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장애 사태 여파…정부 사이버안보 위기감 고조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사이버안보TF 구성”, 과기정통부 “사이버공격 주의 당부”

정부가 사상 초유의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를 사이버안보 차원의 문제로 보고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17일 오후 브리핑을 열고, “카카오 장애 사태를 계기로 사이버안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됐으며, 김성한 안보실장 주재로 사이버안보 상황점검 회의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사이버안보 상황 점검회의에는 과기정통부, 국방부, 국정원, 대검찰청, 경찰청,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이 기자 대상 브리핑을 하고 있다. KTV국민방송 브리핑 영상 캡처

이번 조치는 4200만명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 장애가 사이버안보 위협으로도 직결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전원 공급 재개 후 지난 16일 새벽 1시30분부터 순차 복구작업을 벌여 관련 주요 서비스는 복구됐다. 17일 아침 95% 수준 복구가 진행된 이후 오후 현재까지도 완전히 복구되지 않고 있다.

앞서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카카오 서비스 장애 발생을 악용한 해킹메일과 스미싱 문자유포 등 사이버공격에 대한 사용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과기정통부와 KISA는 카카오에서 배포하는 카카오톡 설치파일(KakaoTalkUpdate.zip 등)로 위장해 악성프로그램 설치를 유도하는 해킹메일을 확인해 해당 유포 사이트를 긴급 차단했다. 또한 장애 관련 문자메시지(SMS)로 피싱사이트에 로그인을 유도해 사용자 계정정보(ID/PW 등)를 탈취하는 사이버공격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 서비스 사용자는 기본적으로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 보안을 강화하고 해킹메일을 열람하거나, 스미싱 문자를 클릭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악성코드 감염 등 피해가 발생했다면 한국인터넷진흥원 보호나라 홈페이지(www.boho.or.kr)로 즉시 신고하고, ‘내PC돌보미’ 서비스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지원 받을 수 있다.

과기정통부와 KISA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카카오를 사칭한 해킹메일, 스미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악성프로그램 유포사이트를 신속하게 탐지하여 차단 중이며, 집중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유사시 사고 대응을 위한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15일 오후 3시19분경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전기실 화재로 인한 전원 차단으로 카카오, 네이버 등 서비스가 중단된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실장 홍진배 네트워크정책실장)을 구성했다.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은 행안부·소방당국과 SK C&C, 카카오, 네이버 등 장애 발생 사업자와 함께 밤샘 복구에 매진했다.

이어 16일에는 윤석열 대통령 지시에 따라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을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주재 방송통신재난대책본부로 격상했다. 이어 점검회의를 지속적으로 열어 서비스 장애 및 복구 현황을 점검하고, 신속한 복구를 독려·지원, 향후 개선 방향 논의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련 전문가와 함께 부가통신서비스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을 밝혔다.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성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체계 마련, 데이터센터 생존성을 제고하기 위한 강화된 보호조치 등 제도적·관리적·기술적 방안들을 검토할 예정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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