력 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표적으로 ▲9월 27일-10월 5일까지 희망퇴직 실시 ▲새벽배송 종료 ▲식자재사업 철수 등이 있습니다.

메쉬코리아가 초강수를 내놓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투자유치가 계속해 지연되고 있습니다.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총 누적 투자금 1500억원 규모의 시리즈 E 투자를 마무리했습니다. 지난해 대규모 자금 수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돈 들어가는 곳이 많았나 봅니다. 적자를 내는 사업은 정리를 하고 영업이익 흑자 사업인 이륜차 사업은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메쉬코리아는 이륜차 사업을 통해 다시 도약할 수 있을까요? 메쉬코리아의 구원투수는 어디일까요?

 

메쉬코리아의 현재

메쉬코리아는 배달대행업체 ‘부릉(VROONG)’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입니다. 부릉은 이륜차를 활용해 상품을 실시간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배달앱에서 일반 배달로 주문하면 부릉과 같은 배달대행업체가 음식을 배달하죠. 길거리에 다니는 오토바이 덕분에 일반 시민들도 부릉을 친숙하게 여기기도 합니다.

메쉬코리아의 2021년 매출은 약 3089억원입니다. 실적 발표 당시 메쉬코리아 측은 실시간 이륜차 배송의 이윤을 바탕으로 새벽배송, 풀필먼트, 인력 확충 등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메쉬코리아는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여왔습니다. 메쉬코리아의 설명에 따르면 메쉬코리아는 지난 5년간 연평균 79%의 매출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메쉬코리아의 사업은 이륜차를 이용한 실시간배송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물류사업까지 뻗어갔습니다. 사륜차, 이륜차를 연계한 복합운송으로 주문 당일에 배송을 완료하는 부릉 전담/당일배송 서비스, 사륜차를 이용한 식자재 물류사업에 식자재 유통 신사업을 병행할 계획이었습니다. 물류거점도 빠르게 확대해갔습니다. 2020년부터 냉장물류센터를 운영했을 뿐 아니라 2022년 곤지암 풀필먼트센터를 추가 구축했습니다. 지난 9월 6일 의류 특화 물류센터를 열었고요. 올해 회사 측의 설명에 따르면 메쉬코리아는 풀필먼트센터,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포함해 전국 450여곳 물류거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올해 상반기까지 메쉬코리아는 빠른 사업 성장세를 자랑했습니다. 메쉬코리아의 설명에 따르면 올해 1월 새벽배송 사업은 일 평균 물동량 1만건을 기록했습니다. 풀콜드체인 시스템이 적용된 곤지암 풀필먼트 센터를 통해 신선식품 및 식자재 유통 협력업체를 크게 늘렸고요.

그러나 이 모든 사업이 모두 성공했다면 현재의 어려움에 봉착하지는 않았겠죠.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지만 그 뒤에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커진 영업손실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약 368억원입니다.

또한 메쉬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들어 사업전략을 손질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메쉬코리아는 하반기 전략을 ▲ 퀵커머스 ▲ 풀필먼트 ▲ 식자재 유통 ▲물류IT 컨설팅 4가지로 수정했습니다. 새벽배송 서비스는 경기 사업을 정리하고 서울을 중심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죠. 도심 물류거점(MFC)를 축소했고 블록체인 사업도 종료했습니다.


스타트업에게 있어 영업손실은 흔한 일입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메쉬코리아의 적자가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메쉬코리아 내외부 인사들은 진짜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했을까요?

 

메쉬코리아의 족쇄

업계 내외부 관계자들은 메쉬코리아의 쇠락 이유로 ‘투자 유치를 위한 물류 사업 확장’을 원인으로 꼽습니다. 지난해부터 메쉬코리아가 풀필먼트 사업 등 사륜차 기반 물류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정작 중요한 이륜차 사업에는 소홀했다는 설명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내부 관계자는 “이륜차 사업을 충분히 키우지 않고 사륜차 중심 신사업을 펼치는 것에 대해 내부 불안이 높았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정범 의장의 학력 위조 스캔들 이후 고위 인사가 계속해 바뀌면서 사업 방향성에 혼란이 심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메쉬코리아가 이륜차 사업을 통해 다시 성장을 꿈꿀 수 있을까요? 배달 시장의 정체와 심각해진 경쟁 상황, 낮아진 업계 점유율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선 배달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계속해 배달을 이용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기간만큼의 성장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소폭 성장할 것이라는 이야기죠. 실제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배달앱 3사 8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총 3218만 4000여명대로 전년 동월 대비 10%가량 감소했습니다. 다만 이 숫자는 배달앱 3사 이용자수를 각각 더한 수치이기에 중복된 인원이 얼마인지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모두 이전만큼의 성장세는 아니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메쉬코리아의 이륜차 사업 강화 전략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성장세는 감소했는데 업계 내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소 배달대행업체 수 증가 ▲업계 내 지점 사들이기, 프로모션 강화 등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부릉이 점유율을 넓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일각에서는 2021년 중순부터 메쉬코리아 자체 배달 건수가 정체된 상황도 이륜차 사업 강화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바로고·생각대로·메쉬코리아 배달대행업체 3사의 최근 월 평균 주문건수는 각각  1700-1800만건·1300-1500만건· 600만-800만건 수준입니다. 메쉬코리아가 현저하게 뒤쳐지죠. 과거 메쉬코리아에 근무한 한 관계자는 메쉬코리아 이륜차 사업의 주문건수는 “지난해 중하반기부터 정체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사륜차 등 신사업에 집중하느라 핵심 사업을 키우지 못했다는거죠.

메쉬코리아는 이번 인력 조정 발표 이전부터 IR자료를 통해 새벽배송 전면철수 ▲사륜차 기반 신사업 종료 ▲인력 조정 등 방안을 제시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턴어라운드 TF 발족 전후 “IR을 통해 신사업 종료, 인력 조정 등 방안을 제시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IR자료를 바탕으로 사업 방향을 확정해 이번 사업 및 인력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메쉬코리아의 이륜차 사업 강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쉬코리아가 이륜차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프로모션이 필요할 것”이라며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륜차 사업 유지도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구원투수가 나타날까

이 상황에서 메쉬코리아의 구원 투수가 나타날까요? 우선 메쉬코리아의 이번 사업 조정은 일부 투자자들이 IR 내 방안에 공감하면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요진건설, 이지스투자파트너스 등이 투자를 약속한 상황입니다.  다만 대규모 신규 투자에 선뜻 나설 기업도 많지 않아보입니다. 현재 투자 이야기가 오가는 큰손들의 결정이 메쉬코리아의 생사를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KT, 유진그룹 등 다수 기업이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나 적극적인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주요 기존 투자자들도 조심스럽습니다. 메쉬코리아의 최대 주주인 네이버와 GS리테일은 “명확히 정해진 바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네이버는 메쉬코리아 지분 18.48%, GS리테일은 지분 18.46%를 가졌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보다 낮은 가치에 인수할 수 있다면 메쉬코리아의 인수를 적극 고려할 기업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최근 투자 검토 당시 메쉬코리아의 기업가치는 약 5000억원 수준입니다.

만일 메쉬코리아가 빠르게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동료도 메쉬코리아를 기다려줄 기세는 아닙니다. 오아시스마켓은 메쉬코리아와의 합작사업인 브이마트에 대해 “오아시스마켓은 퀵커머스 사업(브이마트)에 대해 향후 진행할 주요 신사업이라고 생각하며 단독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메쉬코리아와 오아시스마켓은 2021년 7월 합작법인으로 퀵커머스 기업 ‘브이’를 설립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