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계] 오라클 클라우드 월드 첫째날, 오라클의 다음 관심은 ‘헬스케어’

안녕하세요. 미국 라스베이거스 전합니다. 저는 지금 오라클의 연례 컨퍼런스 ‘오라클 클라우드 월드(OCW) 2022’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원래 ‘오라클 오픈월드(OOW)’라는 이름으로 진행돼온 대규모 행사인데, 올해부터는 OCW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클라우드 시장을 향한 오라클의 강력한 구애를 느낄 수 있는 개명이네요.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개최되는 것으로 이름 이외에도 달라진 게 몇 가지 보입니다. 원래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줄곧 개최됐었는데 올해부터 라스베이거스로 위치를 옮겼습니다. 오라클이 실리콘밸리와 점점 멀어지는 모습이네요. 오라클은 지난 2020년 본사도 실리콘밸리를 떠났습니다. 원래 캘리포니아 레드우드 시티에 본사가 있었는데, 텍사스 오스틴으로 주소지를 이전했습니다. 텍사스는 법인세가 없다고 합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도 하와이로 이사를 했죠. 3년 만에 열린 OCW는 예년보다 규모가 좀 줄었습니다. 예년에는 5~6만 명의 참관객이 모이는 초대형 컨퍼런스였는데, 올해는 1만3000명이 참석했습니다. 경제위기 시대의 긴축현상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행사의 문은 사프라 캣츠 CEO가 열었습니다. 그녀는 미국 경제계에서 유명한 여성인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하기도 했고, 장관 후보군에 언급되기도 합니다. 23년간 오라클에 재직했으며, 지난 2014년 오라클 CEO로 회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우리가 배운 것은 직원, 고객, 파트너와 디지털로 소통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대담해지는 것이 승리하는 방법이며, 소심하면 완패할 수 있습니다.”

캣츠 CEO는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고, 여러 고객과 파트너를 무대로 올려 그들의 입을 대신해서 하고자 하는 말을 전했습니다.

캣츠 CEO 무대의 첫번째 손님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였습니다. IT업계의 ‘스타 CEO’ 중 한 명이죠. 황 CEO가 오라클 행사의 무대에 오른 이유는 최근 오라클과 엔비디아가 중요한 파트너십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의 GPU,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 가속 컴퓨팅 스택 전반을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racle Cloud Infrastructure; OCI)에 탑재한다는 발표입니다.

“우리는 중요한 시기에 살고 있습니다. 컴퓨팅 처리 능력이 둔화되고 있고, 에너지 비용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가속화가 중요해집니다. 10년 안에 모든 워크로드가 가속화될 것은 분명합니다.”

황 CEO는 이어 AI 덕분에 의료 서비스가 어떻게 개선됐는지 소개합니다. 젠슨 황이 굳이 이 자리에서 의료 이야기를 꺼낸 건 오라클이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오라클은 최근 ‘서너’라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업체를 무려 283억 달러(40조원)에 인수했습니다.

젠슨 황의 배턴을 이어받은 이는 도이치방크의 고든 메킨지 CTO입니다. 그는 팬데믹 기간 동안 도이치방크가 직면한 도전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비대면거래가 늘어나면서 IT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서 이에 대처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하네요. 이는 국내 은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프라 캣츠 CEO는 매킨지 CTO에게 보수적인 특성을 가진 은행에게 혁신 과제는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오늘날 은행의 수많은 혁신은 데이터에서 나옵니다. 앞을 향해 혁신해나가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세번째 무대의 손님은 멕시코의 식품 기업 ‘그루포 빔보’의 라울 오브레곤 CIO입니다.

“우리는 성장, 브랜딩, 기회창출을 위해 데이터 잘 사용하는 데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

다음 게스트는 존슨 컨트롤스의 Diane Scharwz CEO입니다. 존슨 컨트롤스는 소방방재 및 빌딩 자동제어 기술업체입니다. Scharwz는 본인의 회사의 디지털 전환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원래 존슨 컨트롤스는 제조회사이지만, 이제는 디지털 관리 기업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이를 “인사이드 아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완전히 달라졌다는 의미입니다. 이후 장난감 회사 멜리사앤더그, 레드불 레이싱 등이 무대에 올라 사프라 캐츠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오라클 컨퍼런스에서 가장 중요한 세션은 래리 엘리슨 창업자의 기조연설입니다. 1944년생인 그는 80세가 가까운 나이에도 불구하고 직접 키노트 무대에 올라 그해 가장 중요한 발표를 합니다. 이번 오라클 클라우드 월드 20022에서도 첫날 오후 키노트의 주인공은 래리 엘리슨이었습니다.

올해 그의 발표 내용은 대부분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오라클이 앞으로 이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앞서 언급한 ‘서너’가 헬스케어 시장 공략을 위한 가장 중요한 무기입니다. 서너는 오라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였습니다.

엘리슨 CTO는 “의료 비용을 더 저렴하게 만들 방법을 찾지 못하면 서구 문명을 파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신용을 위한 훌륭한 시스템은 구축했지만, 건강을 위한 시스템은 구축하지 못했다”면서 “건강을 위한 시스템보다 쇼핑 시스템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는 올바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의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새로운 대유행을 막기 위해 질병을 분석하거나 예측하고, 환자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렇게 래리 엘리슨의 새로운 목표 제시와 함께 오라클 클라우드 월드 2022 첫날이 마무리 됐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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