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28GHz·망사용료‘…정부는 ‘진땀’, 의원들은 ‘왁자지껄’

올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정감사가 막을 올린 가운데 첫날부터 에피소드가 쏟아져 나왔다. 정책 차원에서는 5G, 28GHz 주파수, 망사용료 등 통신 이슈가 눈길을 끈 가운데 지지부진한 정책 추진에 대한 지적과 함께 여야의 스탠스 다툼, 정부의 원론적인 답변 등 웃지 못할 상황이 나왔다.

지난 4일 세종에서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는 클라우드로 달구고 통신으로 매조지됐다. 특히 통신 현안 관련 다양한 이슈가 나왔지만 명확한 방향이 제시되지는 않았다. 뜻을 같이 했던 현안을 두고 여야 간 정쟁으로 흐르는 모습도 포착됐다.

 28GHz 십분 활용 언제?…장관은 “살펴보겠다”

먼저 눈에 띄는 건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다. 그는 5G와 관련해 “어르신들은 20배 빠른 28GHz를 사용하려고 5G 단말기를 구매하지만 이통사는 (28GHz을 지원하는) 5G 기지국을 구축하고 있지 않다”며 “실태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그런 부분도 잘 살펴보겠다”는 원론적인 말로 답변을 갈음했다.

사실 28GHz는 통신 업계에서 케케묵은 이슈다.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무기로 내세웠지만, 초고주파라 직진성이 강한 탓에 전파가 벽에 부딪히면 손실률이 높다. 고층 건물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빠르지만 멀리는 못가는’ 계륵인 셈이다.

주파수 재할당도 이슈가 됐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GHz가 B2C로는 부적절하다는 게 과거 (과기정통부) 답변이었다. 그럼 2023년에 재할당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고 질의했다.

이종호 장관은 “28GHz는 여전히 매력적인 자산이고 가치가 (있다)”면서도 “아직 기간도 남아있다”고 답했다.

28GHz 대역 이용기간은 2023년 11월말까지다. 이동통신사가 이를 연장하려면 전파법 시행령에 따라 이용기간 만료 6개월 전에는 재할당을 신청해야 한다. 변재일 의원의 질의는 재할당 신청 시기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의도였다.  빠른 논의에 나설 시점이지만 정부의 답변이 명확하지 않았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심을 이용한 5G 단말기의 LTE 활용에 대해 질의했다.

그는 “ 현재 5G 단말기는 유심을 바꿔 끼는 방식으로 (LTE) 사용이 가능하다”며 “왜 이리 편법으로 숨겨 놓느냐. 이걸(5G 단말기의 LTE 사용을) 양성화 시켜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급제를 제외한 5G 단말기는 LTE 서비스 가입을 할 수 없다. 조승래 의원의 말대로 현재 통신사향 5G 단말기로 LTE를 쓰려면 LTE 가입 유심을 끼워넣는 방법 뿐이다.

여기에 대해서도 이종호 장관은 “무슨 말씀인지 이해했다”고 짧은 답변만 내놨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사진 좌측)과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왜 물러서”  “여당은?”…‘망사용료’ 두고 정쟁

망사용료 문제를 두고 여야 간사 간 기싸움도 벌어졌다.

망사용료는 쉽게 말해 콘텐츠사업자(CP)가 콘텐츠를 송출하며 트래픽을 사용하는 만큼,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게 일정 비용을 지급하는 개념이다. 국내 CP사들은 이를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넷플릭스와 유튜브 같은 글로벌 CP사는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특히 영상 중심 콘텐츠가 많은 이들 글로벌 CP들은 망 트래픽에 많은 부담을 준다는 게 ISP들의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도 이에 대한 큰 이견은 없었다. 여야 모두 일명 ‘망무임승차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야당은 과기정통부가 국내 기업의 망사용료 지급 현황과 해외 사례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망이용료가 문제인 건 창작자와 국민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정보는 소수가 독점할 때 권력이고 다수가 가질 때 권리 아니겠느냐. 민간 기업의 갈등을 입법으로 해결하는 것은 문제”라며 정책 재검토 요청을 에둘러 표현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여당과 마찬가지로 망사용료 관련 법안을 낸 상태지만,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트위터를 통해 “잘 챙겨보겠습니다. 망사용료법 문제점이 있어보입니다”라고 언급한 뒤 기류가 바뀐 모습이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맞불을 놨다. 그는 “야당끼리 청문회(공청회)를 해서 망사용료를 받아낸다고 하다가 구글, 넷플릭스, 크리에이터 등이 크리에이터로 합동 공격하니 한 발 물러선 것 같다”고 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에 “여야 할 것 아니라 여당 입장을 물어야 할 것 아니냐“고 응수해 양당 간 스탠스 싸움으로 번졌다.

최근 아마존이 운영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트위치’는 1080p 화질의 동영상을 한국에서만 720p로 낮춰 제한하기로 했다. 간접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모양새라 망사용료를 향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종호 장관의 원론적인 답변이 이어지자 의원들 사이에서는 쓴웃음 소리도 들렸다.

과방위 위원장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종호 장관에게 “아무리 반도체 전문가라도 장관이 된 이상 (과기정통부 소관업무를) 파악해야 한다 ”며 “말씀하시는 부분은 (충실한 답변을) 잘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클라우드 시스템의 중요도 기준을 ‘상·중·하’ 등급별로 나누는  클라우드보안인증(CSAP) 등급제를 두고 갑론을박도 오갔다. 외국계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야당 의원들에 공세에 과기정통부는 국내 업계도 손해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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