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사에 질문하랬더니 구글과 딴판’ NC문화재단이 던진 화두

 

폴 김 스탠포드대학교 교육대학원 부학장이 20일 NC문화재단 콘퍼런스에서 기조 강연에 나섰다. (사진=엔씨소프트)

폴 김 스탠포드대 교육대학원 부학장, NC문화재단 콘퍼런스 강연
질문 어려워하는 한국 문화…구글은 자체 질문 시스템 운용
“끊임없이 질문 던지고 공공선 기반의 혁신해야”
윤송이 재단이사장 “미래세대 지원 아끼지 않겠다”

“S사와 워크숍을 한번 진행했다. 질문을 만드시라고 회사 중역들에게 그랬더니 질문이 없었다. ‘왜 질문이 안 올라올까요’ 물었더니 그분들께서 ‘아이디어도 엄청 많고 창의적인 질문도 할 수 있는데, 제 이름 좀 안 나오게 하면 안 될까요’ 하시더라. 질문과 이름이 나오면 뭔가 두려움이 있는 거 같다. 문화 차이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20일 NC(엔씨)문화재단이 대학로 프로젝토리 사옥에서 ‘미래세대’와 ‘창의성’을 주제로 10주년 기념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폴 김 스탠포드대학교 교육대학원 부학장은 직접 만든 ‘스마일(SMILE)’이라는 질문 플랫폼을 소개했다. 스마일은 마음껏 질문하고 서로 질문을 공유하면서 평가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그는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게 되고, 사고의 확장을 유도해서 이전에 감히 생각하지 못했던 그런 질문들을 과감하게 할 수 있는 그런 프로세스가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도리(DORY)’라는 질문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김 부학장은 “모든 직원들이 마음껏 질문하는 시스템으로 ‘검색 엔진이 앞으로 20년 후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치 엔진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런 질문들이 별표를 얻고 더 많이 모이면 CEO가 답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연 끝나고 질문 받겠습니다 하면 질문이 전혀 나오지 않아 제가 땀이 날 때가 많다”며 “질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그런 환경 문화를 만든다는 것은 엔지니어링이 필요하고 이러한 컬처는 엔지니어링(교육)을 통해서 심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학장은 스마일 플랫폼에 30개 언어를 적용해 한국에서도 시도한 바 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한국에서 잘 안됐다”며 “학교 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받은 학생일수록 창의적 질문을 못 했고 질문을 귀찮아하고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선생님이 ‘질문은 내가 해야지’라는 반응도 있고, 답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그것을 싫어한다”며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왜 하늘이 파랗지?’라고 물으면 ‘하늘이 파랗지, 그럼 까매?’라고 반응하지 말고 설명을 해줘야 한다”고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날 연설에서 김 부학장은 “공공선(Public Good)이 배제된 혁신과 지성은 어떻게 보면 사회에 도입될 시 위험할 수도 있다”며 “이유 있는 혁신을 추구하라”고도 당부했다.

김 부학장은 손이 불편한 아이들을 위해 개발한 저렴한 가격의 인공 관절과 개발도상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500원 수준의 현미경 개발 그리고 원판을 실로 감아서 노는 장난감으로 200원 수준의 혈청 분리기 개발 등을 공공선 기반 혁신의 예로 들었다.

그는 “수 만개의 값싼 원심 분리기를 전 세계에 보급할 수 있게 개발한 젊은 청년은 지금 스탠포드대학교 교수로 있다”며 “창의적 생각을 끊임없이 발휘하도록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혁신을 할 때 나만의 것이나 극단적 사상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공공의 선이 되기를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라고 화두를 던졌다.

윤송이 NC문화재단 이사장 (사진=엔씨소프트)

한편 윤송이 NC문화재단 이사장이 이날 오랜만에 대외 행사에 얼굴을 드러냈다. 콘퍼런스가 마련된 프로젝토리는 NC문화재단의 주요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다. 미래세대인 아이들이 자기 주도적 실행을 통해 일상적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아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

윤 이사장은 “앞으로도 미래세대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질적 도약을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치열한 고민을 지속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 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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